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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영화] 조디악

8월 1일, 크로니클 신문사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작년 호숫가 살인 사건과 지난달 벌레이오 살인 사건의 범인이 자신이라는 내용이었다. 섬뜩한 내용의 이 편지엔 자신의 정체가 숨겨져 있는 암호를 보냈으니, 이를 오후까지 신문 1면에 게재하지 않으면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협박도 있었다. 이것을 싣는 것이 나쁜 선례가 될까 고민하던 신문사는 1면이 아닌 4면에 게재하기로 결정한다.

그로부터 3일 뒤, 어느 역사 교사 부부가 암호를 해독해 신문사로 제보한다. 해독된 내용을 본 기자 폴은 삽화가 로버트를 찾았다. 그가 일전에 ‘암호문에 범인의 이름은 없을 것’이라고 중얼거린 사실이 생각났던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로버트는 이 사건에 관심이 많았다. 그 순간 또 다른 편지가 도착한다. 이번 편지에선 범인이 자신을 조디악이라고 칭했다. 자신이 그동안 저지른 살인사건을 언급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그리고 9월 29일.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 다음날 다시 크로니클 신문사로 편지가 도착한다. 조디악의 세 번째 편지였다. 조디악은 택시 기사의 피 묻은 셔츠 조각을 동봉했다. 어제 살인사건은 자신의 짓이고, 샅샅이 뒤졌다면 잡을 수 있었을 거라며 경찰의 허술한 순찰을 조롱했다.

그 뒤로 조디악은 자취를 감춘다. 경찰은 조디악을 잡을 물증을 찾기 어려워 필적을 감정하는 데 온 힘을 쏟는다. 심증만으로는 수색영장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의자의 필적을 가져갈 때마다 조디악이 아니라는 감정을 받았다. 폴도 열심히 조디악의 뒤를 쫓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는 조디악에 흥미를 잃었다. 신문사도 조디악에 매달리는 폴을 질책한다. 결국 폴은 취재를 포기한다. 그렇게 조디악의 정체를 파헤치려는 사람들은 모두 지쳤다. 단 한 사람, 로버트만 제외하고.

로버트는 경찰이 하지 못한 일들을 하나씩 해 나간다. 경찰은 관할구역들의 기싸움으로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 꺼려했지만, 일반인 신분인 로버트는 책을 집필한다는 명분으로 그 정보들을 한데 모을 수 있었다. 그는 모인 정보들을 토대로 관련자들을 찾아다녔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점점 신변의 위협을 느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취재 끝에 마침내 그는 용의자가 누구인지 확신했고, ‘조디악’이라는 책을 출판한다. 로버트의 책은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리고 책을 바탕으로 범인의 유죄를 증명하기 위한 수사가 다시 진행된다.

이 영화는 추리물 특유의 여운을 남기려 열린 결말로 마무리 지은 듯하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결말이 용두사미처럼 느껴져 아쉬운 작품이다.

그러나 영화 중후반부터 로버트의 취재 과정을 함께하는 듯한 몰입감이 인상적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된 것처럼 추리하며 영화를 감상해보자. 그러면 어느새 나도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박지혜 기자  wisdom99@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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