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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개혁의 계절

  독자들의 기억 속 인하광장은 어떠한 모습인가? 필자가 봐온 자유게시판은 그저 ‘자유홍보게시판’이다. 연일 번지수를 잘못 찾은 동아리·학회·소모임 홍보의 바다가 되는, ‘학생활동(코너)을 이용해 달라’는 댓글이 이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광장은 그 모습에서 잠시 벗어났다.

  광장이 참 뜨거웠던 한 달이다. 회개특위 출범과 동시에 총대의원회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겹쳤고, 동아리연합회 대표자의 치부가 드러났다. 이례적으로 자유게시판에 입장문과 사과문 행렬이 연출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글들은 수천 회의 조회수를, 수십 개의 댓글을 선회하며 뜨겁게 달궈졌다.

  그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는 듯 광장은 또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모집”으로 분류된 글들이 모여있는 그곳. ‘광’장이 아니라 ‘광’고판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입학한 이래로 자치기구에서 발생한 큰 사건 여럿을 봐왔지만, 문제는 문제대로 쌓여만 갔다. 지난해 발생했던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렇지 않은가? 무엇이 틀렸는지, 왜 틀렸는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항상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적합한 해결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 상태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득(得)인가, 실(失)인가. 낡은 학생회칙 개정을 위한 총투표와 중앙자치기구 대표자 선거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이다. 무엇보다 학우들의 관심이 필요하고 중요한 현시점이란 말이다. 그 가운데 자치기구에서 여러 문제가 터졌다. 누군가는 이번 기회에 학생사회를 향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을 것이고, 혹자는 신물이 나서 등을 돌렸을 것이다. 아마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각각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독자들은 어떠한가? 학보를 읽을 정도라면 학생사회에 관심이 많은가? 아니면, 이제 관심을 버리게 됐는가? 하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관심의 끈을 잡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적돼 온 학생자치기구 문제들의 기저에 깔린 ‘학생회칙’, 그 낡고 오래된 학생회칙의 개정을 위해 많은 학우가 바쁘게 뛰고 있다.

  얼핏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보일 수도 있다. 늦었으면 어떠한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빠른 때라고 하지 않는가. 학생사회가 당면한 문제는 언젠간 해결해야 할, 그리고 누군가는 해결해야 할 일이다. 그 시간이 미뤄질수록 모두의 실망과 좌절은 반복될 것이다.

  산산이 부서진 외양간을 고칠 사람들이 모였지만, 그 사람들’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외양간을 고치기 위한 목재나 도구들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 재료들을 바로 학우들이 보급해줘야 한다.

  회개특위 부위원장은 ‘헌법에 기초한 국내 최고 수준의 학생회칙’을 약속하며 결의를 다졌다. 일련의 사건으로 학우들의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약 3개월가량 남은 2020년의 학생사회에 잠시 눈길을 주는 것은 어떤가. 개혁의 바람을 만들 것인가, 부패의 온상으로 남을 것인가. 앞으로 있을 회개특위의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현 편집국장  12192830@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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