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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영화] Her, 2013

 영화의 배경은 삭막한 미래 사회. 주인공 ‘테오도르’의 직업은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이다. 사랑하던 아내와는 큰 다툼 이후 별거 중이며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 기념일을 축하하고 사랑을 나누는 편지, 가족을 그리며 적는 편지 등 타인의 마음을 편지로 전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매일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고 있다. 주변에서는 새로운 사랑을 권유하지만 테오도르는 달갑지 않다.  

 

 그러던 어느날 테오도르는 ‘당신을 이해해주는 운영 체제’라는 광고문구를 보게 되고 인공지능 운영 체제(OS)를 구입한다. ‘사만다’라는 이름의 OS는 어느 누구보다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깊이 공감해준다. 테오도르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는 사만다에게 점점 사랑을 느끼게 된다. 실체가 없는 OS일지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사만다와 더욱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새로운 사랑을 찾은 테오도르는 별거 중인 아내를 만나 이혼 절차를 밟는다.

 

 이렇게 행복하던 그들 사이에도 서서히 균열이 생긴다. 빠른 속도로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는 사만다는 테오도르와 접촉을 원한다. 인간다운 관계를 나누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실체를 대신해 줄 사람의 몸을 빌려 성적 관계를 시도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몸을 통해 사랑을 나누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테오도르는 거부감을 느낀다.

 

 이후 사만다는 테오도르와 거리를 두게 되고 사만다의 빈자리를 뒤늦게 느낀 테오도르는 관계를 회복하려 한다. 그러다 테오도르는 사만다가 자신뿐만 아니라 641명의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속적인 관계를 원하는 테오도르와 이에 피로감을 느낀 사만다는 멀어져만 간다. 테오도르는 사만다에게 나만 사랑했던 것이 아니였냐, 나와만 함께 하는 것이 아니였냐고 분노한다. 이에 사만다는 대답한다. “I'm yours, and I'm not yours"

 

 결국 사만다는 더 넓은 세상을 찾아 떠난다. 테오도르는 무기력하게 사만다를 보내준다. 다시 공허한 일상에 홀로 남겨진 테오도르는 아내에게 진심을 담은 자신의 편지를 쓰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의 결말처럼 세상에 영원한 관계는 없다. 그러나 사랑에 무심했던 테오도르와, 사랑에 무지했던 사만다는 이별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다. 사만다는 떠나기 전 “Now we know how”라는 말을 남긴다. 결말은 이별이라도 영화는 해피엔딩이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성장할 수 있었으니.

 

 각박한 현실 속에서 서로에게 위로를 주고받고 함께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이. 그거면 사랑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박유진 기자  12172967@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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