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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하다] 한국 사회를 삼킨 코로나19

 지난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COVID-19’ (이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다. 1월 중순 국내 감염 사례를 시작으로 코로나19는 공포의 대상이 됐다. 시민들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생필품을 사 모으기 시작했으며 마스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각종 산업은 타격을 받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꾼 우리 사회 모습을 조명해 보자.

 아침에 눈을 뜨면 사람들은 뉴스를 통해 늘어난 확진자부터 확인한다. 확진자의 이동 경로는 초미의 관심사다. 언론뿐만 아니라 SNS나 인터넷 카페 등의 온라인 네트워크에서 누리꾼들은 확진자의 동선을 공유하느라 분주하다.

 새 학기가 시작됐어야 할 3월이지만 대학가는 아직 한산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부가 각 대학에 4주 이내의 개강 연기 및 온라인 수업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전국 초중고교 개학 또한 23일로 연기됐다. 학원에도 휴원 권고가 내려졌으며 고등학교 모의고사와 9급 공무원 시험 등 각종 시험 일정도 변동됐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 대기업들은 재택근무 지침을 내려 가정에서 사원들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가 조성되며 영화나 극장에도 관람객이 뚝 끊겼다. 외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집에서 식생활을 해결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소셜커머스를 통해 가정간편식과 식자재를 구매하거나 식사를 주문하는 등의 모습이 눈에 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생활은 하나부터 열까지 달라졌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우리 생활 모습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마저 감염시키고 있다.

 우선 확진자에 대한 도를 넘어서는 비난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확진자 동선 공개는 동선이 겹치는 사람을 빨리 파악해 추가 전염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뉴스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확진자 동선이 공개될 때마다 잘잘못을 따지며 그의 신상을 알아낸다. 혹자는 ‘왜 그리 싸돌아다니냐’, ‘이 시국에 왜 그런 곳을 가느냐’ 등의 악성 댓글을 달며 도를 넘는 비난을 일삼기도 한다. 실제로 숙박업소를 많이 방문했다고 밝혀진 한 확진자를 대단하다며 조롱하는 일도 벌어졌다.

 타인에 대한 비난을 일삼는 현 상황에 사람들은 “코로나에 걸리는 것도 무섭지만 마녀사냥을 당하는 것이 더 무섭다”고 말한다. 이는 동선 공개의 본질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으며 실질적 감염병 관리 측면에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확진자가 비난을 두려워해 증상을 숨기고 검사에 소극적으로 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혐오는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다.

 국내 특정 지역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지역 차별 또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달 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차별 표현을 담은 게시글 6건을 삭제 조치했다. 그 중에는 ‘대구 폐렴을 종식하려면 김OO 셰프님(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사건 범인)을 투입해야 한다. 코로나는 열에 약하다. 다시 한번 지하철에 불을 질러 통구이로 만들어 코로나를 잡아야 한다’ 등 심한 수위의 발언도 속해 있었다.

 각 지역의 학생들이 모이는 대학 커뮤니티에서도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하라” 등의 발언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불안감이 혐오와 차별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혼란한 사회 분위기를 틈타 남을 속이는 사람들도 있다. 일명 ‘코로나 피싱’이라 불리는 사기 행위가 대표적 예이다. 이는 주로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조사가 어렵다’라는 식으로 말하며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확진자 동선’ 등의 문자를 보내 개인정보나 돈을 가로채는 사기 수법이다. 이는 국민의 불안을 미끼 삼아 사익을 취하는 이기적인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우리 삶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인간성마저 삼켜 버린 듯하다. 혐오는 더 이상 해결책이 아니다.

 의료봉사를 위해 확진자가 급증하는 지역으로 발 벗고 달려가는 이들이 있고, 어려운 자영업자를 SNS 홍보를 통해 돕는 사람들도 있다. 마스크 등의 물품이나 성금을 기부하는 릴레이도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이 오히려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재고해볼 시점이다.

 

이정민 기자  12182301@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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