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4건, 방송 21건, 영화 1건, 공연 2건, 도서 1건의 스펙을 가진 학생이 있다. 웬만한 아이돌보다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그는 이번 2017학년도 인하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수시모집에서 합격했다. 위에 말한 사항의 주인공은 현재 연예인 입학 특례 논란의 중점에 있는 MC그리(본명 김동현)다.

본인이나 김구라(MC그리 아버지)의 방송 중 언급을 통해 MC그리에게 공부와 성적은 뒷전이었다는 것은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MC그리의 2017학년도 본교 연극영화과의 수시 합격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대중들은 MC그리의 합격이 유명 방송인인 아버지의 후광에 의한 연예인 특례입학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본교의 2017학년도 연극영화전공 특기자 전형은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특기실적 100%, 2단계에서는 1단계 평가 80%와 면접평가 20%로 평가가 이뤄진다. 또한, 내신 성적이나 수능 성적은 특기자 전형에 반영되지 않는다. 즉, 특기자 전형에서는 특기 실적(방송실적)으로 합격 여부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배우, 가수, CF모델, 게스트 등의 경력을 쌓은 MC그리의 본교의 연극영화학과 합격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나는 연예인 특례 입학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유명인의 입학은 학교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대외적 홍보에 큰 영향을 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연예인은 가치가 있다. 또한, 그들은 학교가 아닌 실전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갈고닦은 베테랑들이다. 연극영화학과의 신입생 평가에 있어서 학업적 성취보다는 실제 활동과 같은 실질적 활동이 더 평가 반영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러나 이들이 연극영화학과가 아닌 학업적 성취가 중요시되는 다른 학과에 진학했을 때는 견해가 다르다. 국어국문학과나 사회과학부와 같이 방송 활동과 연관성이 적은 과를 특례로 입학하는 것은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는 행위이다. 그들의 입학으로 인해 다른 학생은 그 학과 입학의 기회와 평등을 박탈당한다. 일반 학생들에게 이런 상황은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교 측은 특례 전형이더라도 최저학력 기준을 일반 수시와 마찬가지로 조정하는 등의 최소한의 형평성을 맞추려고 노력하거나, 특례 지원 자체를 연극영화과와 같은 연관성 있는 전공으로 한정해야 할 것이다.

다만, 그들에게 ‘특례 입학’이라는 낙인은 평생을 쫓아다닐 것이고, 그것을 감당하는 것 또한 그들의 몫이다.

나영현  13ny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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