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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인터뷰

  우리 사회에는 투명인간이 있다. SF 영화에 나오는 그런 투명인간이 아니라,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다. 이 투명인간들은 사회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회의 이익을 분배할 때 소외된다. 하지만 우리가 존재를 인지하지 않아도 그들은 분명 존재하며 때로는 왜곡된 시선과 혐오에 괴로워하기도 한다.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하는 사회에서 외면받는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은 큰 문제이고 우리는 그들에 대해 제대로 알 필요성이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교지 <인하>는 사회에서 외면받는 집단 중 하나인 ‘트랜스젠더’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교지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준우 안녕하세요. 저는 조각보의 상임 집사 준우라고 합니다.

수엉 저는 수엉이라고 하고요

선율 저는 선율이라고 합니다.

 

교지 먼저 조각보가 어떤 단체인지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준우 조각보는 먼저 한국성소수자인권 센터에서 2013년에 시작한 프로젝트로 시작되었어요. 일명 ‘트랜스젠더 삶에 조각보 만들기’. 명목적인 목표는 한국 사회에서 트랜스젠더 인권을 지지하거나, 당사자들의 지지기반을 구축하는 것이었고 실질적인 목적은 ‘단체를 하나 만들자’라는 거였어요. 공식적으로는 한국에 단체가 없었거든요. 커뮤니티는 여러 개 있는데 (인권) 활동을 하는 커뮤니티는 90년대에 하나 있었던 것 같고, 2000년대 중반쯤에 한 인권단체가 있다가 해소가 된 후 쭉 없다가, 이제 그 필요성 때문에 시작을 하게 됐어요. 2015년 12월 14일에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라는 이름으로 발족해서 이제 생긴지 4~5개월 정도 됐습니다.

 

교지 조각보는 트랜스젠더 인권단체라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활동을 하는지, 어떤 목적을 갖는지 궁금합니다.

 

수엉 단체 준비하면서 인권이라는 말을 가지고 시작을 했는데 각자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 다르잖아요. 일단 제가 생각하는 건 한국의 트랜스젠더들이 실제로 어떤 삶의 상황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것들에 대한 공적 지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실제로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으며 그래서 자기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나가고 있는지를 보고 공유하고 이런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공적 지식을 만드는) 맥락에서 활동을 하고 있고요. 저희가 올해 하려고 하는 활동 중에는 인터뷰 같은 작업도 있고 홈페이지도 있어요. 주소는 transgender.or.kr입니다. 홈페이지에는 지금까지 한 인터뷰가 있고 올해도 계속 작업할 거예요. 그리고 또 매체 같은 것도 만들어서 실제로 어떤 삶과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등을 들어보는 작업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어요. 보통 인권이라고 하면 어떤 법이나 제도에 대한 투쟁, 변화를 만드는 움직임을 떠올리는데 그런 움직임과 함께 이야기와 삶을 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네요.

선율 난해하네요. 당사자들의 삶 측면에서 보자면 수술 전후 트랜스젠더로서의 자각과, 수술한 이후의 삶들, 그것들을 이어주는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논의를 많이 하고 있어요.

준우 트랜스젠더들의 모습이 일부분만 나타나서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논의가 되고 있지 않았는데 그런 문제도 얘기하고 싶어요. 일부분만 나타난다는 건 쉽게 말해서 트랜스젠더들이 언제 딱 등장을 해요. 그러니까 ‘나 이제부터 호르몬을 시작할래’ 혹은 ‘나 이제부터 어떻게 살래’라는 식으로 등장을 해요. 그리고 전환 과정(transition) 이라고 말하는 트랜지션 과정을 거친 다음에 성별정정까지 끝나면 심지어 커뮤니티 안에서도 사라져 버려요.

  또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강조하는 부분도 일부분이에요. 되게 섹시한 여성으로, 쇼에 나오는 여성으로, 이미지화되거나 아니면 되게 불쌍한 사람들, 되게 시혜적인 모습으로 여겨지는 것 말고 다른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전에는 어땠고 이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은 실제로는 어땠고 끝난 다음에는 앞으로도 계속 뭐 호르몬 조치를 계속 받고 살아야 되는 상황인데 오십, 육십까지도 되게 잘 살아야 하잖아요. 근데 그 경험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얘기가 되지는 않아서 그것까지도 같이 하고 싶다는 거였어요.

