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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그날] 망자의 날

작년에 개봉해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영화 ‘코코’의 배경을 기억하는가. 멕시코, 죽음, 해골, 축제 등이 떠오른다. 이 네 가지를 조합하면 코코의 공간적, 시간적 배경인 ‘망자의 날’이 된다.

 

망자의 날(혹은 죽은 자들의 날)은 멕시코의 명절로, 멕시코 전역의 공원과 건물, 가정에 제단을 차려 사랑하는 이들을 기리는 날이다. 멕시코인들은 죽음의 가치를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세상을 떠난 이들이 1년에 한 번 가족과 벗을 만나러 세상에 내려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10월 말일에 제단을 마련한 후 11월 1일에는 죽은 아이들을, 11월 2일에는 죽은 어른들을 위해 기도를 올린다. 영적인 세계를 환기시키고, 죽음은 삶의 또 다른 부분일 뿐이며, 죽음 후에도 인간삶의 연결은 항상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관습이다.

 

망자의 날이 되면 멕시코인들은 설탕, 초콜릿 등으로 해골 조형물과 뼈 모양 사탕 등을 만들고, 죽은 사람의 이름을 적어 제단에 올린다. 해골 복장을 하고 세상을 이의 묘지로 찾아가기도 하는데, 죽은 어른들을 위해서는 데킬라(tequila)와 담배를, 죽은 아이들을 위해서는 장난감을 가져간다. 그 다음엔 마리골드(marigold) 꽃과 촛불로 무덤을 환하게 장식한 무덤 곁에 자리를 깔고 조용히 밤을 보낸다. 죽은 이들이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을 먹고 즐겨 듣던 음악을 듣기도 한다.

 

기원은 아즈텍 제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 명절이다. 에스파냐 정복 이전의 멕시코 원주민들이 사후 세계를 관장하는 죽음의 여신에게 제의를 올리던 오랜 전통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전통은 약 3천 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멕시코 원주민들은 삶이 꿈에 지나지 않으며 죽음을 통해 진정으로 깨어난다고 믿었다. 이에 따라 해마다 제사를 올리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이 날을 ‘영혼의 축제(Hanal Pixán)’라고 불렀다. 이 행사가 오늘날 망자의 날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멕시코 토착 공동체의 일상에 부여하는 사회적 기능과 영적·미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에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등재 돼기도 했다.

 

매년 11월 2일, 우리의 곁을 떠난 누군가가 내 옆에 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Feliz Día de los Muertos!

박유진 기자  12172967@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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