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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하다] 비판의 늪에 빠진 '민식이법'을 조명하다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에 대한 운전자의 처벌을 대폭 강화한 ‘민식이법’이 지난 3월 2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여론은 “어른에게 조금 더 주의 의무를 기울였다”부터 “사실상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까지 다양하다. 최근 ‘민식이법 개정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35만명이 동의하면서 해당 법에 대한 반대 여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시행 약 한 달 차, 민식이법에 대한 비판이 조명받는 이유를 비춰보자.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故)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딴 법안이다. 이는 스쿨존에 신호등과 단속 카메라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스쿨존에서 어린이 사망·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 2건의 법안을 지칭한다. 그런데 이 중 가중처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조성됐다.

 

  ‘민식이법’에 의해 가중처벌을 받는 경우는 지자체에서 정한 어린이 보호구역 규정 속도를 지키지 않았거나, 어린이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 할 의무를 지키지 않았을 때다. 여기서 ‘어린이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 할 의무’에 명확한 기준이 없고, 운전자에게 사실상 모든 책임을 부여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또한 처벌 수위가 타 법률에 비해 높다는 논란이 있다. ‘민식이법’에 따르면 스쿨존 내 교통사고로 만 12세 미만 어린이를 사망하게 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는 ‘윤창호법’의 음주운전 사망 가해자 형량과 같다. 고의성이 있는 범죄와 과실로 일어난 범죄를 똑같이 처벌하는 것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민식이법’ 악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와중,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그 내용은 스쿨존에서 뛰어오던 초등학생이 자신의 차량에 부딪혔다는 것이었다. 운전자는 ‘당시 청색 주행 신호였고, 규정 속도인 시속 30km 이하로 달렸지만, 아이가 갑자기 뛰어들어 차 뒷문과 부딪히는 것을 피하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사고 발생 후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를 받게 했으나, 아이의 부모는 ‘민식이법’을 거론하며 합의금 300만 원과 병원비 전액을 요구했다고 한다.

 

  실제로 가까운 곳에서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사회에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민식이법’의 영향 때문인지, 운전자 보험 가입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주요 6개 손해보험사의 운전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72만 건에 이른다. 이는 27만 건인 전 달에 비해 3배, 전 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7% 증가한 수치다.

 

  또한 국내 최대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은 ‘어린이 보호경로’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스쿨존 내에 우회 경로가 없거나, 스쿨존 우회 소요 시간이 10분 이상 추가돼 운전자 불편이 더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스쿨존을 서행해 통과하는 경로를 안내한다.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기능이 하루에 100건이 넘는 고객들의 요청으로 도입됐다고 전했다.

 

  한편 ‘스쿨존을 뚫어라, 민식이법은 무서워’라는 이름의 모바일 게임이 등장했다. 지난 1일 등장한 이 게임은 11일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된 상태다. 게임 소개에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초등학생들을 피하세요, 스쿨존에서 초등학생을 건드리면 큰일나요’라고 적혀 있다. 해당 법안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고인을 능욕하고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희대의 악법을 풍자한 게임”이라는 리뷰를 남기기도 했다.

 

  민식이법의 도입 취지는 어린이 안전과 보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많은 법조계 관계자는 어린이 교통사고 처벌을 강화하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다른 범죄에 견주어 지나치게 형량을 높이면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

 

  ‘민식이법’이 과한 것일까, 비판적인 여론이 과한 것인가. 스쿨존 내 안전운전과 어린이 보호는 당연한 일이지만, 이를 위한 어른들의 불안감도 당연할까? 이달 20일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생들의 등교와 등원이 재개된다. 그 전에, 다양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책임소재를 따지고 처벌할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할 것이다.

 

김동현 기자  12192830@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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