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 ‘인하대 교육 혁신을 위한 공청회’에서 조명우 총장이 자유전공학부 신설 추진과 관련된 설명을 하고 있다. 자전학부 신설은 대학기본역량진단 추가선정을 위한 조치다.(사진=대외홍보팀)

본교가 자유전공학부(이하 자전학부) 신설을 고려하고 있다. 자전학부 신설은 ‘대학기본역량진단 추가선정’을 위한 교육 혁신 계획 중 일부로, 교내외 의견 수렴을 거쳐 신설 여부가 결정된다.

자전학부는 전공을 정해 입학하지 않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일정 시점에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다. 많은 대학에서 2009년 로스쿨 도입 시 법학과를 폐지하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남는 입학 정원을 할당하고자 설립했다.

전공 선택 전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 적성에 맞게 진로를 선택한다는 점이 자전학부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특정 과목에 국한되지 않고 학문을 배워 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본교가 자전학부 설립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대학기본역랑진단 추가선정’과 ‘입시 결과 향상’이다. 이번 자전학부 설립은 대학기본역량진단 추가선정 중 교육 혁신에 해당하는 정성평가 항목으로, 2021년 진단평가의 감점 사항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시 결과 향상도 바라고 있다. 전략기획팀 최원준 부팀장은 “학령인구가 줄어들면 입결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 전공 선택 폭이 넓은 학과를 신설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양한 학과가 있는 본교에 유인책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덧붙여 “자전학부 신입생은 정시로 선발할 예정”이라며 “수시에 비해 정시 입학생들의 학업 중도 포기율이 높았는데 입학 후 적성을 찾아 전공을 선택하면 포기율도 보완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전학부는 취업에 유리한 특정 학과로만 진학하는 ‘학과 쏠림현상’이 두드러져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소재 Y대와 H대의 경우 학과 쏠림현상이 두드려져 폐부 수순을 밟았다. 특히, Y대는 약 90% 학생이 경영학과를 선택해 비인기학과는 정원이 미달되기도 했다.

이에 관해 최 부팀장은 “특정 학과로 너무 많이 몰리게 되면 학과에서 감당할 수 없어 제한을 둘 필요는 있어 보인다”며 “기존 학과 학생들이 수업권, 수강신청 등을 침해받지 않으려면 해당 학과에 전임교원 충원이나 지원 등 자원을 투입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본교는 연계전공, 부전공, 학생설계부전공을 활용하는 서울대 사례를 참고해 특정 학과 쏠림을 방지할 계획이다.

본교 교육과정 특성상 1학년 때는 전공 탐색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사범대 A학우는 “1학년은 크로스오버와 같은 지정된 기초 교양을 듣는다”며 “전공에 대한 체험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 말했다. 이에 본교는 자전학부 학생들이 각 학과의 기초전공 교과목을 제한 없이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최 부팀장은 “(자전학부 학생은) 단과대별 필수교양, 계열교양과 같은 교과목의 벽을 다 허물어 놓을 계획”이라 전했다.

자전학부 신설로 생기는 정원 조정과 관련해선 소프트융합대학 내 신설학과 설립 사례를 참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 부팀장은 “정원 규모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라며 “모든 학과에서 균등하게 비율을 줄이고 편입학 정원을 줄였던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사례와 비슷한 맥락이 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지난 11일부터 열흘간 진행한 학생 설문조사에선 88.8%의 찬성 의견이 나왔다. 입학정원 규모에 대해선 ‘50명 미만’과 ‘50명 이상 100명 미만’이 각각 45%로 갈렸다.

본교는 학부모와 지역산업체 여론조사가 끝나는 이달 말 전후로 학내외 의견을 최종 수렴해 자전학부 신설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신지수 기자, 김종선 기자  jagun0331@inha.edu, jongseon0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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