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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가다
1층에 위치한 분향실
2층에 위치한 납골함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 명 시대, 우리나라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려동물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친밀감은 그 어떠한 사물과도 비교할 수 없기에 어찌 보면 이 수치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복한 만남이 있으면 슬픈 이별도 있는 법, 반려동물도 언젠간 무지개다리를 건너 주인을 기다리기 마련이다. 이때 대부분의 주인들은 반려동물의 사체를 땅에 묻음으로써 마지막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행동은 동물보호법과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한 것으로 적발될 경우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의 사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걸까? 현행법에 따르면 동물의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려면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폐기물 소각장에 보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이 애지중지 키우던 반려동물을 이러한 방식으로 처리하길 원하는 주인은 없기에, 또 다른 방법으로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통한 장례 방법이 존재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반려동물 장례식을 아직 낯설게 여겨 전국적으로 널리 퍼지진 않았다. 이로 인해 생소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직접 방문해 이곳의 분위기를 느껴봤다.

 

합법적인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찾아서

 방문할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찾기 위해 인터넷에 검색하던 중, ‘불법 화장업체 기승에 보호자 눈물’이라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기사는 이동식 불법 업체들이 주인들로부터 돈을 받은 뒤 바로 화장을 하지 않고 한데 모아 나중에 합동 화장을 시키며, 자신의 반려동물이 아닌 다른 반려동물의 유골을 전해준다는 내용이었다. (2019. 03. 27. news1)

 그렇다면 합법적인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걸까? 우선 농림축산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한다. 이후 사이트의 동물장묘업 항목에 들어가 영업 내용을 봤을 때 ‘장례, 화장, 봉안’이 모두 갖춰져 있으면 합법적인 업체라 할 수 있다.

 기자가 방문할 당시에는 본교가 위치한 인천은 물론 인근 서울에도 합법적인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없었다. 수도권은 경기도에만 19개의 업체가 3개의 항목을 모두 갖췄으며 이에 따라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반려동물 장례식장 ‘페트나라’에 방문했다.

 취재에 협조해준 페트나라 관계자는 최근 증가한 불법적인 업체들에 대해 “반려동물 장례식은 예식, 화장, 봉안 순으로 이뤄지는데 (지자체에서) 가장 허가가 나기 어려운 것이 화장 시설을 갖추는 것”이라며 “최근 인천에서는 2개의 업체가 장례와 봉안으로만 허가를 받고 화장 시설은 허가받지 않은 채 불법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에선 어떤 일을?

 문을 열었을 때 반려동물 장례식장의 분위기는 사람 장례식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랑했던 반려동물을 마지막으로 보내주는 장소이기 때문에 이곳 역시 차분하면서도 어둡게 느껴졌다. 우선 1층에 위치한 분향실과 화장 시설을 둘러봤다. 페트나라 관계자는 “분향실에선 직원들이 아이(반려동물)의 얼굴과 항문을 알코올 솜으로 깨끗이 닦아내고 사후 경직이 심한 부분은 마사지로 풀어주는 염이라는 행위를 한다”며 “이후 보호자 분들이 분향실로 와서 마지막 작별 인사 시간을 가진 뒤 직원에게 인사가 끝났다고 말씀을 주시면 화장이 시작된다”고 전했다. 하얀 천 위의 눈이 감긴 반려동물을 볼 주인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긴 세월을 함께 나누며 추억을 쌓은 동반자를 눈물 없이 보내주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화장 시설은 보안 및 안전 정책으로 인해 창밖에서 지켜봤다. 거대한 기계 장비가 눈에 띄었고 시설 내에서는 강렬한 열기가 흐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페트나라 관계자는 “화장은 아이의 크기에 따라 시간이 비례해 대형견은 1시간~2시간이 걸리고 소형견은 20분~30분이 걸린다”고 말했다. 화장이 끝난 뒤에는 유골을 수습해 보호자들에게 확인시켜주는 시간이 있다. 유골을 확인한 보호자는 분골 후 유골함에 담아 본가에 가져가거나 2층에 위치한 납골당에 납골을 할 수 있다. 또한 분골을 높은 열로 녹여 만드는 돌 형태의 기념물인 ‘메모리얼 스톤’으로 제작할 수 있어 목걸이나 반지 등으로도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이후 2층에 있는 납골당에 올라갔다. 수많은 납골함이 있었고 강아지, 고양이가 좋아하는 간식거리들이 주변 테이블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는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의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다. 이곳에서 기억 속의 반려동물을 마주한다면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반려동물 장례의 의미

 하루 평균 2~3번 치러지는 장례는 직원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페트나라 관계자는 “어떤 보호자들께서는 마치 사람 장례식장에 오신 것처럼 비명을 지르시거나 눈물을 흘리셔서 거의 실신 지경까지 이르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보호자들이 저희가 안내한 방식대로 차분하게 아이를 잘 보낸 뒤 미소까지 지으시면서 편하게 돌아갈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중년의 부부가 애지중지 기르던 보더콜리를 화장하는 걸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에서는 진한 슬픔이 느껴졌으며 키웠던 강아지를 얼마나 아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한편 해외에는 이러한 반려동물 장례가 이미 보편화 돼 있다. 프랑스에서는 1889년 세계 최초로 반려동물을 위한 공동묘지를 만들었으며, 미국의 경우 이미 600곳이 넘는 동물묘지가 정부 예산 및 비영리단체에서 모인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8년부터 지자체에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허가했다. 그러나 양육인구에 비해 장례, 화장, 봉안을 모두 갖춘 합법적인 장례식장은 총 40여 곳으로 현저히 적고 서울, 인천, 대전 등에서는 합법적인 업체가 존재하지 않아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환경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수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서울, 인천에는 왜 합법적인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없을까? 그 이유는 아직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물장묘 시설을 혐오 시설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근거 없이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환경오염이나 생태계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 믿는다면 우리 사회에서는 반려동물 장례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지 못할 것이다.

 

더 나은 반려동물 장례를 위해

 반려동물이 죽은 뒤 겪는 상실감과 우울 증상인 ‘펫로스 증후군’을 최근 많은 반려인들이 겪고 있다. 이 증상은 심해질 경우 우울증,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지며 더 심각해진다면 극단적인 선택까지 이르게 된다. 따라서 떠난 동물과 남아있는 자신을 위해 마지막 장례를 치른다면 괴로웠던 마음을 조금은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합법적인 업체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이 애지중지 키우던 반려동물이 허가받지 않은 화장시설에서 태워져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면, 혹은 화장 후 받은 유골이 다른 동물의 것이라면 주인은 평생 괴로워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반려인들은 불법 업체를 피하며 의식 있는 장례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해야 한다. 평소 미래에 다가올 반려동물의 죽음을 회피하기보다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반려동물과 삶을 보내고 있는 모든 주인들이 시간이 흘러 이들을 보내줄 때 건강한 장례를 치를 수 있길 바란다.

박동휘 기자  12163373@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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