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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가에 남아있는 ‘친일파’의 잔상
'인하대학교 총동창회 50년 사'에 게재된 본교 교가

 본교의 교가는 친일파 현제명이 작사•작곡했다. 2004년 본교가 발행한 ‘인하 50년 사’에서는 ‘1954년 5월 11일 학부장 회의(현 교무회의) 때 최남선 선생이 작사한 가사를 채택했고, 작곡은 현제명 선생에게 맡겨 5월 18일 비로소 처음 완성됐다’며 교가 제작 과정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 ‘당시 교가는 재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해 현제명 선생을 다시 위촉하게 됐고 9월 28일에 돼서야 완료됐다’고 기술했다.

 

 교가를 작사•작곡한 현제명은 1937년 ‘동우회(同友會) 사건’을 전후해 일제의 식민통치를 지지하는 가요를 작곡하고 친일 단체에 가입한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말에 조선총독부의 지원으로 결성된 ‘조선문예’에 참여하면서 친일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37년 경성고등음악학원이 주최하는 ‘음악보국대연주회’에서는 「전지(戰地)로」를 독창했고 출연 수익금 모두를 일제의 침략전쟁을 위해 헌납할 것을 결의했다.

 

 현제명뿐만 아니라 본교가 처음 작사를 위촉한 최남선 역시 ‘친일인명사전’에 올라있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한명이다. 1919년 3•1 만세운동 당시에는 민족대표 49인 중 한 명이었으나 1927년 조선총독부의 연구비와 생계 지원 유혹으로 조선사편수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친일 성향으로 전향했다.

 

 또한 본교 홈페이지에 교가와 함께 게시된 ‘인하대 찬가’ 역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인 김성태가 작사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 말에 어용 음악 단체인 조선음악협회에 참여해 친일 활동을 한 인물이다.

 

 이 사실을 접한 한 학우는 “개교 시기의 분위기와 설립자를 토대로 봤을 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개교 당시 친일파의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분위기를 인정했다. 한편 “그렇지만 왜 아직까지 교가를 바꾸지 않은 것인지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우는 “요즘은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를 점차 바꾸는 추세인 것으로 알고있다.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학교가 부끄럽다”고 전했다.

 

 친일파가 만든 교가, 일제를 상징하는 조형물 등 친일의 잔재는 여전히 많은 교육현장에 남아있다. 본교 또한 몇 년 전 이승만 흉상을 세우려 해 한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전국에서는 학교에서 친일파의 잔재를 청산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광주제일고에서는 교가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본교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엄현수 기자  12172975@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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