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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논단] <나의 특별한 형제> 영화 관람기

 평소 학내에서 소모임 활동을 함께 해온 동료 교수 몇 분과 <나의 특별한 형제>를 관람했다. 한창 촬영 중이던 작년 여름에 실화에 바탕을 둔 이 영화의 각본을 쓴 작가이자 감독인 문화경영문화콘텐츠학과 육상효 교수로부터 주인공 세하(신하균)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는 것으로 돼 있어 정석학술정보관에서 세하와 동구(이광수)가 공부하는 모습을, 본관 하나홀에서는 졸업식 모습을 담은 영화 속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영화 개봉 소식이 더 반가웠다. 영화를 보면서는 우리 학교 사회복지학과는 2017년에 신설되어 아직 졸업생이 배출되지 않았지만 주인공 세하가 마치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졸업생인 것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런 즐거운 마음 한켠에는 개봉 시점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상영관 수와 마케팅 홍보비용이 엄청난 <어벤저스: 엔드게임>이 시작된 지 불과 일주일 밖에 안 된 시점이었기 때문이었다. 영화를 본 날은 개봉 9일째였는데 영화의 내용도 감동스러웠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침 그 날 <나의 특별한 형제>가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나특형’이라 불리기 시작한 이 영화는 잇따른 호평 행진 속에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5월 중순에 손익분기점인 140만을 무난히 넘기고 ‘5월의 작은 기적’을 만들어 내며 상영을 이어갔다.

 

 육상효 감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승인 임권택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오늘 육감독 영화를 봤는데, 너무 좋아서 전화를 했어요. 각본도 좋고, 연출도 좋고, 연기도 좋고 정말 오랜만에 좋은 한국 영화가 나와서 전화를 했어요. 아주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었어요. 마음이 너무 좋아서 전화를 한 거요. 오늘 아주 좋은 날입니다”고 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에 작가로 참여했던 육상효 감독은 존경하는 스승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 신문에서는 「어떤 정부도 못 이룬 걸, 114분짜리 영상에 담아내다니」라는 제목으로 <나의 특별한 형제>가 올바른 장애인 정책이 뭔지 알려주는 영화라고 평해 새삼 예술이 가진 사회적 힘을 느끼게 했다. 현실 사회와 삶의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과 고유의 매력은 여러 언론매체 리뷰를 통해 많이 다뤄졌는데 그 바탕에는 무엇보다도 영화 속 인물들과 상황을 쉽게 대상화, 타자화 시키지 않으려는 육상효 감독의 뚜렷한 소신과 철저한 노력이 뒷받침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러한 철학이 단지 감독의 희망사항이나 일방적 요구에 그치지 않고 함께 영화를 만든 배우들과 스텝들에게 온전히 전달되고 공감을 불러 일으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완성도 높은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한다.

 

 디자인융합학과 교수로서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 관점에서 이 영화를 바라보자면 <나의 특별한 형제>는 장르는 다르지만 융합적인 사고로 창의성을 구현한 창의적 문제해결의 모범사례로 보인다. 창의성은 ‘상상력과 가능성을 동원해, 아이디어나 사람 혹은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새롭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각 단계마다 다양한 자세와 사고 방법이 필요하다. 시작 단계에서 디자이너는 탐험가와 탐정과 같은 능동적 자세로 문제를 찾아내고 정의하게 되며, 이렇게 정의된 문제는 예술가의 자세로 발상이 된 아이디어로 구체화되고 시각화되게 된다. 그 다음에는 엔지니어와 같은 자세로 아이디어를 종합하고 객관적으로 점검하여 실제 실행할 수 있게 하고, 최종 완성하기 전에는 가치와 윤리의 차원을 고려하면서 비판적 검토를 시행하여 판사의 자세로 좋은 판단을 하도록 한다. 그렇게 창작된 작품이 유통과 홍보의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전달이 되는 것이다. <나의 특별한 형제>를 보면서 탐험가이자 탐정으로서 주제에 접근하고 예술가로서 영화의 표현 형식을 고민하며 엔지니어처럼 정교하게 제작하고 판사와 같이 정의롭고 균형 잡힌 판단으로 전달할 영화 메시지의 톤과 매너를 결정하는 육상효 감독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가 기술혁신 덕분에 가능해진 SNS 소통방식을 통해 어벤저스의 집중 포화 속에서도 묻히지 않고 관객들의 힘으로 상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문득, AI시대를 대비하여 대학교육에서 창의성과 융합 역량이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여 외치면서 정작 우리는 <나의 특별한 형제>가 보여준 것과 같은 인문가치와 인간정서에 바탕을 둔 문화예술의 창의성과 융합적인 힘, 그리고 문화다양성의 소중함은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창의성과 융합의 콘텐츠로서 <나의 특별한 형제>는 아주 특별하다.

 

디자인융합학과 강현주 교수

인하대학신문  inh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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