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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논단] 그래도 위기는 희망이다
  • 서승직 건축학부 명예교수
  • 승인 2021.03.0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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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덮친 코로나 팬데믹은 대학도 예외 없이 2020년 한해를 혼란 속에서 암울한 나날을 보내게 했다. 썰렁한 캠퍼스와 텅빈 강의실은 마치 대학의 생명인 ‘진리 탐구와 자유’가 멈춰버린 것 같아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이런 시련은 오래 지속될 전망이어서 정의와 권익을 외치던 학생운동의 함성이 더더욱 그립다. 다만 개나리가 피는 봄날 생명력 넘치는 캠퍼스의 역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기만을 간절히 원하고 바라고 기대할 뿐이다.

 

 청년실업이라는 취업한파 속에 대학가에 덮친 코로나의 기습은 설상가상으로 대학을 더욱 궁지로 몰았던 것이다. 특히 ‘대학졸업장=실업증, 취업9종 세트, 반값 등록금보다 심각한 반값 졸업장, 능력보다 학벌을 우선하는 사회, 기술경시 풍조, 일자리 미스매치, 구직난(求職難) 속에 구인난(求人難), 심각한 대학의 재정압박’ 등은 모두가 교육백년대계를 간과한 혁신으로 포장한 포퓰리즘 정책의 부메랑이다. 언급한 키워드가 대학의 실상을 대변할 뿐이다. 이는 나라와 국민의 장래를 생각하고 경륜과 신념에서 비롯된 대의에 따라 행동하는 정치가(statesman)의 가면을 쓴 포퓰리즘 정치인(politician)의 행태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정치인을 탓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심기일전하는 대학들이 있다는 것은 희망이다. 이는 교수의 경쟁력이 뛰어나고 개방성과 다양성에 강점을 지닌 대학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비대면 강의시스템 전환이 혁신의 본질은 아닐 것이다. 우리인하대학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어떤 차별된 혁신을 모색하고 추진해왔는지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모든 대학이 출구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로 갇힌 암흑의 터널을 똑같이 지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터널의 출구에서 4차 산업혁명의 프런티어개척을 선도할 대학은 혜성처럼 등장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학들은 위기에 강한 DNA를 지녔다. 불과 1세기의 미만의 짧은 역사 속에서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을 이룩한 인재를 육성한 값진 노하우를 갖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두께가 가장 얇은 TV와 제일 큰 배도 만들었고 또 제일 높은 건물을 짓는 경쟁력도 갖췄음은 물론 안전도 세계제일의 원전기술도 보유했다. 마침내는 ‘30-50클럽’에까지 가입한 것이다. 이는 고난이 만든 영광이며 우리의 자긍심이다. 일찍이 우리의 잠재력을 통찰했던 인도의 시성 타골의 칭송처럼 대한민국은 ‘동방의 밝은 빛’이 되어 세계를 밝히는 경이로운 나라가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경제력에 걸 맞는 세계10위권 대학이 대한민국에 없다는 것은 깊이 성찰할 일이다.

 

 우리 인하학원은 정치가이면서 교육혁명가인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우남 이승만 박사의 차별된 교육입국(敎育立國)에 의기투합한 국내외 애국동포의 정성어린 성금과 국고보조금 등으로 1954년에 설립한 명실상부한 민족의 대학이다. 설립당시의 목표인 동양의 MIT로 우뚝 서지는 못했지만 우리의 목표는 진행 중이다. 그동안 우리대학이 배출한 18만여 명의 졸업생은 국가경쟁력의 핵심동력이 됐다. 올해 인하인이 된 4천여 명의 새내기는 선배들보다 더 뛰어난 역량력 있는 인재가 돼 인류발전에 공헌하길 기대한다.

 

 우리대학에 바라는 것은 인하학원의 설립이념을 신뢰하고 인하인이 된 새내기를 명품브랜드인 ‘Made in Inha’로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혁신이다. 종지밖에 만들 수 없는 시스템을 항아리 같은 인재를 육성할 시스템혁신은 우수신입생유치보다 더 중요하다. 위기는 혁신의 동력이며 혁신은 MIT 실현의 첩경이다. 다만 위기를 희망으로 이끌 통 큰 리더십이 절실할 뿐이다. 도덕과 윤리가 땅에 떨어진 희망이 없는 병든 정치권을 바라보면서 나는 우리대학의 교훈이 진(眞)인 것에 감사한다. 인간이 갖춰야할 제일의 덕목이 정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비룡(飛龍) 인하여! MIT보다 더 높게 비상(飛上)하라! 그리고 영원하라!

서승직 건축학부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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