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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당신의 ‘51표’가 만든, 권수현의 1년 [인터뷰 전문(全文)]

 “40.4%”, 역대 총학생회장 가운데서 가장 아슬아슬한 투표율과, 유효표 98%라는 압도적 찬성표로 당선된 권수현 총학생회장의 임기가 내달 31일이면 끝난다. 인하대학신문은 ‘당신의 빛나는 4년을 위해’ 한 해를 보낸 권수현 회장을 만나 지난날을 돌아봤다.

Q. 지난 3년동안 대부분의 기간을 총학생회 후보자, 혹은 임원으로 지내셨는데요. 처음 총학생회에 들어간 계기가 뭐였나요?

A. 신입생때는 ‘학생회’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총학생회장 이름도 몰랐고, 같은 과 사람인지도 당연히 몰랐고, 에브리타임도 안했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교육부 사태’가 터졌고, 제가 기억하기로는 화요일이었는데, 그 날 이후로 학생자치에 발을 딛게 됐어요. 이전부터 교육정책에는 관심이 있었다보니, (대학역량기본진단)에 대해 하나하나 조사하기 시작했어요. 하다보니 총학생회에도 발은 디딘 거고요.

Q. 그때부터 인하대에 애착이 있으셨나봐요.

A. 애착… 애착으로 시작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내가 다니고 있던 학교가 어이없는 일에 휘말리니까, 길 지나가다가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던거죠. 학교본부를 비판하든 옹호하든 공통적으로 가지는 감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암만 그래도 우리 학교가 그 정도는 아니야”하는 인식선이 있었을 거예요. 대부분 학생분들 마찬가지시겠지만, 저도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을 뿐이에요.

Q. 총학생회에 들어오시고, 총학생회장 임기가 끝난 후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하면서 혼자 남으셨잖아요. 처음 본지랑 인터뷰 하셨을 때 “솔직한 심정으로는 집에 가서 쉬고 싶다”고 하셨는데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셨나요?

A. 그때 처음 그 자리(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수석국장 직무대행)에 앉았을 때는 뭔가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어요. 돈 한 푼 못쓰고, 공문 한 장 못쓰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굉장히 한정적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학교의 문제점이나 학생회의 문제점이나, 회칙의 문제점 같은 게 하나씩 눈에 보이기 시작한거죠. 하고 싶은 건 생기는데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차라리 이럴 거면 집에가서 쉬고 싶다는 심정이었던거죠.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 때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역할은 주어져 있다” 생각하는 거죠. 

Q. 총학생회장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같은 게 있으셨나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초청 특강 때 있었어요. 그때 두 가지 정도 비하인드가 있었어요. 첫 번째로는 ‘어떻게 성사됐냐’에 관한 건데요, 원희룡 장관실에서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전·월세 계약지원 사업’을 보고 연락을 주신 거죠. 사실 ‘전·월세 계약지원 사업’이 처음부터 전세사기를 염두에 두고 쓴 공약은 아니었어요. 학생들이 법적으로 더욱 안전한 주거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관점에서 시작한 공약이었거든요. 단순히 전세뿐만 아니라 월세 계약을 맺는 학생들도 조금 더 안전한 환경에서 계약을 맺으시라는 차원에서 마련된 공약인데, 마음 아프게도 전세사기 이슈와 맞물리게 된 거죠. 그리고 나서 3월쯤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인천일보 기자한테 전화가 왔어요. 그분이 “요즘에 후문에 전세사기 같은 게 많지 않냐, 학생 피해는 어느 정도냐”고 물으셨는데, 이야기 하다보니 “총학생회 이런 공약을 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어요. 기자 분이 “관련 자료 보내줄 수 있냐”고 물으셔서, 사업 계획서를 보내드렸어요. 그러고 그 날 바로 인천일보에 단독 기사로 떴던 걸로 기억해요. 그러니까 여기저기서 연락이 많이 오는거죠. ‘국민일보’나 ‘YTN’ 이런 데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이제 장관실에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고 학교로 연락이 왔대요. 장관실에서 “청년 주거 정책을 발표하고 싶은데 인하대 총학생회장이 배석을 해달라”고 한 거죠. 처음엔 거절하려 했어요. ‘내가 굳이 거기에 들어가야 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내용을 받아보니까 학생들한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많길래 “그러면 이거를 강연식으로 푸시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드렸고 장관실이 수용하면서 강연이 성사된 거죠.

