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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반려견 "유행" 그리고 "유기"

대한민국은 반려견 1,000만 시대를 맞이했다.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28.1%이며 대략 593만 가구이다. 이를 통해 지속해서 반려동물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TV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채널이 존재하고 유튜브와 SNS는 수많은 강아지 고양이의 사진과 영상이 넘쳐난다. 얼마 전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이경규는 반려견과 함께 방송을 진행했고,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텔레비전 속 귀여운 강아지의 모습을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나도 저런 귀여운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이처럼 오늘날 ‘반려동물’은 일부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하나의 주류 문화로 자리잡혔고 애호가들을 위한 반려동물 관련 사업 역시 지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우리 주변에 반려동물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흔히 주변에서 “나만 강아지(고양이) 없어”라는 농담이 돌만큼 사회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혔고 사람들의 ‘키우고 싶은 욕구’ 역시 흔하게 다가온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현재 사회 속에서 우리의 인식도 뒷받침되고 있을까?

불어오는 반려견 유행

한국 사회는 소형견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 매년 선호 견종이 일정한 미국과 달리 약 3~5년 마다 선호 견종이 달라진다. 2017년 한국애견연맹의 견종 등록 현황을 보면 1위와 2위가 ‘비숑 프리제’와 ‘포메라니안’이었다. 이런 견종들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견종이다. 이런 견종들은 SNS와 TV 방송프로그램 등에서 주목을 받았다.

반려견의 유행은 꾸준히 바뀌는데, 2000년대에 진입하며 TV에 반려견 관련 프로그램이 등장해 짧게 유행을 타는 견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0여 년 전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 출연한 연예인 지상렬의 반려견인 ‘상근이’가 대표적이다. 상근이는 ‘그레이트 피레니즈’로 ▲하얀 털 ▲듬직한 덩치 ▲똑똑한 성격으로 방송에 많은 재미를 줌과 동시에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 영향으로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의 유행이 시작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키우기가 어려운 종이었다. 아파트가 주인 한국의 주거 생활과 맞지 않게 대형견이고 많은 활동량이 필요했다. 이어 유행이 사그라들자 버리거나 도살됐다.

다른 TV 프로그램에서 ‘웰시코기’가 등장하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짧은 다리와 폭신한 몸을 가진 귀여운 외모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연예인 주병진의 웰시코기 대, 중, 소가 방송을 타자 많은 사람이 분양을 받고자 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웰시코기 종은 ▲털이 많이 빠짐 ▲큰 덩치 ▲많은 운동량 등을 언급하며 충동적 선택으로 키우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또한 “우리가 좋아하는 짧은 다리와 긴 허리는 잘 다칠 수 있어서 섬세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방송 프로그램 외에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는 소비자들의 분양을 자극하는 귀여운 강아지들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연예인이 반려견과 함께 사진을 게재하면 000 강아지, 000 키우는 종 등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이전에 가수 지드래곤이 퍼그를 키운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SNS에 사진을 올리자 사람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고 퍼그 종이 유행하기도 했다. 다른 가수의 반려견으로 ‘실버 푸들’이 공개되자 많은 곳에서 연예인 이름을 내걸며 애완동물 가게 곳곳에서 판매됐다. 이처럼 꾸준히 유행하는 견종이 생기고 바뀌기를 거듭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판매하는 펫샵의 모습

