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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정신의 르네상스, 다시 얘기하자

지난 4월 14일 영국의 BBC와 AFP가 카라바조주의라는 명명을 얻게 한
카라바조(1573∼1610) 작품으로 추정되는 작품 발견에 대해서 보도하자, 국
내 몇몇 언론도 보도했다. 그것은 우연이었다. 2014년 4월 프랑스 남부에 있는
툴루즈의 외곽, 한 개인주택 지붕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집주인은 한번도 들
여다보지 않던 다락방의 문을 열었는데, 그곳 지붕 서까래에 곰팡이가 잔뜩
핀 가로 175㎝, 세로 144㎝ 크기의 그림한 점이 걸려 있었다. 그것은 예술 감정
가인 에리크 튀르캥에 의하면, 카라바조 작품이라 한다. 2년간의 복원 작업
을 거쳐서 세상 밖에 나온 것이다. 감정추정가는 1억 2천만유로(약 1570억원)
에 달한다는 내용을 국내 언론들은 이구동성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미술연
구 등 인문학에 전혀 관심 없는 자들도이렇게 높은 가격에 주목하는 분위기
다. 경제적 계산에 익숙한 경제인들과다른 관점들이 있다. 자신의 “운명”에
게도 보물을 숨기고 있는 행운의 다락방이 있는지 점쳐보려는 점성술적 관점
의 사람이 더 늘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들 점성술가는 사실은 또 다른 경
제인들이다.
카라바조 진품 여부는 치밀한 조사연구를 통해서 밝혀질 것이다. 그렇지
만 지금으로서도 작품성 수준을 읽는미학적 관점은 가능하고, 가장 중요하
다. 물론 그 작품은 유디트 주제화의 일종이다. 서양미술사에 관심 있는 자라
면, 그 작품이 유디트가 조국을 위해 적국으로 침투해 들어가서 적장 홀로페
르네스의 목을 잘라 살해한다는 성경의 얘기를 그린 작품임을 알아내는 일
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유디트 주제화를 그린 작품의 수는 많은 편이다. 더구
나 오늘날까지 남아 우리가 작품 자체를 볼 수 있는 작품의 수도 적지 않다.
오랫동안 미술사연구에서는 매너리즘이라는 명칭으로 작품들 사이에 나타
나 있는 섬세한 디테일의 차이를 섬세한눈으로 읽어보려 하지 않았다. 최근 이
에 대한 폭 넓은 반성과 성찰이 일어나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에 대한
인문학 정신의 르네상스! “디테일에 정신이 있다.”(바르부르크) 첫째, 유디트는
적장의 목을 칼로 자르는 결정적 순간인데도 그 살해 행위에 몰입하고 있지 않
다. 시선은 살해의 공간 밖으로 나아가고 있다. 둘째, 유디트의 오른 손은 살해
행위를 표현하기 보다는 매너리즘적으로 그 새끼 손가락을 심미적으로 굴절시
키고 있다. 셋째, 칼은 이미 목을 자르고있는 중이지만 피는 칼에도 적장의 목
그 주변에도 현실감 있게 표현되어 있지 않다. 넷째, 하녀는 적장의 목을 담아갈
바구니를 들고 있는데, 살해의 현장에 동행하는 자로서는 너무나 늙은 노파의
모습이다. 다락방의 그림은 속류 메너리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 걸
작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독일의 한 유력 언론은, 다락방의 그림이 카라바조 작품이라는 견해에 대
해서 의문을 던지는 시선도 보고하고있었다. 물론 인문학적으로 디테일을
해설하면서. 다른 작가의 그림이거나복제품의 복제품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카라바조의 작품들 중에서 4개밖에 소장하고 있지 못하는 프랑스
로서는 프랑스의 다락방 그림이 카라바조 작품일 가능성에 열광하는 까닭
은 이해할 수 있다. 아마도 이 열광은, TV 드라마 등 우리의 일상마저 지배하
고 있는 잔혹성을 비롯한 추한 것을 예찬하는 프랑스발 카라바조주의 열광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한국 언론도 품위 있는 인문학적 정신으로 충만하여
보도해 줄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프라임 사업 국면에서는 우리대학의 인문학정신은 르네상스는커녕
기가 죽어가고 있었는데, 참담하게도 프라임 사업 탈락이 확정되었다. 우리는
비탄을 넘어 다시 인문학 정신에 대해서얘기보자. 대학의 본래성을 회복하는 대
화를 시작하자.

인하대학신문  inh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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