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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톡톡] 조삼모사 원숭이는 정말 바보일까?

 ‘조삼모사’라는 사자성어는 송나라 저공이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줄까,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줄까?” 하고 묻자 원숭이들이 후자를 택한 데서 유래됐다. 이 성어는 ‘당장의 이익에만 신경 쓰는 어리석음’, ‘간사한 잔꾀로 남을 속여 희롱하는 말’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우리는 이 원숭이들을 비웃어선 안 된다. 오히려 사람보다 더 경제학적으로 우수한 원숭이들이니 말이다.

 언뜻 보면 도토리의 총합은 7개로 동일하기에 위의 두 경우가 같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원숭이가 은행에 도토리를 저금한다면 아침에 많이 받는 것이 경제학적 측면에서 더 이득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우선 현재가치와 미래가치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재가치는 미래에 발생할 현금흐름에 화폐의 시간적 가치를 반영해 ‘현재 시점의 가치’로 환산한 값이다. 화폐의 현재가치는 미래가치보다 높은데, 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래에 해당 금액을 받을 수 있을지, 물가가 어떻게 변할지 우리는 알 수 없고 현재 내가 재화를 가졌을 때 할 수 있는 일을 포기하는 기회비용 등도 화폐의 시간적 가치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같은 금액이라도 현재가치가 더 높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것에 대한 시간의 대가가 바로 ‘이자’다. 우리가 흔히 은행에 예금이나 적금 등으로 돈을 기탁할 때 맡긴 금액이 클수록, 기간이 오래될수록 더 많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는 현재가치가 더 높은 재화를 맡긴 것에 대한 대가다. 이자는 이자율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 중 시장이자율은 금융시장에서 성립되는 이자율로, 흔히 금리라고 한다.

 이 이자율로 우리는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 미래가치는 일정 금액을 일정 기간 동안 은행에 예치했을 때 얻는 원금과 이자의 합이다. 원금은 곧 현재가치가 되며 원금과 이자의 합계가 미래가치가 된다.

 따라서 미래가치는 현재가치*(1+이자율)^기간이다. 현재의 화폐가치에 현재 1원의 일정 기간 후의 가치(=(1+이자율)을 예금 기간만큼 제곱한 값)를 곱해주면 구할 수 있다.

 오늘 당장 100만 원을 받는 것과 1년 뒤에 100만 원을 받는 두 가지 경우를 가정해 보자. 시장이자율이 연 10% 복리라고 가정했을 때, 지금 100만 원을 받아 은행에 예금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다. 현재 은행에 100만 원을 입금해 1년 뒤에 찾는다면 100만 원*(1+0.1(시장이자율)^1)=11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1년 뒤 100만 원을 받는 것보다 이자수익을 통해 차익을 얻는 것이 더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 내가 가진 100만 원과 1년 뒤의 100만 원은 같은 금액이라도 현재가치가 더 높다. 따라서 같은 금액이라도 아침의 도토리 4개와 저녁의 도토리 4개는 그 가치가 다르다. 화폐 가치는 고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금액이라면 한시라도 빠른 현재 현금을 손에 넣어 은행에 저금하는 대가로 이자 수익을 얻든, 미래에 가치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금융상품에 현명히 투자하든지 해서 화폐가치를 올리는 것이 더욱 이득이 될 것이다.

 조삼모사 설화 속 원숭이는 결과가 같은데도 눈앞만 보는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였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현재가치와 미래가치에 대해 잘 아는 원숭이였던 것이다. 오히려 이를 보고 어리석다고 비웃던 사람들이야말로 한 수 배워야 한다.

 

 

이정민 기자  12182301@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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