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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영화신문기자들의 변변찮고 잡스러운 기록들

영화(映畫)
일정한 의미를 갖고 움직이는
대상을 촬영하여 영사기로 영사막에
재현하는 종합 예술.

1.

공식적으로 영화를 발명한 사람은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이다. 하지만 비공식까지 포함하자면, 토머스 에디슨과 그의 조수인 로리 딕슨이다. 그들은 1891년 키네토그래프라는 카메라와 키네토스코프라는 영사기를 처음으로 세계에 공개했다. 하지만 두 도구는 명확한 한계점을 지니고 있었다. 키네토그래프는 부피가 커서 이동이 쉽지 않았고 키네토스코프는 한 번에 한 사람밖에 볼 수 없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블랙 마리아라는 세계최초의 스튜디오를 만들기도 했었다. 그러나 노력과는 상관없이, 에디슨이 영화 발명의 영예를 얻지 못한 이유는 그가 국제특허를 신청하지 않아서이다.

뤼미에르 형제는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를 개조해 시네마토그래프라는 새로운 영화기재를 만들어 냈다. 이는 카메라일 뿐 아니라 영사기와 인화기의 기능까지 갖고 있었다. 또한, 에디슨의 발명품과는 달리 부피가 작고 가벼웠다. 이는 외부촬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키네토스코프와 달리, 시네마토그래프는 한 번에 여러 사람이 한 장소에서 같은 영화를 볼 수 있는 영사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는 극장의 출현으로 이어져, 영화산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의 영사 시스템도 이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뤼미에르 형제는 국제특허를 신청했고 최초의 발명가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대중적인 영화는 1895년 12월 28일 오후 9시에 상영되었다. 그것이 바로 ‘라 시오타 역으로 들어오는 기차’인데, 보통 ‘기차의 도착’으로 불린다. 상영 시간은 3분, 입장료는 1프랑, 관객은 33명이었다. 첫 날에 올린 수입은 33프랑에 불과했지만, 3주 뒤에는 하루 수입이 2,000프랑을 넘어섰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시네마토그라프를 보면서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했던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기차가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줄 알고 비명을 지르고 호들갑을 떨었다고 한다. 어쩌면 ‘열차의 도착’은 최초의 스릴러 혹은 공포영화로 기록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영화를 스릴러라고 하기엔 가장 중요한 작가의 '의도'가 없다. 그들은 그저 새로 발명한 재미있는 기계를 갖고 역으로 달려가 셔터를 눌렀을 뿐이다.

2.

‘강제 천만(영화)’이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 있는가. 대형 자본이 투입된 영화의 스크린 독점이 날로 심해지면서 이를 비꼬는 의도로 종종 쓰이는 표현이다. 강제 천만 영화는 CJ(CJ E&M과 CJ CGV), 롯데시네마와 같은 대기업들이 영화의 투자, 제작, 배급, 상영 등 모든 과정에 손을 대면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막대한 자본을 가진 회사가 자체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니 힘들게 투자자를 찾을 필요도 없고, 상영관도 이미 있으니 그렇지 않은 영화에 비해 상영관을 차지하기 수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개봉한 ‘군함도’의 경우, 개봉 당일 전국 극장 2,500여 개의 스크린 중 2,168개인 약 86%를 차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영화의 투자부터 상영까지 하나의 회사가 진행하면서 자신들의 극장에 먼저 자신들의 영화를 상영하려고 하니 그만큼 관객들은 영화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소수의 영화가 극장의 프라임 시간대를 독점하다시피 하니, 그 밖의 영화는 자연스레 이른 아침이나 심야 시간대로 밀려난 상황이다. 극장가에서는 많은 관객이 원하는 영화라서 당연히 상영관이나 상영 횟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군함도는 손익분기점조차 넘기지 못한 채 누적 관객 수 약 658만 명으로 스크린에서 물러났다.

겉으로는 대중이 원하는 만큼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영화의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한 대기업의 꼼수가 아닌가. 물론 대한민국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절대다수가 상업영화이고, 극장을 비롯한 영화산업 역시 시장경제의 원리대로 운영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대기업의 횡포, 갑질, 독점 등의 문제가 문화계에서도 공공연하게 진행되는 이 현상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스크린쿼터제(한국영화 의무상영제)는 외국 영화의 지나친 시장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적 장치다. 막강한 자본을 배경으로 하는 외국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영화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독립·예술 영화를 포함한 소규모 자본으로 제작된 영화는 대기업에서 제작하는 영화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독점을 방지하는 어떠한 장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3.

