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 구락부는 인천 자유시장 근처에 위치해있다. 서동령 기자

지식인 인천의 숨은 명소, 제물포 구락부

인천 차이나타운 옆에 위치한 자유공원에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명소가 있다. 바로 제물포 구락부다. 제물포 구락부는 러시아 출신의 건축가 사바찐(Sabatin)이 설계해 1901년에 완공된 2층 규모의 건축물이다. 사바찐은 1883년부터 1904년까지 인천 제물포에 거주했던 인물로, 인천에서 활동한 최초의 정식 건축가였다. 건물의 원래 명칭은 제물포 클럽(Chemulpo Club)이었으나 일제가 조계제도¹를 폐지함에 따라 클럽이 일본식 가차음²인 구락부로 불려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100년이 넘는 역사 안에서 제물포 구락부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장소였다. 이곳은 본래 외국인 공사들의 원활한 교류를 위한 장소였지만 일제 강점기에 이르러 일본재향군인연합회의 건물로 사용됐다. 광복 직후에는 미군 장교들의 클럽으로 사용됐고 1953년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는 인천광역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 17호로 지정돼있는 문화유산이다.

제물포 구락부는 벽돌 구조물로 지상 1층과 반지하 1층으로 구성돼있다. 현재 이 건물의 출입문은 좌측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1950년대에 촬영된 사진에는 출입구가 건물정면과 우측에 위치해있어 외관상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건물 내부엔 도서실, 당구대 등과 같은 시설이 있었으나,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돼 전시물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곳은 현재 인천광역시 문화원 연합회가 운영하는 영상스토리텔링 박물관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건물 내부에선 개항기 인천에서 거주했던 많은 인물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시청할 수 있으며 다양한 유물들도 전시돼있다. 또한 인천역과 가까운 자유공원에 위치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하기도 편리하다. 제물포 구락부는 모든 시민에게 무료개방된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1) 조계(租界)제도 : 외국인이 행정자치권이나 치외법권을 가지는 제도

2) 가차음(假借音) : 한자의 의미와는 관련없이 음만 빌려쓰는 것

서동령  seodongry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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