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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퍼네이션, 기부를 즐겁게!

퍼네이션, 기부를 즐겁게!

 FUNATION! ‘퍼네이션’이란 재미 ‘Fun’과 기부 ‘Donation’이 합쳐진 말이다. 즉, 재미있게 기부하는 문화로, 기존의 형식적 기부가 아닌 나눔을 생활화하는 기부 문화다.

 2014년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퍼네이션의 대표 사례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루게릭병 환자들을 향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시작된 운동이다. 참여하는 사람은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일정 금액을 기부한 뒤 자신을 이어 챌린지에 참여할 세 사람을 지목한다. 이렇게 진행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단기간에 엄청난 참여와 모금을 가능케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퍼네이션이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끌 수 있었을까.

 

얼어붙은 기부문화, ‘기부포비아’

 현재 한국은 ‘기부에 인색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돈과 시간의 압박으로 인해 타인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나타난다. 2018년 영국자선지원재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기부지수는 OECD 36개 회원국 중 21위, 조사대상 139개국 중 62위에 그쳤다.

 기부하지 않는 이유로 약 52%의 응답자가 ‘경제적 여력 부족’을 들었다. ‘기부에 대한 관심 없음’은 약 25%로 뒤를 이었다(2019, 통계청). 이처럼 기부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기부와 공포증을 섞은 ‘기부포비아’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내 코가 석 자’인데 자기 지갑 털어가며 기부하기 꺼리는 사람이 증가한 것이다.

 

딱딱한 기부 문화는 그만

 꽁꽁 언 기부 문화를 녹인 것은 다름 아닌 ‘아이스버킷 챌린지’였다. 지난 2018년 가수 션은 국내 최초의 루게릭 환자 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시작했다. 파급 효과는 엄청났다. 챌린지가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모금에 참여했고 9억 원이 넘는 금액이 병원 설립을 위해 모금됐다. 션의 지목을 받은 수많은 연예인과 그들의 팬, 그리고 일반인까지 자발적으로 캠페인에 동참했다.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해지면서 상황에 맞는 퍼네이션도 등장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기부 마라톤 ‘2020 미라클 365 버츄얼 런’이다. 참가자는 생활 속 거리두기에 맞춰 스스로 원하는 장소와 시간을 정해 마라톤을 완주한다. 지난 7월 19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행사에는 총 1,000명이 참여해 3,650만 원가량의 모금액을 달성, 장애어린이 재활치료비로 전액 기부했다.

 ‘아이돌 덕질’과 기부가 연결되기도 한다. 어플리케이션 ‘최애돌’은 아이돌 팬덤 문화와 기부를 접목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참여자는 어플 내에서 자신의 ‘최애’ 아이돌을 설정하고 투표를 통해 레벨을 올린다. 30일간의 투표를 합산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아이돌은 이달의 ‘기부천사’ 혹은 ‘기부요정’에 선정되며, 실제로 해당 아이돌의 이름으로 기부가 이뤄진다. 이를 통해 팬은 팬심을 표출할 수 있고, 아이돌은 자신의 이름으로 기부가 이뤄지기 때문에 일석이조다.

 

즐겁고 손쉽다는 특징

 이 같은 현상은 기존의 기부 문화와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바로 기부자의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얼마나’ 기부할 것인지가 중요한 요소였다면, 퍼네이션은 ‘어떻게’ 기부하는지가 요점이다. 이왕이면 ‘재밌게’ 기부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퍼네이션의 또 다른 특징은 ‘생활화’다. 접근성이 높은 퍼네이션은 기부가 일상 속에 녹아 들어있어 별도의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의 기부에 대한 인식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부가 일상에서 벗어난 ‘특별한 행위’에서 접근이 쉽고 반복되는 ‘생활’이 된다.

 

직접 해본 손쉬운 퍼네이션

 기부는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그래서 재밌게, 일상 속에서 실현할 수 있는 퍼네이션을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먼저, 걷기와 기부를 연결한 어플리케이션 ‘빅워크’를 사용했다. 빅워크는 사용자가 하루 동안 걸은 걸음 수를 기록한다. 그리고 사용자는 기록된 걸음 수를 자신이 원하는 캠페인에 기부할 수 있다. 여러 캠페인에 기부할 수 있지만, 본 기자가 대학생 신분이라 그런지 ‘취약계층 대학생의 주거비 절감’을 돕는 캠페인이 눈에 들어왔다.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 상태로 걷기만 하면 걸음 포인트가 쌓인다. 일주일간 사용하며 하루 평균 3,725걸음을 걸었다. 밖으로 나갈 일이 없었지만, 산책도 할 겸 학교를 한 바퀴 돌았다. 후문에서 9호관으로, 그리고 대운동장을 지나 쪽문까지 걸으니 1,586걸음을 얻었다. 걸으면서 소모한 열량도 나타나, 건강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얻은 걸음을 취약계층 대학생 주거비 절감 캠페인에 기부했다.

 인하대역 다음역인 숭의역 2번 출구에는 ‘기부계단’이 있다. 인하대병원과 코레일이 협약해 조성한 이 계단을 오르내리면 10원의 기부금이 적립되고 이는 불우환자를 위한 지원금으로 쓰인다. 계단에는 ‘당신의 건강한 습관이 나눔이 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이점을 설명해 놓은 글도 적혀 있었다.

 이 계단 근처에 서 있으면 경쾌한 소리가 들린다. ‘슈퍼마리오’ 점프 소리가 들리기에 출구 쪽을 보니 지하철 이용객 몇 명이 계단을 통해 내려오고 있었다. 계단 끝에 다다르니 피아노 소리와 함께 계단이 형형색색 빛났다. 모두 이용자의 흥미를 위한 것이다. 7월에 방문했을 당시 약 1,220,000명이 기부계단을 이용한 상태였다. 지난 2017년 3월 제작된 이후 매달 3만 명이 계단을 이용해왔다.

 어플리케이션 ‘불꽃’을 통해서도 간단히 기부에 참여할 수 있었다. 여러 기부 캠페인이 존재하는데, 캠페인마다 요구하는 사진 미션이 있다. 미션에 맞게 사진을 찍어 앱에 업로드하면 해당 캠페인에 1,000원이 기부된다. 아동학대 피해 아이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 지원 캠페인은 ‘나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들’이라는 주제를 던져줬다. 하이데거 숲 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어 올렸다. 손쉽게 1,000원이 기부됐다.

 

왜 퍼네이션인가?

 기부는 단순히 형편이 어려운 누군가를 돕는 행위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사람들이 ‘기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기부가 한 사회의 유대 정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공공 부문이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 기부는 이러한 공공 부문이 해결하지 못한 요소들에 시민들이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기부와 나눔’의 문화다.

 기부 문화가 위축된 한국 사회에서 퍼네이션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기존 기부는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부족해 기부를 시작하기 위한 진입장벽이 높았다. 그러나 퍼네이션은 이런 부담을 낮췄다. 친숙함을 무기로 대중에게 ‘나눔’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기자가 직접 해본 ‘퍼네이션’은 즐겁게, 일상적으로 할 수 있었다. 누구나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도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 여유가 부족해 기부를 실천해보지 못한 경험이 있다면 ‘퍼네이션’으로 나눔의 즐거움을 알아보는 건 어떨까.

 

김범수 기자  12202998@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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