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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암표의 유혹근절되지 않는 암표 거래, 이대로 괜찮은가?
인기영화 ‘어벤져스’의 영화관 명당자리를 두고 암표시장이 형성됐다

 최근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인기 열풍과 본격적인 페스티벌 시즌인 5월을 맞아 온라인상의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암표를 거래하면 티켓 판매로 인한 정당한 이익이 배급사나 기획사에 가지 않고 이와 무관한 제삼자가 정가의 배가 되는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웃돈을 받고 티켓을 재판매하는 리셀러(reseller)들은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와 함께 늘어나고 있다.

 

암표의 그림자

 암표란 정가보다 웃돈을 받고 몰래 사고파는 입장권, 승차권 등을 의미한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원가보다 더 비싸게 팔기 위해 의도적으로 티켓을 구매한 것이 대부분이다. 암표는 ▲유명 연예인 공연 ▲뮤지컬 공연 ▲프로스포츠 빅매치 경기 등에 어김없이 등장하며 심지어는 명절 연휴 기차표에도 존재한다.

 

 인기영화 어벤져스의 영화관 명당자리를 두고 암표 시장이 형성됐다.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정가 2만 1,000원인 영화가 다섯 배 가격인 1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영화관 측에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 티켓 재판매자로 확인되면 ▲홈페이지 아이디 사용 제한 ▲강제 탈퇴 ▲예매 내역 취소 등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기 있는 티켓 시장마다 암표는 그림자처럼 따라오고 있다.

 

부르는 게 값인 암표 시장

 암표는 영화계 뿐만 아니라 가요계 등 공연업계에서도 골칫덩이다. 오는 7월 내한하는 팝스타 제이슨 므라즈의 콘서트 티켓의 경우 정상가는 13만 2,000원이지만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서는 약 2배 이상인 30만 원 정도에 판매 중이다. 이 사이트를 살펴보면 11만 원 상당의 인기가수 콘서트 티켓을 20만 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으며 홍콩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의 36만 원짜리 콘서트 티켓을 무려 30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렇게 비싸게 암표를 팔아도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명절 연휴 때 불법적으로 거래하는 승차권도 암표에 해당한다. 코레일에서는 ‘승차권 암표 거래 게시글은 불법 승차권 알선 행위이기 때문에 클릭하지도 구매하지도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승차권 암표 거래로 피해를 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는 ▲승차권 대금을 먼저 보내고 승차권은 받지 못하는 경우 ▲승차권을 캡쳐 이미지 등으로 여러 명에게 판매해 승차권이 중복되는 경우 ▲사진 또는 캡쳐 이미지 등 정당하지 않은 승차권 사용으로 부정승차로 단속되는 경우 등이 있다. 열차 승차권을 정상가보다 웃돈을 주고 판매하는 것은 철도사업법 10조 및 경범죄 처벌법 3조를 위반하는 불법 행위다. 실제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 또는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의 형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암표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정가의 최대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암표, 안 잡나? 못 잡나?

 암표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 중 하나는 ‘가벼운 처벌’ 때문이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에 따르면 경기장이나 역, 정류장 등의 장소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 ▲승차권 ▲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의 형을 받는다. 불법 행위가 입히는 손해에 비해 벌금액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암표를 단속할 법적 근거도 부족하다. 공연장이나 경기장 등 현장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티켓만 암표로 정의되고 있어 온라인으로 팔리는 암표는 법망을 피해갈 소지가 존재한다.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암표를 처벌할 별도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제작사 배급사 등이 직접 ‘업무 보고죄’로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관련 업체가 모든 온라인 거래를 모니터링하기는 어렵다. 모니터링을 하더라도 일일이 암표상들을 고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암표 판매가 계속되는 것은 매크로를 이용한 티켓 구매가 현행법상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매크로란 공연 예매 시에 로그인부터 좌석 선택을 거쳐 결제창에 도달하기까지 경로를 자동으로 처리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온라인에서 단돈 5,000원이면 프로그램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고 PC방 차원에서 매크로를 돌려 암표를 팔기도 한다. 대리 티켓팅도 존재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각종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인기 공연 티켓을 대신 예매해주겠다며 개인 연락을 유도하고 티켓 가격에 프리미엄 가격을 덧붙여 판매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암표방지법의 실효성

 티켓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암표 거래 행태가 계속되자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암표 거래 처벌 규정을 신설하고 과태료를 1,000만원으로 하는 등의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암표 문제에 대한 지적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온라인 암표 처벌 관련 법안이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티켓 구매를 금지하자’는 내용으로 발의된 법안은 총 9건이다. ▲상습적 또는 영업 목적의 티켓에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것을 규제하는 공연법 개정안 ▲매크로를 이용한 사재기, 판매를 금지하는 경범죄 처벌법 개정안 ▲전자상거래에서 매크로를 금지하자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재산상 이득을 위한 매크로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안들 대부분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티켓을 예매했는지 밝혀내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IP와 ID를 추적할 때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 때문에 사법 경찰관을 통한 단속 권한과 단속 인력의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온라인상 여객 철도 암표 거래를 금지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지난 8년간 두 기관의 기차 암표 단속 사례도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상 암표 판매자를 단속 처벌하려면 인적사항을 확보해야 하지만 벌금형이 아닌 과태료 처분의 경우 민간 포털회사로부터 회원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이 단속이 미진한 이유이다.

 

암표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

 최근 일부 아티스트의 소속사나 공연 주최사에서 아예 직접 티켓을 관리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박효신 콘서트 주최사는 개인 간의 티켓 직거래를 막기 위해 티켓을 사전 배송하지 않고 공연 당일 현장 매표소에서 수령하도록 했다. 티켓을 받기 위해 관객들은 신분증을 보여주고 본인이 예매 당사자임을 증명해야 한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예매한 티켓을 적발해 강제로 예매를 취소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콘서트를 개최한 HOT는 1차 티켓 오픈 이후 매크로를 통해 예매한 티켓을 적발해 모두 예매 취소 조치 했다.

 

 건전한 티켓 문화 정착을 위해 아티스트의 팬들도 직접 나서고 있다. 일부 팬들은 SNS 등을 통해 암표의 기준을 제시하며 신고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암표 판매 게시글과 판매자와의 대화 내용을 캡처한 뒤 ▲예매번호 ▲좌석번호 ▲판매자 이름 ▲계좌번호 등을 티켓 판매처나 공연 주최사에 전달하는 것이다.

 

암표 판매도 NO 소비도 NO

 현재 암표 시장은 단속할 법과 그 법안의 실효성이 부족한 상황에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하지만 법안이 없어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무조건적으로 정부의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앞서 소개한 선례처럼 ▲소속사 ▲배급사 ▲공급처에서 일차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부정 예매 티켓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하고 불법 거래를 지속해서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신고 접수를 받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암표 거래는 공정한 거래문화 조성을 저해한다. 프리미엄 티켓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기 때문에 지급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소비의 기회마저 빼앗는다. 제도적인 보완과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 또한 필요하다. 암표 거래가 계속되는 이유는 웃돈을 요구해도 판매가 되기 때문이다.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것도 근절돼야 하지만 암표 소비 역시 지양돼야 한다.

이연진 기자  12182295@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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