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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축학도에서 웹툰 작가까지…”계속해서 무언가를 창작하고 싶어요”
건축학과 08학번 김홍렬 작가
작업 중인 작가 키몽

 

돌발적인 행동으로 정신없이 전개되는 상황에 기발한 아재 개그를 더해 일상을 다채롭게 표현하는 웹툰이 있다. ‘키몽의 호구로운 생활’은 '키몽'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작가가 경험한 일상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웹툰 '키몽의 호구로운 생활'을 연재하고 있는 본교 건축학과 08학번 김홍렬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인하대학교 건축학과 08학번 김홍렬입니다.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1년 정도 회사를 다니다가 웹툰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고요, 이제 5년 차입니다. 웹툰 작가지만, 이모티콘 제작이나 영상툰 작업, 게임 작업 등 창작물 제작 활동도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웹툰 작가 이전엔 어떤 일을 하셨나요?

무작정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일단 돈을 벌어야 시작할 수 있기에 크리에이터를 매니지먼트해주는 회사에 취업했어요. 제약회사가 자회사로 만든 회사였더라고요. 모회사가 정해주는 일만 하는 회사라 야근도 없고, 비전도 없는, 그런 생활을 보냈어요. 틈틈이 그림 작업도 하고 있었는데, 이후에 웹툰 정식 연재도 결정되고, 이모티콘도 출시할 수 있게 돼서 이 정도면 (회사) 나가서 그림 작업만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오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의 대학 생활이 궁금합니다.

건축학과는 야작(야간작업)을 많이 하는 과인데, 제가 2학년 때까지는 통학을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른 학생들은 야작에 몰두하는데 저는 밤 10시쯤 되면 집에 가야 하니까, 작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군대에 가게 됐고, 군대에서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진로에 대해 좀 더 고민하기 위해 전역하고 나서 휴학을 1년 더 하면서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공모전도 여러 차례 도전했습니다.

복학하고 보니 건축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창작 관련 전공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해서 이런 현상이 심할 것 같은데, 학생들을 보면 두 무리로 나뉘더라고요. 형식상 과에 남아있는 친구가 있고, 몸을 갈아 넣을 정도로 열심히 하는 무리가 있어요. 그중에 저는 열심히 하는 무리였습니다.

 

이모티콘 제작이나 웹툰 작업을 할 때, 전공 이론들이 도움이 됐나요?

매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건축학과에서는 인물이나 캐릭터 드로잉을 하지는 않아서 드로잉 능력을 기르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나 하나의 작업물을 완성하는 과정이 건축에서 건물 디자인을 하는 과정과 같더라고요. 어떤 목적을 갖고 어느 정도의 분량으로, 어떤 포인트를 살려야 하는지 등의 사고를 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건축학과에서 정말 아무것도 모를 때부터 교수님들이 독촉을 하셨기에,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졌거든요.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일반 회사 취업, 이모티콘 제작, 웹툰 제작까지 많은 길을 거치셨는데 이렇게 변화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으신가요?

제가 생각하기에 창작자라는 종족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웃음) 스스로 뭔가를 창조해내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런 종족이 있는데, 제가 딱 그랬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쉬는 시간같이 틈날 때마다 그림이나 짧은 만화, 이야기를 만들었고, 건축학과에서도 학과 공부를 하면서 틈틈이 웹툰을 그렸던 것이 기반이 됐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것을 하게 되는 원동력은 이런 창작 욕구가 가장 큰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번째로 프리랜서는 파이프라인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은 웹툰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나중에 연재가 안 되고 있을 때는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까 그런 생각이 들어 준비하는 거죠.

 

작가님께서 느끼신 프리랜서와 직장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이게 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가장 큰 차이점은 출퇴근이 없다는 거. 그러다 보니 일과 사생활의 경계도 거의 없게 되는 거죠. 또 (프리랜서는) 여행을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지만, 여행을 가서 작업하는 경우도 많고요. 이런 것들을 보면 정말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없다는 것을 크게 느끼죠. 일의 성취와 관해서도 차이를 느끼고 있어요. 직장을 다닐 때는 퇴근하고 나서 창작욕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을 따로 했다면, 지금은 일 자체가 창작하는 것이다 보니, 일하면서 자연스레 창작 욕구가 해소된다는 점. 그래서 일에 더 집중할 수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말장난이나 작품 아이디어의 원천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일단 말장난 아이디어는 쉽게 말해 앵무새 타입이라고 할까요? 중얼거리다 보면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이 생겨요. 그런 것들은 다 메모하는데요, 사실 웬만한 것들은 이미 다 세상에 나온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여러 개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조합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하는 식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아재 개그가 조금 더 발전해서 아재 개그 학과 같은 것이 생긴다면, 초빙 강사가 되어 강의할 수 있는 수준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웃음)

