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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책] 인생우화

 “천사의 실수로 세상의 바보들이 한 마을에 모여 살게 되었다”, “인생의 조언이 필요하세요? 바보들의 마을, 헤움으로 오세요.”

  

 세상의 바보들이 한 장소에 모여 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빵장수는 자신이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내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손목에 묶은 붉은 끈이 사라지자 자신을 찾아 헤맨다. 교회의 신도들은 실수로 창문을 만들지 않은 교회당을 밝게 밝히기 위해 손바닥으로 햇빛을 나른다. 구두 수선공은 살던 도시를 떠나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났으나 도중에 방향을 잘못 잡아 다시 돌아와 이 곳이 자기 마을과 똑 닮은 도시라고 믿는다. 이외에도 <인생우화>의 마을 ‘헤움’에는 다양한 바보들이 산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이라고 믿는다.

 

 헤움마을 바보들의 우화는 두 천사 이야기로 시작한다. 인간 세상이 점점 어리석어지는 것을 우려한 신이 두 천사를 불러 임무를 맡긴다. 한 천사에게는 ‘지혜로운 영혼들을 모아 마을과 도시에 고루 보내라’고 한다. 어리석은 자들을 모두 가르치려는 방법이다. 다른 천사에게는 ‘지상에 있는 어리석은 영혼들을 전부 자루에 담아 데려오라’는 임무를 내렸다. 어리석은 자들을 지혜로운 영혼으로 바로잡아 세상에 내려 보내려는 것이었다.

 

 첫 번째 천사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두 번째 천사의 임수 수행은 순탄치 못했는데 세상에는 어리석은 영혼이 셀 수 없이 많았기 때문이다. 영혼들을 자루에 담아 옮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자루는 큰 소나무의 솔잎에 걸려 찢어졌고, 그 순간 자루 안의 영혼들이 일제히 쏟아져 굴러 떨어졌다. 그렇게 헤움이 생겨났다.

 

 헤움에 사는 사람들은 지혜로운 현자 일곱 명을 뽑아 의회를 구성하고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책을 모색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 일곱 명의 현자가 더 어리석은 자들이라는 사실이 이야기에서 드러난다.

 

 바보 같은 헤움 사람들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 우리는 때로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고 바보같이 군다. 지혜롭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더 어리석은 자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들은 자신이 가장 지혜로운 것처럼 행동할 때가 있다. 그래서 헤움 사람들을 비난할 수 없다. 그 안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화는 이렇듯 인간의 모습을 그리며 우리에게 작은 숙제를 남긴다. 헤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그 숙제의 답을 얻을 수 있다.

엄현수 기자  12172975@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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