또 하나는 강연 당일날에 있었는데, 장관이 강연을 하던 중에 한 학생이 “전세사기를 당했다”면서 호소를 하셨어요. 그 자리에 피해자가 계실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어요. 장관은 강연을 계속 했고 저랑 총학생회 임원들, 학교 담당자, 국토부 담당자가, 피해 학생분을 별실로 모셔서 상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어요. 학생 사정을 듣고 대처를 해야하니까요. 그러고 나서 저는 어쨌거나 주최를 해야하는 입장이니까 담당 임원들을 배치하고 다시 강연장에 돌아와서 원격으로 (담당 임원들과) 소통을 했어요. 그런데 사실 강연 내용에 집중이 안 되죠. 전세사기면 3천만 원 이상일텐데, 사회 초년생 입장에서는 정말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일 거고. 앞에서 장관이 강연을 하는데 하나도 안되고, 저거를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만 들었어요. 강연이 끝나고 나서 장관이 가려고 하는데 제가 장관한테 “피해 학생이 있는데 한 번 만나고 가자”고 얘기를 하니까 흔쾌히 “알겠다”하더라고요. 피해 학생 얘기를 듣다가 장관은 국토부 직원들한테 “이 건 정리해서 보고하라”고 하고 중간에 나가고, 국장, 과장들하고 앉아서 학생들 상담했어요. 국토부에서 전세사기 담당하는 센터에서 “이 학생이 최우선적으로 상담받을 수 있게 해달라”한 다음에 피해 학생은 가시고 저는 국장, 과장하고 남아서 얘기를 했어요. 제가 과장님께 말씀드렸던 게 “나랑 과장님이 똑같이 미추홀구 살고, 똑같이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다고 해도 과장님은 모아놓은 돈이 있을텐데, 나는 당장 휴학부터 해야 한다” 돈도 없고, 법적 경험이 없는 건 당연하고, 무엇보다 주거 안정성이 매우 떨어진다는거예요. 자취를 하는 학생은 본가에서 통학을 할 수가 없으니까. 그러니까 대학생이 전세사기를 당하면 더 조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얘기한 거죠.

그 얘기를 하고 나서 바로 총장님한테 전화를 했어요. “전세사기 피해 관련해서 저한테 주도권을 넘겨 주시라”고 하고 이어서 말씀을 드린거죠. 첫 번째로 전수조사를 해서, 피해 학생들 기숙사에 들어가게 하자. 학교 측에서 전수조사는 가능하지만, 기숙사 입사는 어려울 것 같다고 얘기하셨는데 다행히 저희가 파악한 피해 학생 중에 당장 묵을 곳이 없던 분은 안 계셨어요. 그리고 두 번째로 법적 대응이 필요하면 로스쿨 지원해주시라. 알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피해 학생분들이 심적으로 불안정한 분들이 많으니 학생 한 명, 한 명 개별적으로 심리지원을 해주시라. 그래서 소위 말하는 ‘고위험군’ 학생은 다 밀착해서 심리 지원을 했어요. 물론 저희가 파악하지 못한 학생들도 있긴 하겠죠. 저희가 최대한 많은 범위를 파악하려고 전수조사도 해보고, 많은 노력들을 했지만, 그럼에도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겠죠. 근데 어쨌거나 저희가 연락이 닿은 분들 중에 고위험군으로 보이는 분들은 학교에서 다 케어를 한 거죠. 이 과정에서 기억에 남았다는 건 총장님한테 “여기 부서 통해서 지원 좀 해주세요” 하면 바로 담당 직원이 투입되고, 학교 어느 부서든 간에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하면 총장님이 다 지원하라고 하셨거든요. 중앙부처에다가도 여러 요구 사항을 얘기할 수 있었고. 그런 일들이 기억에 남네요.

Q. 제42대 총학생회가 이룬 성취를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가장 큰 건 ‘총학생회 활동의 외연 확장’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학교본부든, 교수회든, 총동창회든 무슨 일이 터지면 일단 총학생회부터 찾아오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정책 결정이 내려질 때 있어서 총학생회는 더 이상 상수(常數)가 아니라는거예요. 정책 결정에 있어 총학생회는 변수(變數)가 된 거고, 그것도 매우 핵심적인 변수인 거죠. 누구도 총학생회라는 변수를 무시하고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고 생각하고요. 여기에 더 나아가서 총학생회가 역으로 의제를 선제시하는 상황까지 발전을 했어요. 예전에는 이런 이런 현안이 생겼을때 총학생회가 타협점을 찾아서, 일종의 수수료를 얻어내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총학생회가 새로운 현안을 던지고 여기에 교수회라든가 학교본부를 끌어드리는 수준까지 왔다는 거죠. 조만간 발표할 것들도 대부분 그런 것들[총학생회가 던진 의제]이고요.

