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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금이 낭비된 길을 걷다

 

녹슨 교각 옆으로 인천교통공사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인천시에서 추진해 온 월미은하레일 사업이 약 850억 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개통이 또다시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업을 추진한 지 9년이 넘도록 똑부러지는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인천시를 보며 인천시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계속 방치되고 있는 월미은하레일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직접 보기 위해 필자는 인천 월미도를 찾았다.

월미은하레일, 인천시의 흉물로…

 월미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에 나무처럼 줄지어 서있는 주황색 기둥들이 눈에 띄었다. 기둥들이 받치고 있는 파란교각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월미공원 입구를 발견할 수 있다. 입구 맞은편에는 월미은하레일 정거장으로 선정된 곳 중 하나인 월미공원역이 있다.

월미공원으로 들어가니 가족 단위 관광객들을 많이 마주칠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나들이를 나와 사진을 찍고 있었다. 가을 단풍잎이 알록달록 물든 공원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예비 부부도 발견할 수 있었다. 운치있는 풍경을 가진 월미공원이었지만, 곳곳에 설치된 교각들이 풍경을 가로막아 시야를 방해했다. 공원 사이사이를 지나는 파란색 교각은 녹이 슨 흔적들로 가득했다. 발길을 향하는 곳마다 교각이 시야에 잡혔다. 교각 바로 아래에서 보니 곳곳이 뜯어져 있어 미관상 좋지 않았고, 보수가 필요해 보였다. 한 관광객 무리는 필자에게 다가와 놀이기구냐고 물었지만 필자는 운영하지 않는다는 답밖에 줄 수 없었다.

월미은하레일은 2008년 6월부터 관광용 모노레일로 계획돼 착공됐다. 2010년 준공됐지만 그해 4월 시험운행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해 안전상 문제가 제기됐다. 부실공사, 안전성 문제 등으로 월미은하레일 개통이 계속 미뤄지면서 결국 사업이 백지화되기에 이르렀다.

굳게 잠긴 역사 출입문에 안내문이 붙어있다.

월미공원역사는 방치된 상태였다. 월미은하레일을 상징하는 로고는 칠이 벗겨져 있었고, 건물 안에서는 인기척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인천교통공사가 건물에 걸어놓은 현수막은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희망찬 문구를 공허하게 외치고 있었다. 건물 문은 잠겨 출입이 통제된 상태였고, 출입문에 붙은 종이에는 빠른 시일내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새로운 시설로 활용을 추진하겠다는 기약없는 약속을 던지고 있었다.

이후 2014년 5월 인천시는 월미은하레일사업을 레일바이크 사업으로 전환하지만 그해 7월 유정복 인천시장의 취임으로 레일바이크 사업은 무산됐다. 이후 바이크형 궤도차량을 톱니바퀴식 소형 모노레일로 바꾸는 모노레일 사업으로 다시 변경됐다. 2016년 기존 월미은하레일 차량과 레일은 철거돼 현재는 역사와 교각, 상판만 남아있는 상태다.

 2017년 인천교통공사는 사업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해 인천모노레일과 협약 해지를 의결했다. 이로 인해 사업이 또 무산됐다.

인천교통공사는 최근 ‘월미 궤도차량 도입 재추진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도 입찰이 미뤄지고 있다. 계속되는 문제 속에 월미은하레일은 인천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앞으로의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는 인천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한 사업인 만큼 지적 받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겉만 번듯한 경인아라뱃길.

인천에서 세금낭비로 지적 받는 곳이 또 있다. 경인아라뱃길은 이명박 정부가 2조 7천억 원 가량을 투입해 조성한 뱃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실패한 사업이라고 부르는 아라뱃길에도 가봤다.

 

황량한 경인아라뱃길의 모습.

 

아라뱃길이 보이는 아라마루 전망대를 찾은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라마루휴게소 옆에 위치한 탓인지 휴게소를 찾은 사람들이 잠시 차를 세워 두고 둘러보는 곳 정도로 여겨질 뿐이었다. 유리바닥으로 조성된 아루마루 전망대 위에 올라가보니 유리 아래로 강물이 아찔하게 보였다. ‘경인 아라뱃길 구간 중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설치됐다는 전망대는 물 이외에 별다른 시선을 끄는 요소를 찾을 수 없었다. 운치는 있었지만 굳이 전망대를 설치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풍경이었다. 특별한 매력을 느끼기엔 부족했다.

전망대 옆에 위치한 아라폭포로 향했다. 조선 초기 화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본떠 만들었다는 아라폭포는 3단으로 구성된 인공 폭포다. 한 부부 관광객은 “폭포인데 물이 안흐르네”라고 말하며 지나갔다. 가까이서 보니 폭포라고 부르기엔 물줄기가 너무 엉성했다. 폭포의 웅장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경인아라뱃길을 더 가까이 보고자 전망대 아래로 내려갔다. 자전거도로와 인도로 구분된 길은 깔끔하게 조성이 잘 돼있었다. 하지만 군데군데 보이는 흙벽과 낙하물주의 표지판은 불안감을 조성했다. 자전거 없이 인도로 걷다보니 다시 올라갈 길을 찾기 쉽지 않았다. 올라가보니 어느 구간부터는 인도가 없어 찻길로 걸어야 했다. 아래의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라뱃길 위 일반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화물트럭이 지나가는 도로는 상당히 위험해 보였고, 버스정류장 또한 찾기 힘들었다. 관광지라고는 하지만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으면 접근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지난달 19일 국토교통위원회가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의 한국수자원공사 국정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라뱃길 사업의 총 투자비는 건설비 2조 6,759억 원과 40년간 유지비용을 포함해 총 3조 214억 원이지만, 현재까지 회수한 비용은 1조 6,482억 원으로 투자비용의 55%에 불과하다.

또한 아라뱃길 물동량은 개통 5년차 목표 835만 7천 톤 대비 8.9%인 76만 2천 톤이며 아라뱃길 실제 물동량은 목표 대비 0.08%에 그쳤다. 유람선 탑승인원을 나타내는 여객실적은 개통 5년차 당초 목표민 60만9천명의 21.4%에 불과한 13만명에 불과하다.

아라뱃길 연간 화물 이용량과 여객실적은 목표에 비해 실적이 굉장히 저조하다. 이는 거대한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운하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계획은 거창하나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진행한 사업의 결과는 처참했다.

모다영 기자  1216352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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