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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영화] 천문 : 하늘에 묻는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조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알려진 세종과 천민 출신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신분을 뛰어넘은 가슴 따뜻한 우정, 그리고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 누구보다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알기 위해 노력했던 이들이 꿈꿨던 세상, 역사 속 기록에 나오지 않은 이야기를 영화적 상상력에 기반하여 그려낸 팩션 사극이다.

 영화는 세종이 탄 가마가 부서지는 안여 사건의 발생을 웅장하게 보여주며 시작된다. 그리고 세종과 장영실의 만남부터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일들을 보여준다.

 세종과 관노 출신 장영실의 첫 만남은 장영실이 세종에게 외국 설계도를 물시계의 그림이라고 설명하면서부터다. 설계도에 따르면 물시계를 만들기 위해 코끼리가 필요했으나, 장영실은 코끼리 없이 물시계를 만들어내고 종3품 대호군이 된다. 또한 장영실은 조선의 절기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혼천의를 만들어내면서 세종의 신임을 더욱 얻게 된다.

 그러나 장영실이 업적을 만들어 갈수록 명나라와 다른 신하들의 견제가 심해진다. 이에 장영실이만든 발명품은 다 불태워진다. 또 그는 명나라에 끌려가는 위기에 처하며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옥에 갇힌다. 심지어 장영실은 세종이 타는 가마 ‘안여’가 부서지는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그가 안여 제작을 감독했기 때문이다. 세종은 장영실이 도망갈 수 있게 하지만 장영실은 자신이 사라지면 세종이 훈민정음을 반포할 때 발목을 잡힐까 감옥에 남는다. 결국 장영실은 세종을 위해 자신이 역적이라고 하면서 저지르지 않았던 안여 사건의 진범이 돼 곤장 80대 형을 받는다. 그 후 장영실에 대한 역사 기록은 알 수 없다는 자막이 나오며 영화는 끝난다.

 이 작품은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업적만을 그리기보다 두 사람의 관계에 더 무게를 싣는다. 별을 보고 싶어 했던 세종을 위해 장영실이 문풍지에 먹을 칠하고 촛불을 이용해 별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장면은 세종에 대한 장영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뚫린 구멍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들을 함께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은 가슴을 따뜻하면서도 먹먹하게 만든다. 또한 그들은 궁 밖에 누워 밤하늘에 뜬 무수한 별들을 함께 올려다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는 왕과 신하의 대화지만 신분을 뛰어넘어 깊어지는 둘의 우정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마지막 안여 사건의 주범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세종은 하고 싶어 했던 것을 미루면서까지 장영실을 살리려 한다. 하지만 장영실은 결국 자신이 일부러 안여를 조작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서로를 위해 어쩔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되는 장면에서 슬픈 감정은 더욱 고조된다.

 자신의 능력을 알아봐 준 군주와 그가 꿈꾸는 세상을 이루는 데 함께하는 신하로서 그들의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함께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박유정 기자  12182941@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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