작품의 아이디어도 비슷해요. 아이디어가 나오면 메모해 놓고, 모아서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이룰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을 제작하는 겁니다. 또 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게시물들을 봐요. 다수가 공감하기에 인기 게시물이 되는 거니까요. 요즘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면서 아이디어를 모읍니다.

 

작품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원칙이나, 신념이 있으신가요?

단편적인 기준으로는 제가 SNS에 먼저 그림들을 업로드하면서 학습한 것인데,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싶게 하는 그림을 그리자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 끝내면 독자들이 댓글로 본인들의 이야기를 하거든요. 또 공감되는 콘텐츠가 아니면 독자의 입장에서 댓글 달 것도 별로 없을 테니까, 결과적으로 공감이 되는 컨텐츠를 만들자는 생각이 있습니다. 작품의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작품이요.

 

작가로서의 고충도 있으실 것 같아요.

아무래도 소재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큽니다. 5년 정도 되니까 그림을 그리다 보면 예전에 그렸던 거랑 비슷한 것 같고, 일상툰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웬만한 주제라면 다른 작품에서 이미 다뤘던 것이고. 그래서 이제는 일상에서 소재를 얻기보다는, 직접 소재를 찾아 나서고,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해요. 이제 가을이니까 뭐 ‘무인도에서 마감하기’ 같은? 그런 도전도 괜찮을 것 같아요. 마감 스트레스도 있긴 한데, 건축학과가 일주일에 두 번씩 크리틱이라고 마감 같은 검수를 받는 과정이 있었어요. 훈련이 됐던 것인지, 마감날까지 작품의 퀄리티는 조금 아쉬울 수 있어도 분량은 어떻게든 완성되더라고요. (웃음)

 

여기까지 올 수 있게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학교 시절 교수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다니던 시절 많은 피드백을 주셨고, 앞으로 어떤 마인드로 살아가야 하는지 기준점을 제공하신 교수님도 계시거든요. 전공 교수님들의 철학과 경험을 들으면서, 스스로만의 철학을 가지고 작가적인 삶을 계획할 수 있게 됐어요.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추상적으로는 100년 후에도 내 이야기가 기억될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목표로는 인문학적 건축 이야기를 담은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사실 학교에서 배우는 건축학 관련된 인문학적 지식이 취업하고 나서는 크게 쓸모가 없거든요. 그래서 건축학과에서 배우는 우리나라의 건축가들이나, 우리나라 문화재들의 건축학적 의미 등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게 제가 졸업 후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 중 하나기도 합니다.

 

준비 중인 작품이 있나요

다음 작품으로는 시나리오 형 웹툰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사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다음 작품 시작하기 전에 일러스트 작업만 주로 하는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림 스킬을 좀 더 늘리면서 동시에 뭔가 창작하고 싶거든요. 예전부터 픽션생물 도감 같은 것을 만들고 싶었기에, 우주고래 등을 그려 볼 생각입니다.

 

웹툰, 만화 작가를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보통 도전을 시작하기 전에, 완벽한 그림 실력과 스토리를 다 갖추고 나서 시작하려는 마음을 많이 갖고 있어요. 이런 분 중에서는 잘 되는 케이스가 별로 없어요. 작가의 길은 약간의 시간 싸움도 필요하거든요. 저처럼 취업 준비 기간에 시작하게 되면 조바심을 느끼고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그러니까 그림으로 뭔가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하루빨리 계정을 만들어 그림을 업로드하세요. 인기가 없든 욕을 먹든, 반응을 받으며 변하면 되니까.

 

전공 시간이 지루해 틈틈이 그림을 그리셨다고 했는데, 지금도 전공 수업을 지루해할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딴짓이 생각난다면 그게 더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전공 수업도 열심히 듣되, 어떤 것이든 집중한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니까요. 저는 가끔 딴짓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장민서 기자  judy73jh@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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