Q. 구체적인 사례를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 12월 중으로 ‘졸업준비금’ 관련해서 합의안이 체결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학생회, 동창회, 학교까지 3자가 얽혀 있는 문제인데 이제까지는 개교 이래 단 한번도 건드려보지 못했던 문제였거든요. 그런데 이제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아서 해결이 된 상태고, 올해 안에는 확실히 합의안이 나올 예정이에요. 그 과정에서 학생의 이익이 침해되는 경우는 결코 없었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관련 기사: *인하대학신문 1302호 “졸업준비금에 총동창회비가 있다고?” http://www.inh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27]

Q. 여름방학 중 진행된 청문회에서 “70주년을 앞두고 각 구성원들의 입장이 정리되는 추세이기 떄문에 조만간 대외전략을 발표하겠다”고 하셨는데 현재까지 발표가 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총학생회의 상시적인 외교’라는 개념은 제 임기 때 들어오면서 처음으로 정상적으로 구현이 됐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총학생회가 교수회나 총동창회와 대등한 주체라는 인식을 잡고, 외부에서 어떤 현안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예측해서 상시적으로 소통을 하는, 혹은 과거부터 해결해오지 않던 문제들을 끄집어내서 풀어내는 외교를 저희는 해왔던 거죠. 이런 작업들을 어떤 식으로 해 나가갈지 밝히겠다는 게 대외전략 발표 공약이었고요.

제가 후보자일 때 보던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좁았고, 그게 외교 관계의 전부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당선이 되고 직접 발로 뛰면 뛸수록 학생자치가 볼 수 있었던 세계의 개념이 계속 넓어진 거죠. 그러다보니 전략이라는 게 계속 수정이 됐던 거고, 여름방학쯤 됐을때는 이제 70주년을 앞두고 각 주체들의 입장이 정리된 만큼 곧 있으면 발표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죠. 그래서 청문회때 곧 발표하겠다고 말씀을 드린 거고요.

그런데 웬걸 송도캠퍼스 문제가 터져버렸어요. 외부로부터 예측하지 못한 충격이 와버렸고 동창회, 학생회, 교수회, 본부가 입장이 다 달랐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다 고려해서 대외전략을 수정하다보니까 발표가 계속해서 늦어진거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제가 공약을 짤 때 예측을 잘못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권수현의 대외전략은 이런 기조를 가지고 이렇게 할 것이다”라기 보다는 “이런 기조를 가지고 이렇게 이렇게 했다”고 발표가 될 텐데 그쪽이 더 유의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쨌거나 대외전략은 계속 바뀌었지만 외교를 함에 있어 항상 견지해왔던 기조라는 건 분명히 있었어요. 그때 청문회때도 한 번 말씀드렸던 사안인데, 첫 번째는 학생의 분명한 실익 추구, 두 번째로 학생회의 거버넌스 능력 강화, 세 번째로 학교 발전 계획의 고도화. 이 세 기조를 바탕에 두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전략을 수정해왔다고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Q. 송도캠퍼스 계획이 무사히 재개되는데 제42대 총학생회가 어떤 역할을 하셨다고 생각하시나요? 또 이후의 총학생회는 인하대학교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진행하는데 어떤 역햘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학생사회 내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제42대 총학생회가 처음으로 송도캠퍼스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했다고 생각해요. 과거에는 우리가 송도캠퍼스로 옮기냐, 마냐 차원에서 논의가 됐다면 저희는 이 문제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했다고 봐요. 예전에 총학생회가 송도캠퍼스에 관해 내는 입장은 “와 캠퍼스 짓는구나! 잘됐으면 좋겠어요”이거나 “송도캠퍼스 짓지마. 반대!” 정도 밖에 없었어요. 왜 반대하는지 설명도 못했어요. 그냥 ‘재정문제’ 정도로만 표현했는데, 제가 볼때는 송도캠퍼스를 안 간다고 재정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아요. 어쨌거나 저희는 송도캠퍼스에 대해 분명히 인식을 했고, 이건 후대에 분명히 전달을 할 거예요.

