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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질환을 앓는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른 성인병이나 손목 통증 등이 그 예시다. 아픔에는 물리적 통증뿐만 아니라 정신적 괴로움도 포함된다. 전염병이 지속되는 지금도 일명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우울감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유독 ‘마음의 병’은 외면 받다 곪아 터지기 마련이다.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오해가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과 이에 관한 오해들을 알아보자.

 

우리나라 정신보건의 현주소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내가 모르는 것을 나도 모를 때‘…5월 2주 차 베스트셀러 순위 10위권 내를 차지한 도서들이다. 많은 독자는 심리학 관련 자기계발서들을 탐독한다. 각종 심리 테스트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인간의 마음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마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우리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한국 사람들은 크고 작은 마음의 병을 겪는다. 2019년 국립정신건강센터가 공개한 ‘국민 정신건강지식 및 태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지난 1년간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비율은 62.2%로 전년 대비 2.3%P 증가했다. 일상 및 가정생활에 지장이 있었다는 응답도 61.5%에 달했다.

  그러나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했을 때 상담이나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응답자의 22.0%에 불과했다. 5명 중 3명가량이 정신 문제를 경험하는 나라에서, 정작 많은 환자들은 적절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아파하는 많은 이들이 정신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정신 치료를 막는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다양한 오해와 부정적 인식이 치료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이러한 오해들과 부정적 인식에 대해 알아보자.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불이익을 받을까?

  ‘정신과 진료기록이 있으면 취업이 어렵다’, ‘정신병력이 있으면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정신과 진료와 관련해 흔히 하는 오해들이다. 실제 포털사이트 질문 게시판, 취업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 정신과 진료 시 생기는 불이익에 대해 질문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사람들은 대부분 정신과 치료가 취업이나 보험 가입에 불이익을 준다는 우려로 치료를 꺼린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개인의 진료기록은 본인 동의 없이 절대 열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직원 채용 시 진료 기록을 제출하게끔 하는 것 또한 법에 어긋나는 행위다.

  보험사에서도 이를 본인 동의 없이 열람할 수는 없다. 다만 실손 보험의 경우 ‘고지 의무’에 따라 최근 5년 이내 정신과 치료∙약 처방 여부를 고지해야 하며, 보험사에서는 이를 고려해 보험 가입 여부와 보험금을 산정한다. 이는 비단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기타 질병에서도 동일하게 요구되는 사항이다. 다만 고지한 진료기록에 따라 보험 심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때문에 진료기록이 두려워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비보험 진료를 택하는 환자들도 있다.

 

정신질환 치료를 막는 사회적 시선

  진료기록에 대한 오해 외에도 사회적 시선 또한 환자들의 발길을 돌리는 이유다. <2019년 국민 정신건강지식 및 태도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편이다’ 에는 전국 표본 1,500명 중 64.5%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내가 정신질환에 걸리면 몇몇 친구들은 나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문항에는 39.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정신질환 자체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만연하다. 가까운 주변인들의 시선 때문에 정신질환 치료의 문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언론의 자극적 보도 또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4월 진주 방화 살인사건 당시, 범인이 조현병을 앓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다수의 언론은 범인이 ‘조현병 환자’ 였다는 사실을 내세운 헤드라인을 사용했다. 이후 다양한 범죄 사건 보도에서 ‘범인이 정신병력을 가졌는지’ 자체를 앞다퉈 보도했다. 이러한 인식은 정신질환자가 부정적이고 공격적 성향을 가졌다는 편견을 심어줬다.

 

해외 정신치료 인식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정신질환 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서양에서는 비교적 개방적으로 정신질환을 다루며, 적극적 치료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일례로 1990년 인구 10만 명 당 30명까지 자살률이 급증했던 핀란드는 적극적인 조기 치료 대책을 시행해 상황을 반전시켰다. 핀란드 공영방송 YLE에 따르면 해마다 핀란드 국민 550만 명 중 7.4%가 우울증을 겪고, 연 40만 명 이상이 항우울제 처방을 받는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핀란드 국민이 정신과 진료에 거부감이 없다는 점이다. 병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 덕에 정신치료를 받는 사람은 증가했고 자살률은 2016년 13.8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어떤 전문가를 찾아야 하나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싶어도 당장 어떤 전문가를 찾아가야 할지, 어느 기관을 방문해야 할지 막막하다. 수많은 전문가와 상담소, 심리 카페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심리상담센터를 개소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중에는 충분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민간 상담사들도 있다. 이들은 이수하는 교육과 자격요건이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공신력 있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국가 공인 자격을 갖춘 전문가는 크게 심리전문가와 정신과 의사가 있다. 둘의 차이점은 정신과 의사만이 의료진으로, 약물 처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먼저 심리전문가로는 상담심리전문가, 임상심리전문가 등이 있다. 해당 자격을 취득하려면 한국심리학회에서 주관하는 국가자격증이 필요하다. 상담심리전문가는 주로 상담과 심리치료, 임상심리전문가는 주로 심리평가 등을 통한 진단을 수행한다.

  본인의 증상에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야 한다. 정신과 전문의는 의사면허증을 소지한 의료인으로서 진료, 진단, 약물 처방을 할 수 있다. 또한, 건강보험 혜택 등이 적용된다.

  이처럼 본인의 증상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문가를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음에도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몸이 아프면 병원을 가거나 약을 먹는 것처럼, 마음이 아플 때 전문가를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당연한 일’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들로 인해 사회로부터 상처받은 사람들이 오히려 사회가 만든 편견이라는 굴레에 갇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오해를 바로잡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 정신보건 실태를 알리고 인식을 높이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2020년 정신건강복지 관련 예산 중 정신질환 편견 해소와 인식 개선 예산은 2억 원으로 전년과 동일하다. 전년 대비 총예산이 12% 늘었으나 사회적 인식 관련 예산은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과 더불어 적절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언론 또한 범죄 사건 등 보도 시 정신질환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보도 행태가 아닌,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질환을 억누르고 숨기기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오히려 상처는 곪아 터지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부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로의 첫 발걸음이다.

이정민 기자  12182301@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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