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콩코는 아프리카 우무오피아 부족의 남자다. 그는 18살 때부터 7년 동안 씨름왕을 차지하며 부족에 명예를 안겨줬다. 또한 마을의 남자다움을 상징하는 곡식 ‘얌’을 재배하는 실력이 뛰어나 그의 곳간은 얌으로 가득 찼으며, 다른 부족과의 전쟁 시에는 맹렬한 용기로 적장의 목을 가져왔다. 그는 젊은 나이였지만 마을에서 존경의 대상이었다.

  성공적인 삶을 살아오던 어느 날 오콩코는 한 가지 시련을 맞이하게 된다. 마을에서 가장 연장자였던 에제우두의 장례 행사 중 실수로 총을 발사해, 그의 아들을 죽이고 만 것이다. 따라서 오콩코는 부족 규율에 따라 7년 동안 우무오피아를 떠나야만 했다. 결국 그는 가족과 함께 어머니 고향인 ‘음반타’라는 작은 마을로 유배를 갔다.

  음반타에 머물던 어느 날, 친구 오비에리카가 찾아와 우무오피아에 선교사가 찾아왔다고 알린다. 그는 기독교 세력이 교회를 세웠으며 벌써 소수의 개종자가 발생했다고 말한다. 이를 불결하게 여긴 오콩코는 하루빨리 귀향해 기독교 세력을 몰아내겠다고 결심한다.

  7년의 세월이 지나 오콩코는 설레는 마음으로 우무오피아에 도착한다. 그러나 우무오피아는 백인 기독교 세력이 이미 자리 잡은 상황이었다. 이들은 기독교와 함께 무역소, 학교 등 마을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는 문물을 가져와 개종자 수를 증가시켰다. 반면 기독교가 아닌 부족민들에게는 백인의 법대로 재판하며 함부로 다뤘다. 과거와 달리 변화된 마을에 분노한 오콩코는 당장 기독교 세력을 몰아내야 한다며 지도층들에게 행동 변화를 촉구한다.

  이후 몇몇 마을 사람들과 함께 전쟁을 준비하던 오콩코는 백인 세력이 보낸 전령들과 마주하게 된다. 한 전령이 당장 집회를 멈추라며 조롱했고 이에 분노한 오콩코는 도끼를 꺼내 그의 목을 베어 버린다. 자신이 목을 벤 후 마을 사람들이 나머지 전령들을 붙잡고 전쟁을 시작하기를 기대했던 오콩코는 ‘왜 이런 짓을 한 거야?’라는 소리를 한 마을 사람으로부터 들으며 자신의 행동에 아무도 동조하지 않는 현실을 지각한다. 나약해진 우무오피아 모습에 절망을 느낀 오콩코는 결국 숲속에 들어가 자살함으로써 생을 마감한다.   

  이 책의 백인 세력은 기독교를 매개로 미지의 세계인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선교사들을 보냈다. 그들은 병원과 학교를 짓고 부족민들에게 선물을 주며 이들이 서구 사회에 익숙해지게 했다. 결국 몇몇 부족민들이 기존에 믿었던 신에게 등을 돌리고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면서 더 이상 부족은 단결할 수 없었다. 백인 세력은 균열된 틈을 점차 확장해 나갔고 부족민들 모르게 식민지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갈등과 편 가르기가 일상인 현재 사회에서, 이 책은 내부분열이 한 집단의 전통과 믿음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앞으로도 분열이 지속된다면 우리 또한 점차 힘을 잃어가며 주변의 먹잇감이 될 것이다. 19세기 제국주의의 침입에서 발생한 책 속의 비극을 돌아보며 우리 사회를 되짚어보는 건 어떨까.

박동휘 기자  12163373@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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