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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전시] 더 뮤즈:드가 to 가우디

 ‘뮤즈’는 예술가들이 익숙함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고 수천 번의 붓질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한 의미에서 뮤즈는 영감을 통해 예술가의 마음을 흔들어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하게 만드는 존재를 상징한다.

 더서울라티움에서 내년 2월까지 진행하는 ‘더 뮤즈: 드가 to 가우디’는 애드가 드가와 조르즈 쇠라, 피에트 몬드리안, 장 프랑스아 밀레, 안토니오 밀레, 알폰소 무하에 이르기까지 19세기 거장들의 개성과 예술관을 보여준다. 특히 거장이 뮤즈에게 영감받은 그 순간으로 돌아가 그들이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전시는 무수한 점들이 화려하게 흩날리다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하며 시작된다. 바로 점묘법 창시자인 조르주 쇠라의 작품을 스크린으로 표현한 것이다. 점을 수만 번 찍어가며 색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했던 그의 노력과 점묘법의 아름다움은 영상을 통해 전해진다. 가우디가 건축한 ‘카사 밀라’를 축소한 구조물은 다채로운 색의 빛을 투영해 곡선을 강조했다. 자연이 지닌 곡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가우디의 예술 세계를 관람객이 눈과 마음으로 만끽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밀레의 그림은 3D 영상으로 재구성돼 그가 평소 그리고자 했던 시골 풍경을 전달한다. 전시실을 감싸는 하늘 사진과 모형 갈대, 감각적인 조명은 황금빛 밀밭이 보이는 듯한 착시를 준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반 고흐와 밀레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반 고흐가 밀레를 닮아가고자 노력했던 모습, 밀레와 분리돼 자신만의 독특함을 남긴 모습을 미디어아트를 통해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반 고흐와 밀레가 나눈 교감을 그들의 말과 작품이 담긴 다큐멘터리로 재구성했다.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었던 두 거장이 사실은 예술을 통해 연결돼있는 진정한 스승과 제자 관계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장이 남긴 작품들이 가슴을 울리는 것은 빛과 어둠을 모두 끌어안으며 어제와 다른 오늘을 영민하게 관찰해 표현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장들에게 아주 특별한 그들만의 ‘뮤즈’가 존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예술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답은 그렇지 않다. ‘뮤즈’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 그 자체에 있다. 남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을 돌아보고 현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이 바로 영감의 원천이었다. 그러므로 본 전시는 우리도 거장처럼 일상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전해준다.

 작품으로만 만난 예술가는 필자에게 늘 천재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은 일상과 아주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예술가들이 품고 있던 비밀스러운 이야기와 그림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노력을 마주하면 9명의 거장과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19세기 거장들의 따뜻한 감성과 예리한 지성을 들여다보러 지금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김예은 기자  12193471@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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