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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책] 대담

이제 단순히 학제 간 인터(inter) 연구로는 안 됩니다. 여러 학제를 단순히 통합하는 멀티 (multi) 학문으로도 부족합니다. 이제는 인터 멀티라는 단순 조합을 넘어서 트랜스 (trans)를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남긴 말이다. 책의 내용을 한 구절로 표현한다면 이보다 정확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대담’에서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구분해온, 정확히 말하자면, 이분법적으로 봐온 과거의 사회를 경계한다.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와 인문학자인 도정일 교수가 만나 과학이 만들어놓은 장에서 인문학적 사유와 과학적 사유가 만나는 일, 인문학자의 삶과 자연 과학자의 삶, 연구실 밖에서 사회문화적 실천이 부딪치는 과정 등을 조목조목 짚어내며 두 학문의 경계를 없애야 함을 강조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섭’이라고 부른다. 통섭이라는 단어는 대중에게 어색한 단어가 아니다. 아니, 어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갖춰야 할 소양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인문학적 소양과 과학적 소양을 두루 갖출 수 있도록 2018년부터 문·이과 통합 교육 과정을 시행하는 것과 기업이 융합형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

그러나 통섭은 교육 혹은 일자리의 분야에서 국한되지 않는다. 통섭은 모든 분야에서 적용되며, 더욱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도운다. 일례로 복제 인간에 대한 두 저자의 대화는 큰 충격을 필자에게 안겨주었다. 인문학자인 도정일 교수는 “공상 소설처럼 복제 시대가 올 경우, 복제 인간을 대하는 사람들 태도가 그렇게 대범할까요? 누군가가 복제 인간이란 사실이 알려지면 어찌 되겠나”라며 걱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복제 인간이라는 건 엄밀하게 말해 방법이 좀 다를 뿐이지 쌍둥이 동생이다. 복제인간이 거리를 활보하는 시대가 된다는 건 세상에 쌍둥이가 갑자기 많아진 것 외에는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일이다. 쌍둥이가 좀 많아진 세상이 그렇게까지 끔찍한 세상인가?”라고 답한다.

물론 이를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통섭을 통해 새로운 길을 깨달았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렇듯 독자는 통섭이 필요한 이유를 두 사람의 대담을 통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흑과 백, 좌와 우, 이과와 문과 등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을 경계하라 강조하는 오늘날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강성대 기자  1213315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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