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도어>는 정이 많고 감정이 풍부한 ‘인간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갈등을 보여준다. <비하인드 도어>는 감정으로 인해 위험에 빠지고 고통을 겪게 되는 모습을 그린다. 주인공 ‘그레이스’는 남편에게 정신적 폭력을 당하는 아내로 등장한다. 그녀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집안과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동생을 돌봐주기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약자로 등장한다.

<비하인드 도어> 에서는 물리적인 폭력 장면을 다루지 않는다. 오직 정신적인 폭력으로 고통을 주는 장면만 등장한다. 피해자 ‘그레이스’는 완벽한 남편 ‘잭’의 계획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자신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삶을 살며 완벽한 아내의 연기까지 요구 받는다. 그레이스는 정신적 폭력에 시달리다가 결국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되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그러나 후반부로 가면서 남편인 ‘잭’에게 없는 타인과의 정서적 연대를 보여주며 점차 자신의 삶과 여동생 ‘밀리’를 위해 강하고 주체적인 인물로 변화한다. 이 책에서는 ‘그레이스’가 수동적인 여성으로 남는 것이 아닌, 주체적인 삶을 살며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켜내기 위해 성장하는 힘겨운 싸움의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비하인드 도어>는 ‘그레이스’의 섬세한 내면 표현을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그레이스’의 내면 묘사는 물론 남편 ‘잭’의 악한 모습까지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그리고 한 사건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로 연결돼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런 형식은 과거와 현재 사이에 변화된 그레이스의 심리를 보여준다. 또한 독자들은 그녀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또한 책 속 주변인물들은 외면으로만 평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잭은 ‘완벽한 남편’ 혹은 ’능력 있고 다정한 남편’으로 보여 사람들은 그를 맹목적으로 믿는다. 하지만, 그로 인한 그레이스의 정신적 학대를 짐작조차 못한다. 결국, 그레이스는 더 비극적인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외모 지상주의를 떠오르게 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시작된 ‘그레이스’의 삶과 비슷한 모습이 우리 주변에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약자인 ‘그레이스’ 가 조금씩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겨내고 자신의 것을 지켜내려는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위로를 주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 강자의 억압과 폭력에 무기력해지지 말고 주체적으로 이겨내라고 말해준다. ‘그레이스’를 이해하는 인물들과 연대하여 위험을 이겨내는 모습을 읽으며 독자는 마음 한편에 큰 통쾌함을 느낄 것이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 데이트 폭력부터 가정 학대 직장 내의 갑질 문화까지 다양한 정신적 학대를 받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 약자가 돼 힘들게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필자는 이 책을 주며 위로를 건네고 싶다.

신지은 수습기자  goe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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