  다행히 트랜스젠더 관련한 인권 활동을 조각보만 하고 있지는 않아요. 다른 단체들도 TG이슈에 대해 어떻게든 개입을 하고 있고 법률전문으로 하고 계신 분들은 법률 쪽 관련해서 소송일 많이 하고 계시고 상담 쪽도 따로 있어요. 다른 활동 단체들도 TG이슈를 가져가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독점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특화된 어떤 것을 시작하겠다’라는 것이었어요.

 

교지 조각보에서 인권운동을 하면서 현실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수엉 현실적인 부분은 돈이 없다는 것이 항상 문제죠. 활동을 하려면 활동 단체가 지속이 되어야 하잖아요. 돈이 그냥 사무실 비용뿐만 아니라 활동을 하려면 매체를 만든다든가, 행사를 꾸린다든가 하려면 다 돈이 필요해요. 하지만 저희는 돈이 없어요. 사실 돈 문제가 전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맛있는 것 먹어가며 일을 해야 일을 할 맛이 나잖아요.

선율 돈 얘기만 하면 좀 그러니까. 아무래도 겉으로 드러나는 활동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까 말했듯이 정정(트랜지션) 이후에는 사라지는, 그러니까 자신의 성에 대한 삶을 선택하기 때문에 60살 이렇게까지 계속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이 없다는 게 확실히 어려운 점이 있어요.

준우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는 완전히 오픈리(openly) 트랜스젠더 활동가는 많지 않은 상황이에요. 이거는 TG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한국 사회의 현재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다른 하나는 저희가 여기다가 트랜스젠더 인권활동이라고 써놨는데 인권이 뭔지도 모르겠는데 트랜스젠더가 뭔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 활동이 있을 때 당사자분들이라고 해도 요구받는 내용들이 다 달라요. 그 각각의 입장들이 있는 거고 그 입장에서 ‘트랜스젠더 인권활동이라면 어때야 돼’라고 요청을 하거나 아니면 함께하자고 연대를 제안하는 건데 그 모습들이 다들 달라지니까 그런 것을 잘 조율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선율 다른 단체들 사이에서도 저희를 보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되게 많아요.

 

교지 사회에 존재하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많은 편견이 있잖아요. 그 중에 말하고 싶었던 편견이 있나요?

 

선율 많죠. 되게 많은데 일단은 보이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자기 눈으로 보이는 것만 믿는 거요. 예를 들어서 비수술 트랜스젠더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이 ‘어디까지 인정을 해야 한다’같은 그 기준이 없기 때문에 모두 성전환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리고 성전환수술을 다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외모가 남자 같아서 여자로 패싱(passing)되지 않기 때문에 또는 남자로 패싱되지 않기 때문에 ‘너희는 트랜스젠더가 아니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또 그렇게 살다 보니까 아무래도 연애가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가끔 “너 트랜스젠더야? 그럼 너 동성애자들이랑 똑같은 거니?”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에 여자를 사귀게 되면 그게 동성애잔데, 내가 남자랑 같이 있는 걸 보고 동성애자냐고 묻는 그런 보이는 것에 대한 편견들이 좀 많은 것 같아요.

수엉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도 있지만 사실 되게 짜증 난다고 한다고 해야 하나 싸워야 할 부분이 성별에 대한 편견, 그 모든 거잖아요. 이런 트랜스젠더 위치에 있으면 그 편견과 (성별을) 나누는 기준 같은 것들이 예민하게 느껴져요. 왜냐하면 그 경계에 따라서 누구는 누구를 남자로 인식하고 누구는 누구를 여자로 인식하는지, 그 경계를 사람들이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가 너무 잘 보이고 그 경계와 제가 스스로를 생각하는 것이 다를 때는 많이 힘들죠. ‘성전환수술을 한다’라고 했을 때, 성전환 수술을 한 후 갖춘 모습 그걸 상상을 하고 거기에 트랜스젠더를 끼워 맞추는 거잖아요. 그런 것이 다 이어져서 더 막막하기도 해요.

