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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20학번과 학생사회
김범수 기자

 

작년 12월에도 ‘20학번’을 주제로 기자담론을 썼다. 글에서는 20학번들의 ‘소속감’이 우려된다고 했다. 소속감은 그들이 이 대학의 구성원이라고 느끼는 정도다.

주변을 보면 이 문제는 일정 해소된 것처럼 보인다. 반수를 하겠다거나, 학교를 떠나고 싶다는 말은 이제 잘 나오지 않는다. 2학년이 되며 자연스레 적응한 건지, 학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소속감을 느낀 건지, 아니면 체념하고 대학에서의 대인관계를 포기해서 그리된 건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떤 방법이든, 이들이 학교 생활에는 익숙해진 듯 보이지만 문제는 남아있다. 바로 학생사회의 단절이다. 학교에 적응하는 것과 학생사회에 적응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ZOOM 수업에, 비대면 모임에 익숙해졌다고 학생회가, 대의원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아는 건 아니니 말이다.

입학한 이래 3학기간 온라인 수업만 듣고 있는 이들은 원래 학생사회 운영의 주축이 돼야 했다. 경험이 많은 19와 경험이 없는 21을 이어야 하는 존재였다. 코로나 이전까진 그랬다. 그러나 학생회, 학생자치는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멈칫했고, 이들이 경험을 쌓을 기회는 부족했다.

우리학교 학생사회에서 20학번은 아직도 ‘신입’이다. 현재 50여 개 학생회에서 20학번 대표자는 세 명 정도 있다. 모두 ‘학과’ 단위 학생회장이다. 단과대학 단위에는 없다.

한 20학번 대표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적 있다. 그는 직전까지 비대위를 거치며 나름대로 학생사회를 겪었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고 했다. 아직은 미숙하게 보는 시선이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미안한 얘기지만 기자가 만난 (나름) 고학번 학생회장과는 학생사회를 이해하는 데 있어 다소 차이가 있었다. 패기는 더 넘쳤지만 말이다.

20학번의 학생사회 부적응이 더 큰 타격인 이유는, 애초부터 학생사회를 향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회장 선거는 단선이 당연해졌고, 학과 단위에서조차 경선은 학보에서 다룰 만큼 희귀한 일이 됐다. 공약을 겨뤄 경쟁하기보다는 40%라는 선거 성립선만 넘기려 아등바등 하고 있는 게 학생사회의 현실이다.

학생사회를 향한 관심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와중, 주축이 돼야 했을 20학번, 그리고 돼야 할 21학번마저 학생자치의 연결성을 이어나가지 못한다면, 만약 올해도 이들이 신입생과 재학생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면, 학생사회의 단절과 종말은 머지않은 미래가 될 것이다. 본지가 이번 호 1면에서 ‘대학생활의 위기’를 다뤘지만, 못지않게 위태로운 것이 ‘학생사회의 위기’다.

우리 학교 학생사회를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방법은 단순히 ‘업무를 처리하는’ 측면을 넘어 학생 문화와 그 향유를 어떻게 뒷세대에 넘겨줄 것인지 고심하는 수준이 돼야 한다.

 

 

김범수 기자  kbs@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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