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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코로나 시대, 본질을 벗어난 비난

한 경관이 밤에 순찰하다가 가로등 아래에서 뭔가를 찾는 사람을 봤다. 그 사람은 취기 있는 목소리로 열쇠를 찾고 있다고 답했다. 경관은 취객과 함께 열쇠를 찾았지만 도무지 찾을 수 없어 물었다. “여기서 잃어버린 게 확실해요?” 취객이 답했다. “아니요, 여기가 아니라 저기에서 잃어버렸어요. 그런데 저기는 가로등이 없어서 너무 어두워요. 안 보이면 못 찾잖아요.”

이는 오스트리아의 한 학자가 본질은 보지 못하고 가로등에 이끌려 잘못된 곳에 열을 내는 상황을 풍자한 우화다. 흔히 무언가 노력하지만, 그 방향이 잘못됐을 때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한다. 최근 코로나가 집어삼킨 한국 사회에도 이런 모습이 보여 우려스럽다.

 이달, 한 목사가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논란이 일었다. 혹자는 ‘예배’라고 주장했지만, 그것은 명백한 정치적 집회였다. 집회가 열린 날짜는 광복절, 그날 일일 코로나 확진자 수는 수백 명에 달했다. 목사는 결국 자신조차 코로나에 감염됐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여의도 교회 등 일반교회에서도 예배 중 확진자 수십 명이 발생했다.

 사람들은 이 두 사건을 갖고 개신교라는 집단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관련 뉴스 댓글에서 네티즌은 개신교인을 ‘예수쟁이’로 지칭하며 전체 교인과 교회를 비난했다. 신을 믿는 것 자체에 힐난을 쏟기도 했다. 집회를 연 목사와 여의도 모 교회가 졸지에 개신교 전체를 투영하는 것처럼 비춰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코로나 확산’과 ‘종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다만 비정상적인 목사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무책임한 교회가 있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번지수를 잘못 찾은’ 일부 사람들은 마치 특정 집단 전체가 잘못한 것처럼 여겼다.

 이런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잡을 수 있었던 것처럼 보였던 바이러스는 클럽이라는 폐쇄적 공간 특성 때문에 다시 전국으로 확산됐다.

 그런데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이 동성애자 클럽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언론은 사건의 본질보다는 ‘동성애’라는 세 글자에 집중했다. 첫 보도 이후 나흘간 동성애, 게이, 게이클럽 등으로 검색된 보도기사는 무려 1,174건에 달했다. 여론의 비난은 동성애자를 향했다. ‘동성애’라는 강력한 불빛에 현혹돼 코로나 문제 해결이라는 본질과 맞지 않는 엉뚱한 곳을 찾은 것이다.

 과연 코로나 정국 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본질’은 무엇인가. 불법 집회를 주도한 목사에 대한 정확한 처벌과 교회나 클럽 등 집합적 모임에 대한 제한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특정 집단 전체에 대한 무분별한 공격은 합리적이지 않다. 누군가의 신앙과 성적 지향을 향한 조롱은 바이러스를 방역하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위기를 헤쳐나가도 모자랄 판에 누군가 세워둔 ‘악의 프레임’이라는 가로등에 홀려 이상한 곳에 분을 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작 답은 다른 곳에 있는데, 엉뚱한 곳에서 존재하지 않는 해답을 찾으며 진을 빼느라 오히려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하루빨리 우리 사회가 갈등과 분열이 아닌 전국민적 연대와 협력을 통해 코로나를 극복하는 그 날이 오길 희망한다.

김범수 기자  12202998@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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