준우 수술을 하는지,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그러니까 수술이나 의료적 조치에 관련된 모습 같은 얘기로만 얘기가 되고 다른 얘기가 전혀 없는 거예요. 실제로 어떻게 연애를 하고, 어떤 삶을 사는지에 대한 얘기요. 여기에서도 ‘트랜스젠더가 동성애자와 같은 의미다’가 널리 퍼진 편견이기는 한데 사실 트랜스젠더 안에서도 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이 있어요. 그런데 그에 대한 얘기는 잘 안 되는 거잖아요. 근데 이게 ‘그 얘기도 같이 해줘’가 아니라 사실 그 얘기가 같이 나와야지 삶이 좀 입체적이게 되고 실질적이게 되는 건데, 이런 얘기가 사라지게 되면 그 사람은 전시되어 있는 어떤 상징이나 아이콘 같은 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이게 되게 안 좋은 거긴 한데 트랜스젠더 설명을 할 때 쉽게 ‘하리수 같은 트랜스젠더’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이런 게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설명하기 제일 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온갖 편견들이 가득 담겨 있는 이미지라는 거죠. 지금 얘기가 나온 것처럼 MTF(Male to Female) 트랜스 여성 같은 경우는 정말 예쁘지 않으면 안 되는 거고, FTM(Female to Male) 트랜스 남성 같은 경우에는 가슴 나오면 안 되는 거라는 편견이 나오는 거겠죠.

  이게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안에서도 편견들을 계속 자기 스스로에게 주입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이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니까요. 그 현상 자체도 되게 문제인 거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난 이렇게 사는 거 익숙해서 괜찮아’라고 말해도 굉장히 힘든 거죠. 되게 불합리한 걸 수도 있고요. 이런 게 다 섞여서 하나의 편견일 수도 있겠죠.

선율 이게 외부 편견이면 좋겠는데 내부에서도 편견이 약간 있죠. 준우가 방금 얘기했던 것처럼 ‘여자애들은 여자애다워야 해’, ‘남자애들은 남자애 같아야 해’ 이런 것들이 자칫하면 ‘넌 가짜야, 진짜야’라는 걸로도 나뉠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MTF 여성이 여자를 만난다면 레즈비언이거든요. 근데 커뮤니티 안에서는 “넌 가짜야. 넌 여자니까 남자를 만나야지”라고 말하는 경우가 꽤 많이 있었어요.

수엉 근데 그럴 수밖에 없어요.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자기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랑 이어져 있잖아요. 상호 간의 인정이 중요한 거죠. 근데 이런 편견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적인 어떤 힘을 가지고 있고 나는 그 편견과 다른 나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교지 한국 사회는 트랜스젠더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들에게 그렇게 좋은 사회는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정치적이나 사회적으로 한국 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수엉 저는 제 친구가 취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트랜스젠더 이슈라고 할 때 흔히 생각하는 이슈는 어떤 추상화된 성별에 논의가 맞춰지기 마련이거든요. 근데 사실 힘들고 실제로 바꿔야 할 건 취직이 안 된다든가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인 거예요.

준우 한국 역사에서 TG이슈가 제도의 이름으로 등장을 했던 게 2004~5년이에요. 그때 하리수씨와 관련해서 나왔던 것 중 하나가 성별 변경에 대한 특별법 얘기가 있어요. 몇 번의 입법 시도는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도 없어요. 지금은 법을 만드는 것보다도 좀 다른 전략을 짜고 있는 상황이에요. 또 다른 하나는 차별 금지법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인권헌장이나 인권 조례 같은 것들 안에 성적 지향과 더불어서 성별 정체성을 함께 얘기하는 거예요. 예전에는 성적 지향을 이야기할 때 성별 정체성은 얘기해주지 않으면 놓치고 가던 이슈였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세트처럼, 관용어처럼 묶어서 얘기를 하잖아요. 변화가 많지는 않았는데 그런 변화는 조금씩 있어요.

