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되면 각종 커뮤니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글들이 있다. ‘학교에서 인싸 무리 들어가기’, ‘대학에서 아싸 탈출하는 법’과 같은 게시글은 좋은 반응을 얻고 인기 게시글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최근 조직 사회에서 ‘인싸’와 ‘아싸’라는 신조어가 화두 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며 사람들은 왜 인싸가 되고 싶어 할까?

‘인싸’와 ‘아싸’는 서로 반대되는 말로 각각 Insider와 Outsider의 줄임말이다. 대학가에서 인싸는 통상적으로 각종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그룹을 말한다. 이들은 동아리에 가입하고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선·후배들과의 작은 저녁 자리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해 인간관계 형성을 즐기는 외향적인 사람들이다.

그렇다 보니 인싸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은 자연스럽게 관계를 넓히거나 유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좋은 첫인상과 사람에게 다가가는 기술, 더 많은 사람과 원활하게 지내기 위한 나름대로의 요령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형성된 넓은 관계는 조직 내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이것이 그들이 가진 힘과 권력처럼 보인다. 이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소속되려는 욕구와 결합해 인싸가 돼야한다고 스스로를 세뇌하게 만든다.

어떤 상황에서도 담대한 태도를 잃지 않는 외향적 성향, 특히 자신을 나타내거나 의견을 주장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도 이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인지 사회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아싸’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지 않으며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변해보라고 말한다. 이는 외향적이지 못한 사람들 고유의 성격을 인정하지 않고 그들을 인간관계 형성에 있어 조급하게 만들 뿐이다.

인싸라고 해서 행복하지도, 아싸라고 해서 불행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인싸가 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사회적으로 더 많은 사람과 원활하게 지내지 않더라도 충분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자신과 취향이 맞는 소수의 친구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본인이 세운 목표를 조용히 차근차근 달성해 나가는 삶을 사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혼자인 것이 편하다”며 일부러 아싸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도 하다.

여러 사람에게 인정받는 활동적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낫고 행복한 삶인지 그 누구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 남들의 생각과 관념에 맞춰 스스로를 어떠한 집단에 속박하려고 하지 말자.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건강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불안은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때 생겨나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와 위치가 어디인지에 집중하기 보다는 지금의 나를 더 사랑하자. 그리고 주변의 우려와 애써 인싸가 되려는 초조한 마음을 잠시 덮어두고 진짜 나는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깊게 생각해보자. 어디에 속하지 않아도 나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

더구나 우리는 점점 ‘개인’의 가치가 부각되는 사회를 향해 나아 가고 있다. 가치를 공유하는 방법과 과정 역시 누구나 누릴 수 있을 정도로 쉬워졌다. 커다란 숲 속의 작은 풀은 충분히 스스로 자라는 방법을 터득해 나무가 될 수 있고, 한 공간을 차지하며 그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러니 이제 ‘아싸 탈출하는 법’과 같은 게시글을 클릭하는 것을 멈추고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 나의 가치를 찾는 법’을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현정  1217296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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