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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마침표

‘마침표’의 연속이었다. 기사의 끝맺음을 나타내는 마침표, 송고된 기사에 ‘오케이 사인’을 내는 마침표, 취재 요청 공문에의 마침표, 기자의 질문에 답을 건네는 마침표, 끝으로 학보사의 마침표까지. 아, 614일 간의 학생회관 이야기가 오늘로써 막을 내리는구나.

마침표. 이 ‘점’이란 놈이 참 묘하다. 초등학교 다닐 적 기억을 더듬어보면 도형의 기본 요소인 점과 선을 배웠다. 점이 움직인 자리는 선이 되고, 이 선이 ‘직선이냐 곡선이냐’가 원이나 사각형 같은 도형을 결정한다. 네 학기 동안 펜을 들어, 선을 긋고, 도형을 만든 다음, 그 둘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을 수없이 했다. 살면서 가장 많이.

작문과 퇴고, 퇴고, 그리고 퇴고, 마지막으로 퇴고. 이 퇴고의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이것이 언어를 표현한 문자인지 그저 점과 선으로 연결된 도형의 집합체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그 끝에 태어난 글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그 모든 일이 ‘좋은 글’을 이끌어내기 위한 제반작업이었으리라.

때론 시간에 쫓겨 ‘나의 점·선 예술’을 할 겨를이 없을 때가 많았다. 인터뷰이(interviewee)를 정하고, 그들과 일정을 조율하여 직접 만나고, 지면 레이아웃을 고민하고, 보도 및 기획 기사에 부족한 부분은 없나 다시 보고, 웹페이지와 SNS 관리까지 신경 쓰다 보니 ‘내 시간’이 부족했다.

학생인가, 전업 기자인가. 과제는 제출 당일에 와서야 틀을 갖췄고, 휴가 나온 선배 동기 얼굴을 보기가 부담스러웠다. 하고 싶은 대외활동도 있었고 지방으로 여행도 가고 싶었다. 정작 써야할 오피니언 원고를 급하게 완성해야 할 경우도 있었다. 잠자리에 들 때 마다 “클론 아홉 개만 더 있었으면”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루하거나 후회한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멋진 선배들을 뵈러 그들의 일터로 가고, 취재원을 만나러 전철을 두세 번 갈아타고, 마감 작업으로 저녁부터 아침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던 것까지. 학생회관 4층에서 보냈던 모든 시간이 소중했다.

누군가 ‘소감이 어때’ 같은 질문을 한다면 말할 것이다. 학보사에 들어온 건 대학에 와서 한 선택 중 가장 잘한 것이었다고. 몇 번을 돌아가도 똑같이 기자로 활동하겠다고.

마지막까지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지면 발행의 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학생회관 4층 433A를 떠날 일만 남았다. 집보다 있는 시간이 많았던 우리의 사무실을. 지면을 마감하는 날마다 듣던 노래가 떠오른다. “하늘보고 땅보고 여기저기 보아도, 세상만사는 너무 너무 깊고, 일엽편주에 이 마음 띄우고, 허, 웃음 한번 웃자, 허, 웃음한번 크게 웃자고” 송창식의 ‘가나다라’다. 학보사 후배들이 마주할 모든 일을 순탄하게 해결하고, ‘웃음 한번’으로 시원하게 넘길 수 있길 바란다.

이제 학보사에서의 마지막 글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왔습니다. 발전하는 학생사회를 만들어나갈 학보사 기자들과, 학생회, 대의원회 구성원 여러분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김동현 편집국장  inha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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