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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무전공·계열제 논의···학생은 어디에?
백성현 기획처장이 발제를 맡아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본교가 2025학년도 대입의 무전공·계열제 개편안에 가닥을 잡았다. 모집 정원 대비 30.8%인 815명+a를 무전공·계열제로 모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 자유전공학부 정원 70명을 270명까지 확대하고 프런티어융합대학 내에 첨단융합학부를 신설하겠다는 방침이다. 단과대학에도 모집  단위 광역화를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본부 TF 팀에 학생은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본부, 무전공·계열제 개편안 발표

지난 3월 28일, 대학 본부가 ‘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모집단위 개편(안) 학생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무전공·계열제 모집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본교는 30.8%+a(모집 정원/모집단위광역화 모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모집단위광역화 모수는 2024학년도 전체 모집 정원 3,444명 중 의과대학, 사범대학 정원 308명, 예술체육대학 193명, 미래융합대학, 공간정보학과, 컴퓨터공학과, 인공지능학과 293명을 제외한 2,650명이다) 이는 정부의 인센티브 제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다. 세부적인 모집 요강은 △자유전공학부 확대 △첨단융합학부 신설 △단과대학별 인원 조정이다.

본 간담회에서 백성현 기획처장(이하 백 처장)은 프런티어융합대학(이하 융합대학)을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기존 자유전공학부는 융합대학 산하로 개편되며 기존 모집 인원 70명에서 270명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이어 정부에서 제시한 ‘유형2’(계열 단위 모집)를 두 부류로 나누는 방안을 제시했다. 본부 계획은 ‘유형2-1’과 ‘유형2-2’를 구분하겠다는 것이다. 유형2-1은 융합대학 소속의 ‘첨단과학융합학부’와 ‘첨단문화융합학부’ 신설이다. 해당 모집 단위의 총모집 인원은 280명이다. 또 융합대학 소속의 학생은 복수전공 및 부전공을 필수 이수해야 한다. 이에 백 처장은 “학생의 전공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며 “만약 학생이 복수전공 및 부전공 이수를 원하지 않는다면 강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계획의 변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해당 방식을 통해 무전공·계열제로 입학하는 학생은 550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목표 인원인 815명+a에는 미치지 못한다. 본교의 목표치인 30.8% 중 자유전공학부 모집 인원은 10.2%(270명), 첨단융합학부 모집은 10.6%(280명)로, 약 10%+a가 부족하다. 백 처장은 “정부에서 대학의 모집 인원을 증원해줘도 대학이 자체적으로 자구 능력을 갖춰 인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모든 학과의 정원은 25% 감축될 예정이다. 감축된 인원은 ‘bottom-up’ 방식 광역화의 ‘유형2-2’로 남은 10%+a의 인원을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백 처장은 “단과대학·학과별 전출, 전입 비율에 따라 감원 비율을 차등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문과대학, 자연과학대학과 같이 비인기 단과대학이 겪을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전출이 많은 단과대학·학과는 감원 비율을 축소하고 전입이 많은 단과대학·학과는 감원 비율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2년 단위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입학 정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 전했다.

반면 특정 학과 쏠림 현상에 대한 방지책이 있냐는 질문에 “100% 막을 대책은 없다”면서 “융합 전공을 의무화한다면 비인기 학과가 갖는 위험 부담을 분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비인기 학과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비인기 학과가 약화한다는 것이 해당 학과를 지원해 줘야 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총장이 강조한 것 중 하나가 회복탄력성”이라며 “부작용이 발생할 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자구책을 마련해 놓을 것”이라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강주원(물리·2) 학우는 무전공·계열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강 학우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것이 좋다”고 말하며 “향후 학생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학생사회는 여전히 찬밥 신세

한편 계획 단계에서부터 학생사회는 배제됐다. 지난 2월 29일, 대학 본부 TF 팀은 무전공·계열제에 대한 임시 개요를 만들었다. 그러나 해당 개요는 일반 학생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학생자치기구의 의견이 반영될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대학의 독단은 지난 2016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본부는 프라임 사업에 대한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비판 여론이 일자 최순자 전 총장은 본지와의 대담에서 ‘나름대로 소통하려 애썼으나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지적해 주면 경청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본부의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이번 학제 개편에서도 ‘학생사회’는 ‘패싱’ 당했다. 이찬수 총학생회 직무대행(이하 이 직무대행)은 지난 2월 무렵부터 대학 본부에 ‘학생자치기구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됐다.

이 직무대행은 해당 사안에 대해 “학교 측에서 간담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공문이 왔다”고 말했다. 또 “학생자치기구 배석을 통한 학생 참여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전했다. 이에 그는 “개인적으로 보기에, 본부가 TF 팀 내부 분쟁 문제를 학생에게 공개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고 상황이 정리되지 않은 시점에 또 다른 주체(학생)가 들어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결론지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학생자치기구 배제는 불합리하고 무시돼서는 안 된다”고 말을 이었다. “학생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며 “대학 본부는 자의적으로 학생사회 의견의 중요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학교 측에 지속적으로, 3월부터는 교수와 학생 두 주체의 의견을 모두 듣는 두 트랙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를 거절한 학교 측의 결정이 실망스럽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 간담회에서 이학조 기획부처장은 학생자치기구 배석 제외에 대해 “TF 팀에서 논의하는 것이 확정된 사안도 아니고 학생들에게 설명할 내용도 아니다”라며 “회의에서는 학사제도 운영 등 세세한 부분까지 논의한다. 오랫동안 논의가 계속돼 왔는데 중간에 학생들이 참여한다면 이해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간담회가 열리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간담회에 참석한 서희주 화학과 학생회장은 부정적 입장을 내비췄다. 그는 “대학 본부가 일정을 촉박하게 잡았다”며 “앞으로 남은 시간이 부족해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간담회의 학생 참여율이 낮은 것은 해당 사안을 학생들이 몰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학교가 학생 측에 진행 상황을 알려주거나 하다못해 학생자치기구에 정보를 전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학생사회 구성원들의 생각은

박주환 자연과학대 학생회장은 “학교 본부와 다르게 학생자치기구, 특히 학과나 단과대는 직접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변화에 대한 빠른 적응을 위해 힘써야 하고 따라서 학생자치기구의 중요도는 학교 본부와 비슷한 정도로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기표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권한대행은 “학생자치기구는 말 그대로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기구”라며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학생들의 의견이 학교의 시행안에 있어서 ‘참고’ 정도라 느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의견을 개진할수록 학생자치기구의 정당성은 커진다”며 “그에 따라 학교가 느끼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이 직무대행은 “직무대행자로서 학생 의견을 주도적으로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운을 띄웠다. 민주적 정당성이 부족한 직무대행은 외교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정식 총학생회의 출범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측이 학생의 의견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학생사회 안에서 선제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장이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 학생사회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훈 기자  ljh1109@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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