"물에 들어가면 몸 붇잖아. 몸 불으면 살쪄" 여배우가 어이없는 변명을 대며 바다에 들어가는 장면은 대역을 쓰겠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개그 프로그램 코너의 한 장면이다. 이처럼 인기 배우가 감독의 요구를 무시하는 모습은 다양한 매체에서 희화화 한 소재이다. 그런데 배우의 갑질만이 화제가 돼 왔던 영화계 내에, 오히려 감독들의 갑질 사례가 드러나고 있어 화제다.

영화뫼비우스등을 제작한 영화감독 김기덕은 배우에 대한 갑질로 피소돼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 감정이입을 이유로 여배우를 촬영장에서 폭행하고, 여배우에게 베드신을 강요한 것이다.

배우 서예지 또한 영화다른 길이 있다의 촬영 중, 감독의 갑질을 겪었다. 감독 조창호는 서예지에게 연탄가스를 실제로 마실 것을 제안했다.

감독들의 갑질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일이 아니다. 세계적인 감독데이빗 핀처는 배우들을 혹사시키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영화나를 찾아줘촬영에서 배우 로자먼드 파이크는 감독의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벽에 머리를 18번이나 찧어야 했다.

배우가 감독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지 못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배우는 캐스팅 권한을 가진 감독의 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배우일수록 더욱 그렇다. 다른 이유로는 배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있다. 배우에게는 영화에 대한프로정신을 가지는 것이 요구된다. 어떤 배우가 배역을 위해 살을 얼마나 뺐다는 사실에 대중이 열광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나프로정신은 배우의 인권과 안전이 침해당하면서까지 강제돼선 안 된다. 배우 김여진이 트위터에 올린배우도 사람이다라는 글은 모두가 기억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배우 유지태와 감독 박찬욱과의 일화는 새롭다. 유지태는 영화올드보이촬영을 위해 열심히 요가를 배웠다. 그런데 박찬욱이 “(자세를 잡아주는) 피아노 줄 있잖아. 왜 그렇게 무식하냐라며 핀잔을 줬다는 것이다. ‘올드보이는 누적 관객수 300만을 훌쩍 넘은 흥행작이다. 배우를 혹사시키는 갑질이 없어도 충분히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4.

국내외를 막론하고 원작이 있는 영화는 대체로 혹평에 시달린다. 그럼에도 영화제작사는 소설, 만화, 게임 등을 실사 영화화 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도대체 이런 현상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는 매체 간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글로 이루어진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상상하도록 한다. 소설을 먼저 접하고 장면을 본인만의 상상을 한 독자는 영화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본인의 상상과 영화의 연출에서 차이를 느껴 실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반면 만화나 게임은 고정된 이미지 위주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실사 영화로 이를 재현하려고 하면 단순한 코스프레라는 평을, 실사에 맞게 타협하면 원작이 파괴됐다는 평을 듣게 될 뿐이다. 원작 팬을 신경 쓰게 되면 일반적인 영화 관람객들이, 영화 팬을 신경 쓰게 되면 원작 팬들이 불만족하는 결과를 낳아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러나 비영상 매체의 영상화가 언제나 어색한 것은 아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만화나 게임을 영상으로 옮겨도 시각적으로는 위화감이 없어 영화만큼의 혹평은 듣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애니메이션화가 되면서 원작의 평가가 올라간 작품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한편 주로 일본에서는 이렇게 성공한 애니메이션을 다시 실사 영화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들 대부분 안쓰러운 코스프레에 불과하다는 평을 되풀이하게 만든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바로 실패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이미 다수의 팬을 확보한 원작을 영화화 했을 경우 최소한의 관객수가 확보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예산과 기획력의 문제이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할리우드와 일본의 만화 원작 영화이다.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는 충분한 예산과 확실한 기획력으로 그래픽 노블 및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음에도 과감하게 원작과 선을 그은 설정, 신들린 연출로 신작이 나올 때마다 흥행을 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한 일본 네티즌의 천하제일 코스프레 대회라도 여느냐는 일갈처럼 만화 원작 영화는 혹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하대학신문  inh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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