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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역동적인 문화 허브, 동대문 거리

동대문은 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있는 조선 시대의 성문으로 흥인지문이라고도 불린다. 과거 임금이 살고 있는 궁궐을 비롯해 중요한 국가 시설이 몰려 있는 한양 도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1963년에 보물 제1호로 지정된 동대문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그대로 간직한 역사적 장소로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현재 동대문 주변 거리는 한국 패션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흔히 ‘동대문 시장’이라 일컬어지는 동대문 인근의 시장들은 광장시장, 평화시장, 동평화 시장, 제일 시장 등의 의류 상가들로 여성 의류, 남성 의류, 액세서리, 신발, 가방, 원단, 부자재 등의 품목을 취급하며 국내 패션 산업의 성장을 도모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동대문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성장하며 국내 최대 도·소매 의류 시장이 됐다. 현재 패션과 트렌드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동대문은 매년 여러 패션 관련 행사들은 물론, 여러 영역에 걸친 예술을 다루는 패션 최첨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동대문의 역동성을 담은 서울의 랜드마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여성 건축가로서는 최초로 프리츠커상 건축계의 노벨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건축물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동대문의 시그니쳐인 패션, 그리고 문화의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을 고려해 설계된 건축물로 여겨진다. 동대문 지역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토대 위에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더한 새로운 풍경이 본 건축물 안에 여실히 담겨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밤이 저물 때까지 쉴 틈 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동대문의 역동성은 곡선과 곡면, 사선과 사면으로 이뤄진 특유의 건축 컨셉으로 표현됐다. 그리고 그러한 동대문의 특성을 담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동대문 지역의 시그니쳐가 됐다. 한때 우리나라의 역사가 숨 쉬는 동대문 지역에 외국 스타일의 건축물이 들어선 것에 대해 정체성 논란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그러나 현재에는 동대문이 가진 무한한 문화적 수용력을 증명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돼 문화적 교류가 이뤄지는 장이 됐다. 또한, 많은 청년 작가들이 플리마켓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며 대중들과 소통하는 장소가 됐다.

 

다양한 문화권의 예술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는 세계 곳곳의 문화와 작가들의 고유한 색을 느껴볼 수 있었다. 지난 1일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방문했던 필자는 여러 작가들이 본인만의 색을 더한 액세서리와 의류, 그리고 여러 소품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한복을 재해석한 생활한복부터 아프리카 전통의 강렬한 색채가 돋보이는 팔찌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다양한 문화들이 숨 쉬는 문화 허브였다.

 

서울 속 실크로드, 서울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지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8번 출구 쪽으로 걷다 보면, 서울 도심 속 실크로드가 펼쳐진다.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카자흐스탄, 네팔, 인도, 몽골 등 중앙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이곳 광희동 일대에 생활 터전을 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중앙아시아 거리가 형성됐다고 한다.

 

1980년대, 유흥업소와 숙박업소가 가득했던 서울 광희동에는 1990년대 한·러 수교의 바람이 분 이후 러시아의 상인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광희동은 지리적으로 동대문 시장과 가까이 있어 물건을 수출하기 쉬웠고, 이에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찾은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광희동에서 그들의 터전을 형성했다.

 

필자는 중앙아시아거리와 몽골 타운, 그리고 러시아 거리를 찾았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에 한눈에 봐도 이국적인 골목이 쭉 이어져 있었다. 한국인보다는 외국인들로 북적이던 이 거리들에는 곳곳에 그들과 그들의 문화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필자가 첫 번째로 찾았던 곳은 네팔과 인도의 음식을 판매하는 ‘에베레스트’ 음식점이었다. 인도식 커리와 난, 요거트, 수프, 그리고 탄두리 치킨까지 모든 음식에는 향료와 함께 이색적인 맛이 네팔과 인도의 향취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음식점 내부에는 인도와 네팔의 문화가 묻어난 소품들이 가득해 마치 현지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현지에서 이주해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음식점 운영자는 취향에 따른 음식 추천과 함께 현지 음식을 먹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필자는 러시아 식료품 가게와 음식점 및 제과점들이 즐비한 거리를 찾았다. 실제 러시아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다는 여러 전통 소스들과 과자들, 그리고 러시아의 전통 빵과 음료를 비롯한 디저트들이 가득했다.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던 몽골 타운에는 몽골 특유의 장식과 의상이 함께 전시돼 있는 음식점 또한 있었다.

 

광희동 거리에는 여러 나라들의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동대문은 대한민국의 시간과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역사적 장소다. 그리고 동대문을 둘러싼 거리에는 이제 여러 나라의 문화들이 저마다의 숨결을 유지한 채 다양한 문화의 색을 더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가장 역동적인 그곳, 동대문은 다양하기에 더욱 아름다웠고 공존으로써 더욱 빛났다

 

 

 

임현지 기자  ㅣ.hyeong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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