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제 시즌을 앞두고 교육부가 각 대학에 "주류 판매 관련 법령을 준수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노상 주점이 사라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 2일 국세청의 협조 요청을 받아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 법령 준수 안내 협조' 공문을 전국 각 대학에 발송했다. 공문에는 "대학생들이 학교 축제 주세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며 "각 대학에서는 대학생들이 주세법을 위반해 벌금 처분을 받는 것을 예방하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주류 판매 관련 주세 법령’에 따르면, 주류 판매업 면허를 받지 않은 자가 주류를 판매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대학 축제라는 특성상 대학 내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것이 관행이 돼 암묵적으로 유지돼 왔다. 이 과정에서 각종 위법 사실이 확인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다.

실제 중부지방국세청은 지난해 본교 학생회가 축제 기간 주류 판매 면허 없이 소주와 맥주를 판매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당시 학생회와 교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이에 본교 총학생회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중앙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올해부터 주점 운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미 대학가는 학생들 스스로 축제행사에서 주점 운영을 제외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고려대를 비롯해 중앙대, 성균관대 등 서울 주요 대학 총학생회도 긴급 논의에 들어갔다. 특히, 연세대는 물품 구매 업체 계약까지 미루며 지난 2일 중앙운영위원회 차원의 논의를 갖고, 올해 대동제부터 주류 판매를 금지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처럼 타대학교들도 주류 판매 금지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세청과 교육부 지침이 지나치게 일방적이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공문을 받은 시기가 축제 기획이 대부분 마무리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주류를 이미 결제한 대학은 반품할 경우 환불 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주류 판매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축제 프로그램을 기획한 대학들은 연예인 초청 공연에 위약금이 발생해 축제를 연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연세대 중앙운영위원회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번 사태가 정부 당국의 급박한 대처에서 비롯된 것임을 명백히 하며, 이러한 상황에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1217296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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