두 번째로는 송도캠퍼스 조성과 기획, 설계에 있어서 총학생회가 참여할 수 있게 됐어요. 우리가 주도하는 사업은 아니에요. 말하자면 총학생회는 감리(*건설공사가 적정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거나 지도하는 역할)와 조력자를 왔다 갔다 하는 역할이겠죠. 여기서 학생회의 지분, 학생의 지분이라는 거는 분명히 주장을 해야죠.

이번에 총학생회는 송도캠 조성에서 분명히 ‘키(key)’를 잡았고, 어렵게 키를 잡은 만큼 앞으로도 놓지 않고 계속 가야해요. 그러려면 두 가지가 필요해요. 압력에 굴하지 않는 용기와 전문성이죠. 사실 많이 어려운 주제이지만 공부하면 흐름은 잡혀요. 며칠 컴퓨터 앞에 앉아서 공부하고, 정보공개청구해가면서 알아가면 흐름은 잡을 수 있어요. 앞으로 총학생회는 현안에 관해서 깊이 있게 파악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학생의 이익을 주장해 나가야죠.

Q. 많은 학생들이 입시 관련 현안에 총학생회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달라는 의견을 냈는데, 현재까지는 ‘논의중이다’라는 입장만을 되풀이하셨습니다. 그동안 입시 전략과 관련해 입학처 측과 어떤 논의를 해나갔는지, 또 논의 과정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입시 제도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학기 초부터 학교 본부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진행해 왔고 현재까지도 대화를 지속하고 있어요. 다만, 입시 제도 개선안에 대한 불명확한 정보는 인하대 구성원뿐만이 아닌 인하대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신중을 가해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고요. 메일이나 신문고 등의 총학생회 소통창구를 통해 문의하시거나 총학생회실에 방문해서 문의해주신 학생분도 없으셨기에 결과가 도출된 이후에만 공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어요.

현재 입결 문제를 바라보는 저희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총학생회는 입결 문제를 단순히 특정 과목의 반영비로 인한 문제로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아요. 과목 반영비 조정을 통해 개선할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인하대학교가 더 나은 교육과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학교가 돼야겠죠. 입시제도는 학교가 변화하는 방향에 알맞은 형태로 개선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봐요.

그러니까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에 두고 논의를 하려면 더 많은 학내 조정을 필요로 해요.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임기가 끝나기 이전 이 사안에 대해 학생분들께 정리해서 보고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임기 중 언론과의 소통은 역대 어느 총학생회와 비교를 하더라도 투명하게 해주셨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비하면 학우들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는, 총학생회 청문회와 에브리타임 입장문 정도를 제외하면 적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회장님께서는 어떻게 자평하시나요?

A.어떤 소통이 부족했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질문이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단순히 소통이 없었다고 하면 제가 감을 잘 못 잡겠어요.

Q. 예를 들면 월간 업무보고라든지, 총학생회가 현재 어떤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알리는 활동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서요.

A. 일단은 저는 쇼(show)를 안 했어요 쇼를 했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물론 쇼를 하기는 쉽죠.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총학생회가 해야 할 소통은, 학생들이 입력값을 넣었을 때 총학생회가 산출값을 내뱉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산출값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고, 문제 해결에 가까운가,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총학생회장이 학생들 옆에 앉아서 “요즘 후문에 탕후루 집이 많이 생겼죠? 어디가 맛있어요?” 이럴 필요는 없죠. 그러니까 총학생회장의 소통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입력값을 넣었을 떄 그 산출값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고, 문제 해결에 가까운지가 중요한 지를 따지는 문제이고요.

