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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황교안 대표의 단식농성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감행해 주목을 받았다.황교안 대표는 지난달 20일부터 패스트트랙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철회, 지소미아 파기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22일 지소미아 종료가 유예됐음에도 황교안 대표는 단식을 멈추지 않았다. 황교안 대표는 “그동안 요구해왔던 지소미아 유지의 일부가 받아들여졌다”고 평가했지만 자신이 요구했던 3개 조건 중 1개가 해결된 것에 불과하므로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렇게 단식을 이어가던 황교안 대표는 계속해서 건강 상태가 악화됐지만 이를 멈추지 않았고, 결국 지난달 28일 응급실로 이송됐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농성과 정미경, 신보라 위원의 동조단식으로 자유한국당은 ‘합법적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필리버스터와 의원직 총사퇴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선거법과 사법개혁을 합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자유한국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야4당과 공조를 통해 강행 처리할 경우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교안 대표가 쓰러지자 정미경, 신보라 의원은 동조단식을 시작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황교안 단식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황교안”이라고 말하며 자유한국당에서 단식을 이어갈 것을 굳게 표명하고, 단식을 진행하며 주장하는 의도들이 자유한국당의 목소리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들이 이렇게 굳게 철회를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의석수를 정당 명부 투표 득표율에 비례해서 배분하는 선거제도다. 지역구 선거 1위 후보는 무조건 당선시키고 각 당의 비례대표 당선자 수를 조절해서 각 당의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합한 숫자를 정당 득표율에 맞추는 선거법으로 군소정당의 비례대표 의석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대표 발의자로 나선 개정안으로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대량의 사표를 발생시키며 선거제도로 인해 정당득표율과 의석점유율 사이의 불일치가 큰 폭으로 나타나는 것을 이유로 제안됐다.

 이 선거법 개정안은 지난 4월 발의돼 어렵게 패스트트랙에는 올랐지만 우여곡절을 거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됐다. 자유한국당은 체계 자구 심사기한 90일을 꽉 채우며 지연시켰지만 결국 자동부의 됐고 부의되기 전날 자유한국당 소속의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선거법 개정의 본회의 부의를 연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제로 현재 정당지지율로 시뮬레이션 해보면 연동형을 도입하기만 하면 의석비율과 상관없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석은 감소하고 민주당과 정의당의 의석은 늘어난다. 이에 자유한국당에서는 최근까지 황교안 대표가 단식농성을 하면서까지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공수처 설치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같은 패스트트랙에 오른 사안이 아닌 지소미아 파기 철회는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지소미아 조건부 종료 연기를 발표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대표는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이 무산되자 측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이어나갔다. 지소미아 문제는 한일간 정치협상의 대상이자 국가차원의 결단 문제였으며 황교안 대표는 목적하던 바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강행한 것은 다른 의도가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지소미아 파기 철회라는 사안이 야당의 대표가 단식의 목적으로 내세우기에 적합한 목적이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공수처법 포기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철회 역시 정치협상의 대상이지 단식투쟁을 통해 쟁취할 사안은 아니라고 보는 주장도 존재한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의 실질적 목적은 위와 같은 사안들이 아니라 곧 있을 총선을 의식해 물갈이 공천을 단행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실제로 단식투쟁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유한국당은 당의 50%선의 물갈이 공천을 공식화 했고 보수통합을 주도할 수 있는 정치적 상황을 만들었다. 이번 황교안 대표의 단식농성이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 설치법 폐지,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와 같은 목적을 위한 적기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상황에서 실제 의도는 무엇인지는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선경 기자  12182872@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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