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교의 의과대학이 금년으로 개교 20주년을 맞았다. 1985년 설립된 우리 의과대학이 어느덧 금년의 제15회 졸업생까지 총 1100여명의 전문 의료인력을 배출하며 20년의 청년으로 성장했다. 오는 5월 28일 의과대학과 의과대학 총동문회가 주관하는 기념식을 비롯하여 다채로운 개교 20주년 기념행사를 우리 대학교의 본관 대강당과 하이테크센타에서 개최한다고 한다. 우선 우리 인하인 모두가 축하하고 기뻐해야 할 일이다.
　돌이켜 보면 3호관 2층인 현재의 국책연구센터가 자리 잡은 비좁은 공간에서 강의를 시작하고, 몇 년 동안 학생들의 임상실습은 멀리 성남시의 인하병원을 이용하는 등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구 신흥동에 어엿한 인하대병원을 건립하여 운영하며, 정석빌딩을 교육공간으로 개조하여 의학캠퍼스를 이루고 있다. 초창기에 비하여 공간과 교육의 질 면에서 엄청나게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 의과대학의 교육여건과 교육과정 등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절대적 기준을 적용하여 평가하기는 어렵고, 우리 의과대학보다 역사가 긴 의과대학과의 비교는 차치하더라도 우리 의과대학과 비슷한 시기에 설립됐거나 더 늦게 설립된 다른 의과대학과 상대적으로 견주어 볼 때 여건이 어떠한지를 냉정하게 평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가깝게 같은 지역사회에 소재한 우리 의과대학보다 늦게 출범한 가천의과대학과를 비교해도 우리 의과대학의 우월성을 확신할 수 있는 근거가 미약하다는 평가를 부인하기가 어렵다.
　우리 의과대학은 2003년도 한국의과대학인정평가위원회의 평가에서 유례없는 인정보류의 평가를 받고, 한 동안의 보완기간을 거쳐 겨우 인정평가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그 평가결과를 살펴보면 교육과 학생복지 시설 등 하드웨어적인 미비점과 함께 소프트웨어인 교육과정과 행정적 보완점을 다수 지적하고 있다.
　여기서 교육과 학생복지 시설 등 물적 토대의 부족은 학교재단의 투자를 촉구하는 것이고, 소프트웨어의 미비는 의과대학의 학생교육을 직접 담당하고 주도하는 교수의 관심과 책임을 환기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평가항목에는 학생들의 실제적인 학업성취도나 학생들의 능력과 책임에 해당하는 조항은 포함돼지 않았다. 따라서 모든 책임은 학교재단과 의과대학 교육담당자에게 귀착된다.
　이제 성년을 맞아 학교재단과 의과대학의 교육담당자는 이러한 평과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치열한 반성과 역량결집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는데 심혈을 기우려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역량에 대한 냉철한 자기평가와 그에 걸맞은 확고한 교육목표를 정립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우리 인천 지역사회는 현재 국제화의 중심에 있고, 의과대학은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 등 내외의 변환에 대한 중대한 결정의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허황된 환상이나 자만심은 절대 금물이며 주체성을 잃고 큰 물결에 휩쓸려서도 곤란하다. 또한 그 돌파구를 스스로가 아닌 다른 엉뚱한 데서 찾으려고 해서도 아니 될 것이다.
　의과대학 설립 20주년이 새롭게 또한 한 차원 높은 의과대학의 무궁한 발전의 전기로 활용되기를 기원한다. 그 것이 우리 인하대학교 전체의 이미지와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는 길일 것이다. 다시 한번 인하인 모두의 이름으로 의과대학의 설립 20주년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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