  근데 제도적인 변화들이 있었을 때 그게 과연 발전이나 개선일까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어요. 아까 취업 얘기 나왔던 거랑 같이 얘기를 할 수 있죠. 취업에서 ‘차별하지 마’라는 차별 금지법이 만들어졌다면 그에 맞춰서 ‘이 사람의 취업에 대한 권리,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막지 마, 그건 차별이야’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 건 하나의 중요한 무기이기는 한데 과연 그게 진짜 평등한 걸까요. 그냥 차별하지 말라고 하는 게 어떤 면에서는 되게 동화주의적인 거거든요. 어떤 면에서는 나는 트랜스젠더이면서 취업을 하고, 트랜스젠더이면서 결혼을 하고, 트랜스젠더이면서 가족을 구성하고 싶은 권리 같은 게 있는데 그 앞에 있는 ‘트랜스젠더로서’라는 게 약해지거나 별 의미가 없어지면서 정상성에 편입되는 걸로만 끝나버리게 됐을 때는 또 다른 완전히 다른 형태의 힘든 부분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해요.

수엉 바라는 걸 상상할 수도 없는 사회에요. 취업이 안 되는 문제를 생각해보면 막상 취업시장에 나가게 되는 20대, 30대 때의 일이 아니거든요. 상상을 해보면 어릴 때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연히 교육의 기회도 같이 박탈이 되는 거고 학교에서도 아웃팅이 일어날 경우는 특히 교육의 기회가 더 박탈이 될 거고 그러면 다른 사람과 다른 상황에서 자력으로 준비를 하거나 다른 식의 삶을 모색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어느 순간 다른 위치에 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취업을 할 때가 되어서 ‘트랜스젠더라고 차별을 하지 말고 취업 일을 할 권리를 보장해라’라고 해서는 전혀 힘이 없는 거죠. 그래서 하나를 얘기하려면 모두를 얘기해야 하고 모두를 얘기하려면 뭐부터 얘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상황인 거예요.

준우 그래서 한국 사회 안에서 트랜스젠더와 관련해서 아주 특정하게 미디어에서 비춰주는 모습 말고 다른 형태의 논의 자체가 아예 없는 것이 제일 문제에요. 그냥 막연하게 우리나라에서 차별 금지법이 통과가 되어서 취업에 대해 평등하게 이루어졌다고 쳐요. 트랜스젠더가 직장에 들어갔으면 그 사람은 어느 화장실을 쓸까요. 그리고 예를 들어 여성에게 생리휴가를 쓸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데 ‘생리를 하지 않는 MTF 트랜스 여성은 그 조항에서 그냥 예외인 건가’, ‘호르몬 휴가 같은 건 없는 건가’ 등 문제가 남아요.

  그리고 국가에서 지원을 해준다든가, 사회에서 지원을 해줄 어떤 인프라가 존재하는지 같은 것이 있잖아요. 그걸 만들어 달라고 말하기 전에 그게 왜 필요한지에 대한 얘기가 필요해요. 평등을 위해서 혹은 인권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인지에 대해서 이야기가 전혀 없이 “그냥 쟤네들은 불쌍하니까 그래 의료보험으로 해줄까? 쟤네들은 힘드니까 그냥 성별 바꾸게 해줄까?” 그런 식의 형식적인 평등이 아닌 다른 얘기들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건 태어나면서부터 계속 교육받고 일상생활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생겨나는 어떤 문화적인 거거든요.

선율 트랜스젠더는 그냥 주변에 숱하게 있을 거예요. 사실 찾아보지는 않더라도 몇 명 정도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트랜스젠더 또는 성적 소수자인 친구들 찾아가서 ‘너 이런 거지’ 이렇게 묻고 다니진 않잖아요. 그런 것처럼 ‘한 사람이구나’, ‘저 사람은 저렇게 사네’ 이렇게 인정해주고 그런 사회가 좋지 않을까요.

 

교지 시스젠더 헤테로가 사회 구성원의 기본으로 여겨지는 사회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트랜스젠더에 대해 잘 모르고 어떤 말이 실례가 되는지, 어떤 말을 하면 안 되는지 이런 점을 잘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나 행동을 자제했으면 좋겠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선율 이거는 진짜 개인마다 다른 점이라서 뭔가 딱 답은 있는 건 아니에요.

수엉 말하자면 수술했냐고 묻는 질문 같은 게 굉장히 무례한 질문이기도 하죠.

