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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노력

 

‘소확행’, ‘YOLO’와 같은 단어들은 더 이상 신조어가 아닐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행복’이 과거에 비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게 된 지 오래다. 현대인들은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SNS에 공유되는 많은 이들의 행복한 일상을 보다 보면, 행복한 개인들이 모인 우리 사회도 행복할 것만 같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 사회는 정말 행복할까?

 

  지난 2017년 경남 양산에서는 한 남성이 15층 아파트에서 밧줄에 의지해 외벽 도색작업을 하던 작업자의 밧줄을 공업용 커터칼로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작업자 김씨는 추락했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작년 하남에선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 주민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최근에는 서울 동작구에서 모친과 아들을 살해해 시신을 방치한 사건도 발생했다.

 

  수능 때마다 성적을 비관한 학생들의 자살 사건은 끊이질 않는다. 지난해 우리를 경악하게 했던 부산, 강릉 여중생 폭행사건,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등 청소년 범죄는 점점 흉악해져 간다. 지난 3월에는 중학생들이 무면허 뺑소니로 사람을 죽게 한 사건도 있었다.

 

  온라인상의 문제도 심각하다. 댓글 창에서 싸움이 벌어지는 것은 일상적인 모습이다. 작년에는 무분별한 악플로 죽음에 이른 연예인들의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초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끔찍한 성범죄가 밝혀져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최근 3년 이내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로 본 우리 사회의 모습은 행복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더 정확히, 우리 사회는 병들어가고 있다. 갈등은 혐오가 되고, 분노는 살인이 되며, 욕구는 비뚤어진 채 표출된다. 비극적 사건에는 이념이 따라붙어 본질을 흐린다. 개인주의라는 가면 아래 무관심과 불신이 만연하다. 물질주의 속에 사람은 소외된다. 어른들은 종종 ‘말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말세’라 표현되는 현실이지만, 우리의 온정으로 사회를 밝힐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 속에서도 따뜻한 손길은 존재했다. 코로나19로 극심한 피해를 겪은 대구·경북 지역과 의료진들을 위한 기부행렬과 캠페인이 그 예다. 본교에서 한 학우의 기부 모금이 많은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었던 것처럼, 우리는 위기 속에서도 개개인의 온정이 사회 전체에 따뜻하게 퍼져 나가는 것을 경험했다.

 

  ‘비교하지 말자’, ‘양보하자’, ‘사랑하자’와 같이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나 볼 법한 뻔한 말들을 마음에 새기자. 온갖 추상적이면서도 희망적이기만 한 말들을 새기고 살자. 너무 이상적이라고 느낄지 모른다. 현실은 이상과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소설가 빅토르 위고는 “오늘의 유토피아가 내일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이 현실이 될 순 없지만, 이상을 좇으려는 노력이야 말로 오늘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아닐까.

 

박정인 기자  1219284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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