견주의, 견주에 의한, 견주를 위한 반려견

사람들은 자신들의 거주 환경에 맞게 선호하는 종이 각각 다르다. 소형견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지만, 대형견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반려견의 역사는 긴 편인데 그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호의 맞는 새로운 종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애견연맹(FCI)의 기준에 맞는 견종 수는 344개 정도이다. 그러나 견종은 계속해서 개발을 거듭하고 있고 매년 새로운 견종이 등장한다. 소형 닥스훈트는 과거 토끼사냥을 위해 2.3kg 미만 정도로 개량된 종이다. 토이푸들도 푸들을 더 작게 만들기 위해 개종한 종이다. 현재는 토이푸들보다 더 작은 ‘티컵’ 푸들이라는 종이 새로 개발됐다. 사람들의 선호도에 맞게 인위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또한, 요즘은 ▲폼스키 ▲폼피츠 ▲말티푸 ▲코카푸 등의 ‘하이브리드 견’이 등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견’은 서로 다른 견종의 부모견 사이에서 태어나 각 품종의 장점을 결합하려는 계획에 의해 태어난 강아지를 말한다. 흔히 아는 ‘믹스견’과 조금 다르다고 본다. 부모의 종을 명확히 모르는 믹스견과 달리 하이브리드 견은 부모의 종을 정확히 인지하고 교배한 강아지다. 믹스견을 좋지 않게 보던 기존의 시선과 달리 기호에 맞게 교배해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하이브리드견 중 하나인 폼스키는 포메라니안과 허스키를 섞은 종으로 대형견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런 하이브리드 견은 SNS를 통해 빠르게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몇몇 전문가는 외모 중심의 무분별한 교배를 줄여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런 교배로 태어난 강아지를 선호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흔한 현상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교배인지 일부 사람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유행의 바람과 불어오는 유기

다양한 매체와 SNS로 인기를 얻은 종들은 새로운 유행이 생기면 곧바로 관심이 사그라든다. 사람들은 이제 ‘상근이’에 열광하지 않는다. 옷의 유행이 바뀌어 새로 구매를 하듯 유행에 맞춰 자신의 반려견을 유기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인천광역시 수의사회 유기동물보호소의 관계자는 “유행했던 강아지들이 유기센터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한 종이 유행하면 2~3년 뒤에는 유기견으로 발견되곤 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한 반려견 동호회 회원은 “주변에 미디어의 영향으로 인기를 얻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몇몇 분들은 키우기 까다롭거나 흥미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친척 집에 주거나 분양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같은 강아지인데 외모로 판단하고 생명을 쉽게 생각하는 것으로 느껴져 마음이 아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한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 399건에 불과했던 포메라니안종 유기견 수는 2017년 652건으로 늘어났다. 포메라니안 종이 인기를 얻으며 유기동물 수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17년 프렌치 불독의 유기견 수는 160마리였는데 유행 전인 2009년 전에는 유기견으로 접수된 적이 없었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구조된 유실·유기동물은 10만2593마리로 2016년에 비해 14.3% 증가했다. 많은 유기견이 주인을 만나지 못해 안락사 되고 있다. ‘유행’이라는 일시적 현상에 휩쓸려 선택한 반려견들이 다시 외면받고 있다.

강아지의 외모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묘, 미견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즉 예쁘게 생긴 반려동물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SNS ▲TV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에서 유행을 생성하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충동적으로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견주도 존재한다.

반려동물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그들의 삶의 마지막까지 함께해야 하므로 사람을 키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식비 생활비는 물론 늙은 강아지들은 병원도 다녀야 하므로 병원비까지 감당해야 한다. 외모나 자신의 순간적인 충동으로 선택했기 때문에 이런 버려지는 유기견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KB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7 반려동물 양육 실태 조사’에 따르면 반려인의 21.9%가 반려동물 품종을 결정한 이유로 `애완동물 가게 등에서 보고 귀여워서’라고 답했다. 많은 사람이 단지 외모만으로 반려동물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인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유기견

반려동물과 반려할 수 있는 사회

우리는 반려동물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누구에게는 부족한 가족을 채워 주기도 하고 아이들에게는 친구가 되고 외로움에 허덕이는 사람에게 또 다른 삶의 이유가 되곤 한다. 우리는 반려동물의 마지막까지 책임질 의무가 있다. 말 그대로 자신이 선택한 반려동물과 ‘반려(伴侶)’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반려동물’이 아닌 ‘애완동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 생명을 데려와 집에서 함께 사는 것은 유행에 휩쓸려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생명체에 대한 윤리의식이 다시 바로잡혀야 한다. 그들은 장난감이 아니다. 사람처럼 심장이 뛰고 생각과 마음이 존재한다. 어떠한 종의 동물도 똑같다. 유행과 외모가 전부가 아니다. 사람이 유행에 따라 길러지고 버려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강아지와도 함께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신지은 기자  goe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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