선율 뭐 보여 달라고 한 경우도 있었어요.

준우 “만져봐도 돼?” 그딴 거

수엉 진짜냐고 그러고

선율 (눈으로) 스캔 뜨고

준우 젠더 표현이 남다를 수는 있거든요. 근데 그걸 어떤 형태로 지적을 한다든가 빤히 쳐다본다든가 그런 거는 서로 일대일로 만나거나 아니면 어떤 커뮤니티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끼리에는 되게 조심스러워야 하는 부분도 있겠죠. 그래서 그냥 ‘트랜스젠더 여성이야’라고 누군가가 커밍아웃을 했을 때 그거에 대해서 그래서 ‘예뻐’라고 한다고 해도 정답이 아니에요. ‘가슴 커서 너 잘 어울린다’라고 하는 것도 또 정답도 아닌 거예요. 정답은 사실 그거에요. ‘케바케(Case by Case)’라는 거 그게 정답인 거거든요. 이 사람이 서로에 대해서 이해를 해줄 수 있으면 정답이 없는 거죠. 중요한 거는 정답이 없는 거니까 그 정답을 먼저 선험 해서 찾지 말고 그 사람이랑 얘기를 해서 찾아야 하는 거잖아요.

  그 경험을 안 해봤던 사람들은 모르잖아요. 정보의 면에서도 다를 수 있고 입장의 면에서도 다를 수 있거든요. 근데 그 모르거나 실수할 수도 있다는 걸 숨기지 않는 게 차라리 더 나을 때도 많아요. 그러니까 ‘너의 어떤 부분들을 보고 어떤 편견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얘기를 해달라’라고 물어보거나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좋은 거겠죠. 그리고 그 이전에 무턱대고 그 얘기부터 물어보는 게 아니라 그 얘기를 할 수 있을 만큼의 신뢰관계를 쌓아야 하는 거예요.

수엉 어떤 구체적인 질문이나 어떤 행동이 불편할까를 되게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특히 자신이 모르는 다른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을까를 생각할 때 이 사람이 뭘 싫어하는지 되게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아요. 물론 그걸 고민하는 게 중요한 과정이긴 하지만 사실 ‘트랜스젠더들이 뭘 불편해할까’처럼 어떤 트랜스젠더들에 대한 상상이나 인식 같은 것들을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 서로 배우고 자신을 돌아보고 이런 것들이 제일 중요해요. 조금 교과서 같은 말이지만요.

  그래서 말하는 게 되게 중요해요. 어떤 사람은 이를테면 되게 무례한 말을 하더라도 하나도 기분이 안 나쁜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되게 존중을 해주는데 그게 너무 불쾌할 때도 있어요. 그 차이가 뭐냐면 ‘그 사람 머릿속에서 내가 개인 한 사람으로 존재하는가’라는 거거든요. 그 사람이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나와 이야기를 하고 싶고,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괜찮을 것 같아요. 근데 그 사람이 나를 만나면서 “어? 트랜스젠더! 트랜스젠더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지? 뭐가 맞는 거지?”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게 되면 나는 안 보고 트랜스젠더라는 거에 나를 맞추고 이런 거라고 생각이 되어요.

선율 제 10년 지기 친구들은 아직도 물어봐요. “어떻게 하니? 어떠니? 이거 괜찮아? 저거 괜찮아?” 다 물어봐요.

 

교지 마지막으로 교지를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인 인하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선율 저는 보는 포인트를 늘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것도 정해진 답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사실 다른 것이 보이는 것들이 꽤 있거든요. 그런 것들에 있어서 조금씩 편해지면 꼭 경험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들을 알게 되고 간접경험이 넓어지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준우 인하대 성소수자 동아리 있잖아요. 거기서 축제 때 무슨 행사하면 잘 놀아주세요. 인하대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그래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만약 조각보에 관심이 생기면 홈페이지 한 번 들려주세요. 주변에 비슷한 걸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꼭 조각보가 아니더라도 그런 단체들이 있다’라고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수엉 인하대 학생들 중에서 TG친구들 열심히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선율 꼭 인하대 학생들이 아니더라도.

안하경  omega.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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