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운위가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해 해임된 최순자 전 총장(이하 최 전 총장)의 임기 기간 동안 쌓인 학교 적자가 280억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현우 총장 대행(이하 이 총장 대행)은 손실 보전을 위해 초긴축 운영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이 총장 대행은 지난달 31일 내부 직원 메일을 통해 최 전 총장의 해임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대학 재정이 적자라고 밝혔다. 지난 2015학년도에 70억 원, 2016학년도에 90억 원, 지난해 120억 원 등 3년간 280억 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한진해운 채권 부실 130억까지 고려하면 본교는 지난 최 전 총장의 3년간의 임기 동안 무려 410억 원에 이르는 재정손실을 입었다.

이 총장 대행은 최우선 과제로 '2018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돼 2019년부터 3년간 총 150억 원을 지원받아야 할 것을 강조했다.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재정 건전성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힌다. 이 총장 대행은 "재단(한진)과 대학본부가 재정 건전성을 위해 2018년부터 균형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며 긴축 재정을 예고했다.

<긴축재정, 중운위와 학교 측 입장 엇갈려>

이러한 긴축재정에 따라 지난달 19일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의 예산서가 공고된 가운데,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는 학교와 재단이 학생에게 긴축재정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8학년도 예산서에 의하면 올해부터 본교의 계절학기 등록금은 25% 상승돼, 학점당 기존 6만 원에서 7만 5000원으로 조정된다.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은 기존보다 15% 오른다. 학생 관련 예산도 감축된다. 교내외 장학금은 31만 3000억 원 삭감된다. ▲학생지원비 ▲실험실습비 ▲기타학생경비와 기기와 집기 구입비 예산도 준다. 교원 관련 예산 감축도 이어졌다. 교수 연구비, 논문 심사료가 삭감되고, 교직원 인원이 감축되며 일부는 비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이에 대해 중운위는 지난달 19일 인하광장에 입장서를 올려 “기존의 재정을 더 늘려도 턱없이 모자랐던 교육 환경 개선비를 무려 50% 이상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중운위는 학생 관련 예산 삭감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직간접적 피해로 돌아온 액수가 74억9천만 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중운위는 매년 재단이 법인 전입금을 납부하지 않아 그 비용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메우고 있다고 밝혔다. 법인 전입금은 사립대학 법인이 대학에 지원하는 경비다. 중운위는 재단이 법인 전입금을 최근 5년간 평균 20억 원씩 부족하게 전입해왔으며, 올해에는 24억 원 부족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하대병원 교수 인건비로 쓰이는 부속병원 전입금도 연평균 3~40억씩 부족하게 입금돼, 올해 41억 원이 본교 재정에서 지출됐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경상비 전입금, 자산 전입금 등이 부족하게 전입돼 왔다고 언급했다.  

중운위는 이번 등심위의 예산안이 재단과 학교 본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중운위는 3차 등심위 회의 때 학생 대표가 예산 삭감의 근거 자료와 추가적인 예산 심의 진행을 요구했으나 학교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이에 반발해 학생 대표가 모두 퇴장했음에도 학교 측에 의해 의결이 그대로 강행됐다고 주장했다. 중운위는 지난 달 22일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의 정상 운영과 예산 재심의 등을 촉구했다.

학교 측은 이러한 주장을 반박했다. 예산팀은 학생 관련 예산이 과도하게 삭감됐다는 중운위의 지적에 “국고 지원금 감소로 인해 예산이 더 많이 삭감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고 지원금은 본교에 대해 국가가 투자한 경비다. 올해 본교의 국고 지원금은 작년에 이뤄졌던 국고 지원금 사업들이 올해 종료 및 감축됨에 따라 기존보다 73억 원 감소한 상태다. 예산팀은 “학생 연구 경비와 교외장학금 예산이 감축된 것은 이러한 국고 예산 감소에 따른 것이지, 기존 예산이 삭감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험실습비의 경우, 단과대 자율예산책정에 따라 책정된 것이므로,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부담이 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재무팀은 법인 전입금 문제에 대해서는 “재단은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전입금은 모두 내고 있다”고 일축했다. 재무팀은 “법인 전입금 중 재단이 전입해야 한다고 법적으로 지정된 것은 사학연금뿐”이라며 “재단은 매년 사학연금으로써 지정된 비용보다 더 큰 비용을 납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물론 4대 법인 전입금을 모두 포함한 비용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보다는 적게 들어오고 있는 것이 맞지만 이는 재단이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요구할 수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한편 예산팀은 중운위가 요구한 예산 재심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에 대해 “규정의 조건만 충족하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등록금심의위원회내규 제8조에 따르면 “위원장 또는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을 시” 회의가 소집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또한 학생지원팀은 중운위가 표명한 학생 예산삭감으로 인한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차후 대학발전위원회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대학발전위원회는 학생들의 학교 시설이나 정책에 대한 요구를 협의하는 중앙기관으로, 요구가 단과대학 내에서 해결되지 못했을 때 이곳으로 넘어온다. 학생지원팀은 “대학발전위원회에 넘어간 요구안으로 인해 지출사항이 발생한다면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배주경 기자  skwnru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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