두 번째로 저는 대의(代議)하는 존재잖아요? 그럼 학생분들이 제게 위탁한, 학생들이 맡긴 권리를 100% 활용해야겠죠. 그러니까 문제를 예측해야 하는 거죠. 학생분들이 “나는 공부하느라 바쁘고, 알바하느라 바쁘고 하니, 송도캠이라든가 이런 복잡한 문제는 네가 해결해”하고 맡기시는 거잖아요? 그거 하라고 저 뽑으신 거죠. 그러니까 저는 레이더를 돌리고 있어야 하는 거죠. 송도캠이라든지, 그런 이슈들, 학생들이 알지 못한 그런 이슈들이 있을 때 물밑에서 해결하고 학생분들한테 알리는 거죠. 그런 경우엔 학생들이 입력을 하시지 않더라도 값을 내뱉어야 하는 거죠. 그게 제 역할이잖아요? 저는 그게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총학생회는 항상 열려 있어요. 실제로 꽤 많은 분들이 이용해주시고요. 총학생회는 항상 아침 9시부터 저녁까지는 열려 있어요. 또 뭔가 어려움이 있을 때 항상 이메일이나, 전화나, 신문고로 연락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러면 저희가 산출값을 내는 건데, 어떤 산출값을 냈는지 하나하나 얘기하는 거는 쇼(show)지요. 물론 저희가 낸 산출값들을 정리해서 말씀드릴 필요가 있으면 그렇게 하는 건데, 저희가 일하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나 일하고 있습니다. 나 잘하지요?”하는 식으로 칭찬받고 박수받기 위해서 글을 쓰는 건 전시행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행정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저는 그런 식으로 행정하지 않았어요.

Q. 통합고시반 관련 질문인데요. 그동안 학교본부와 총학생회가 고시 지원 확대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공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발표가 늦어졌고, 2021년 제41대 총학생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사학진흥재단에서 주관하는 ‘행복기숙사’ 사업에 본교가 선정된다면, 그쪽에 공간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총학생회는 행복기숙사와는 별개로 통합고시반 운영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오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조금 세부적으로 말씀드려야 하는 게, “공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통합고시반 발표가 늦어졌다”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예요. 그러니까 공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건 사실이고, 행복기숙사가 지어진다면 공간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것 때문에 발표가 늦어진 건 아니에요.

고시반 문제는 꽤나 풀기 어려운 문제고, 단순히 풀기에는 저희도 고민이 많이 있어요. 현재 고시반 지원이 필요한 단과대는 크게 3개 정도로 보고 있어요. 경영대, 사과대, 공대죠. 사범대를 안넣은 이유는 사범대 임용고시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건 ‘통합’고시반으로 풀기보다는 사범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봤고요.

제가 2021년 제41대 총학생회에서도 통합고시반 담당 임원이었는데요. 그때 제가 ‘행정적 통합’에서 ‘공간적 통합’으로 가는 방안을 제시를 했어요. 그때부터 ‘점진적인 통합과 발전’을 전제로 학교와 지속적으로 얘기를 해왔는데요. 행정적 통합에 대한 원론적인 합의는 2021년에 이미 있기는 했지만, 실제로 행정적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조건들이 있었어요.

첫 번째로 행정적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본부의 지원이 명확해져야죠. 지금 고시반은 단과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우리 학교는 결산 책임제가 아니기 때문에 단과대의 예산권이 굉장히 한정적이에요. 그러니까 단과대에서는 없는 돈을 쥐어 짜서 고시반 운영을 하고 있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기본적으로 예산 지원이 명확해져야하고요. 두 번째로 고시반 지원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부서가 신설이 돼야 겠죠.

그런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선결 조건이 있어요. 본부 예산이 집행되려면 기본적으로 모든 단과대 학생이 고시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본부가 모든 고시반 예산을 지원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각 단대에서 일정 부분 금액을 지원해야 해요. 그러면 단과대 입장에서는 해당 단과대 소속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지원이 되기를 바라겠죠.

이런 선결조건들에 대해서 올해 웬만하면 다 해결을 했어요. “모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되, 단과대 학생들한테 어느정도 우선권을 주자”고 결론이 난 거죠. 예산에 관해서는 이렇게 결론이 났고 행정부서 신설 관련해서도 협의가 진행중이에요.

행정적 통합이 뼈대라면, 공간적 통합은 인테리어라고 볼 수가 있겠죠. 저희가 행정적 통합을 하는데 필요한 선결조건은 마무리를 짓고 나가지만, 결국에 이걸 모두 해내는 건 꽤 장기 프로젝트예요. 이 장기 프로젝트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간에 총학생회가 공석이 돼 버리면 프로젝트가 무너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총학생회가 없어도 돌아갈 수 있도록 관련 협의체를 만들어서 가동을 시켜놨어요. 고시반 주임 교수들, 학교 본부 책임자들 모두 불러 놓고 협의체를 만들었고, 이제는 총학생회가 없어도 알아서 다 굴러가는 체제가 된 거죠.

