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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아슬아슬한 한∙일관계, 지소미아 폐기 결정의 영향은?

 현재 한∙일관계를 만든 갈등은 지난해 10월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제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서 시작됐다. 대법원에서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1인당 1억원 배상 판결을 내렸고 아베 총리는 판결 이후 한국이 한일청구권협정을 위반했다며 이를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일본은 전략물자 관리를 핑계삼아 한국에 대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3개 핵심 품목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돼 군수전용 가능성이 있는 1100개의 전략물자 리스트 규제 품목 수출에 대해 일반포괄허가에서 특별일반포괄허가로 바뀌게 됐다.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지소미아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지소미아는 군사정보보호협정으로 협정을 맺은 국가 간에 군사 기밀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협정이다. 지소미아 이전에는 미국을 매개로 삼아 양국의 정보가 서로 전달됐지만 지소미아를 체결해 2급 이하의 군사비밀을 직접 공유할 수 있었다.

 과연 한국의 지소미아 폐기 결정은 한국과 미국, 일본에 각각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미국의 경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한국 정부의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러한 반응을 내비친 이유는 지소미아 중단으로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전개해왔던 안보체제가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유럽에서 NATO를 창설하는 등 집단안보 군사동맹체제를 유지한 것과 달리 아시아 지역에서는 개별 안보협약에 의지해왔다. 미국과 연결된 아시아 지역의 나라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안보체제를 유지해왔던 것이다. 지소미아가 체결된 핵심적인 이유였던 미국은 지소미아를 이용해 아시아를 연결 짓고자 했으니 우리정부의 결정이 반가울리 없다.

 얼마전 진행된 독도방어 훈련에 대해서도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하며 이번 훈련에 한일관계의 악화 의도가 있다고 파악했다. 처음으로 독도방어훈련에 대해 공개입장을 표명하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정부를 비판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또 슈라이버 차관보는 미국과 러시아가 중거리핵전력조약에서 탈퇴한 후 대두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 구상과 관련해 일본이 후보지가 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본은 지소미아 폐기에 대해 크게 반응하고 있지 않다. 국제외교무대에서 한국이 국가간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고 몰아세울 뿐이다. 지소미아의 폐기가 일본에게 타격이 되지 않는다는 국내 여론도 상당하다. 우리 정부가 명분과 실리 중 명분을 선택했지만 그마저도 확실히 챙기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한국을 배제하고 동북아 안보질서를 개편한다면 우리는 소외되는 반면 미∙일동맹을 기반으로 일본에 힘을 실어주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고도 지소미아의 폐기를 주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소미아가 충분히 의미있는 카드라는 입장은 지소미아를 통해 실제 한∙일간 주고받은 정보가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또 한편에서는 이번 지소미아 종결이 지소미아가 가지고 있는 한∙미∙일 3각 틀에 얽매이는 고리를 극복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지소미아가 본질적으로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관련돼 있었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중국의 확대와 북한의 도발을 방지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소미아의 연장을 선택했다면 남북관계에 악재가 됐을 수도 있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미국은 지소미아 종료가 자국의 안보영역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가 북미 대화에 개입하는 데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안을 최대한 한일문제로 좁혀야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지소미아의 폐기는 우리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일본에 대한 대응이었지만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우리는 한∙미 동맹에 생길 변화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지소미아 파기가 한∙미 동맹 균열과 안보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방위비 협상에 대한 우려로까지 확산됐다. 이번 사건이 새로운 전기가 되어 한국의 외교가 바로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과 미∙일 동맹 위상만 높였다는 비판이 대립되는 와중에 미국에서는 결정의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지소미아 종료결정을 카드로 꺼내든 한일 양국의 경제, 외교전은 더 이상 한∙일 양국만의 갈등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됐다.

김선경 기자  12182872@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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