그러니까 인테리어에 해당하는 공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발표가 늦어진 건 아니고요. 이런 식으로 뼈대를 세우고, 그 속을 채워 나갈 플랫폼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Q. 총학생회실 확장에 대해 비판하는 여론도 있었습니다. 학교에 공간이 부족한데 총학생회가 지나치게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인데요. 절차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구 생활도서관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은 없었을까요?

A. 저는 총학생회가 공간을 확장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확장이라기 보다는 재배치라고 생각하죠.. 동연이 총학생회 옆에 들어올 예정이었는데, 저희가 비룡대실 공간을 동아리연합회에 넘기고 이 공간을 저희가 받아오면서 분산돼 있던 총학생회 공간을 효율적으로 조정을 한 거죠. 그러니까 총학생회 공간 면적이 커졌다기 보다는 공간을 합치니까 넓어진거에요. 총학생회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한만큼 이 공간에서 학생들에게 더 나은 행정과 복지, 정책들이 녹아들 수 있도록 그 의무를 충실히 다 해야겠죠.

Q. 본지와 8월 진행하신 인터뷰에서 “임기 종료시 공약이행률은 90% 이상으로 전망한다”고 하셨는데요. 지금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엄청 보수적으로 잡으면 75% 정도로 보고 있고요, 그래도 이 추세로 가면 80% 정도는 이행 완료할 수 있겠다고 보고 있습니다. 거의 10% 정도 줄어든 이유는 예상치 못하게 송도 관련 현안에 발이 묶여 있었던 게 크죠
Q. 총학생회장직을 1년동안 수행하셨는데, 어떤 총학생회장이 어떤 자리였다고 생각하시나요?

A. ‘총학생회장’이라는 자리는 분명히 ‘명예로운 자리’고 ‘권력’이죠. 이 점을 부정하지 않고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부정하고 싶다고 부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만약에 어떤 총학생회장이 “총학생회에는 명예도 권력도 없다”라고 생각하면, 둘 중 하나일 거예요. 이 자리가 그 사람의 생각을 따라서 하찮게 돼 버리던지, 아니면 이 권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휩쓸리겠죠. 청탁이라던가 이런 거에 넘어갈 수도 있고. 그러니까 이 자리는 굉장히 명예로운 자리고, 권력을 가진 자리기 때문에 한순간도 긴장을 놓으면 안 돼요.

또 총학생회장은 분명히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임기 중에 라이프(life)를 통째로 걸면, 뭔가를 이뤄낼 수 있는 위치에 있어요. 결국 이 권력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지가 중요한 셈이죠. 저는 제 임기 중에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고, 학생들을 위해서 총학생회장의 권력과 명예를 사용했다고 생각해요. 저로서는 총학생회장의 자리에서 학생분들을 모시고, 학생분들을 위해 권력을 행사할 수 있어서 참 영광이었죠.

Q. 학생 권수현에게, 인하대란 어떤 의미인가요?

A. 국적은 바꿔도 학적은 바꾸지 못한다는 말이 되게 기억에 남아요. 저한테 인하대는 평생 가지고 갈 프라이드(pride)죠.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난 곳이고, 제 인생에 있어서는 평생 기억될 순간이겠죠. 굳이 학생회장이어서가 아니라 다른 학생분들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인생에 있어 가져갈 프라이드이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좋은 사람들 만나는 곳 아니겠어요? 저한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Q. 어떤 총학생회장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A.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 잊히기를 바라지는 않아요. 총학생회장으로서 1년동안 총학생회 사무실에 앉아서 내린 결정들은 학생들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거고, 그에 대한 평가는 엄중하게 받아들여야겠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잊히고 싶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걸 기대하지도 않아요. 그런데 반대로 ‘계속해서 회자되는’ 총학생회장이 되고 싶지도 않아요. 당연히 나쁜 쪽으로 회자되고 싶지는 않고(웃음), 그렇다고 좋은 방향으로 회자되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제가 좋은 방향으로 회자된다는 말은 후임자가 저보다 못하고 있다는 말일 거잖아요? 그러길 원하진 않아요. 학생자치는 항상 발전해야 할 거고, 학생들은 저보다 더 뛰어난 총학생회장을 가질 자격이 있어요. 학생들의 수준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총학생회도 그에 발맞춰 발전을 해야겠죠. 그러니까 ‘권수현보다 훨씬 뛰어난 총학생회장이 나와서, 자연스럽게 언급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 왔으면 좋겠어요.

이기원 기자  qnal4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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