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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스마트폰 없이 일주일 살기

“부웅” “부우웅” 오늘도 역시 수업시간에 전화 진동소리가 울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발신번호를 확인하니 스팸 번호다. 핸드폰을 켜서 차단등록을 하고 다시 펜을 잡는다. 그렇게 나의 시간 1분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 1분이라는 시간 만에 수업의 진도는 저만치 나가 있어 따라가느라 애를 먹었다. 에이… 이 전화만 아니었어도. 핸드폰만 아니었어도.

 

“카톡” 수업이 끝나자 여지없이 카카오톡 알람이 울린다. 친구 녀석이 갑작스럽게 만나자고 한다. ‘아… 이게 아닌데…’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결국 못 이긴 척 친구의 부름에 응하고 마는 나. 수업이 끝나고 도서관에 가서 공부나 하려고 했던 나의 의지는 이렇게 꺾이고 만다.

 

“카톡” “카톡” 간밤에 웬 메시지 소리가 나를 깨운다. 시간은 새벽 1시. 어제 새로 만든 조모임 단체 톡방에서 열렬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 사람들은 잠도 없나...’ 그렇게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이미 달아난 잠은 다시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뜬 눈으로 천장만을 바라본 지 한 시간 째. “카톡” 또 누군가 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 사람들아, 나 좀 내버려둬!

 

아마 이 글을 쓰는 필자 외에도 이러한 스마트폰의 달콤한 구속에서 헤어나지 못해 고통받고 있을 독자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필자는 스마트폰이 우리들의 삶에 직접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감행하기로 했다.

2016년 4월 1일, 결국 필자는 일주일간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멈추기로 결심한다.

 

첫 째날, 금단현상

아침 9시, 등굣길

현관문을 나서며 주머니를 만져보는데 무언가 허전함이 느껴졌다. 핸드폰에 저장돼 있는 노래를 들으며 학교에 가는 것이 습관이 돼 버려서였을까, 등굣길이 허전하다 못해 너무 심심했다. 괜히 길을 걸으면서 평소에 관심 없던 건물들을 바라보기도 하고, 혼자 흥얼대며 노래를 불러보기도 했다. 그러나 좀처럼 적응이 되지는 않았다. ‘그래,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야…’ 스스로 하는 위로도 잠시,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러한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 만듯한 느낌’은 나를 하루종일 집요하게 괴롭혔다.

오전 10시, 수업시간

오늘따라 수업이 더 지루하게 느껴졌다. 시간을 확인하려 시계를 쳐다볼 때면 시침은 항상 그 자리 그대로였다. 처음에는 시계가 고장 난 줄 알았다. 이내 초침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내가 틀렸음을 이내 직감했지만 말이다.

오후 1시, 점심시간

수업이 끝나고, 도시락을 사서 집으로 왔다. 평소와 같았으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웹드라마나 웹툰을 켜 둔 채로 밥을 먹었겠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건 탁자와 그 위에 고스란히 놓인 도시락뿐이었다. 내 주변을 감싸고 있는 건 오로지 고요한 적막. 오늘따라 단무지 씹는 소리가 유달리 크게 느껴졌다.

오후 4시, 도서관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던 나는 오늘 비로소 그들의 마음을 알 게 된 것 같았다. 가만히 책을 보다가도 친구에게 연락하고 싶은 마음에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고, 그렇게 몇 번을 스스로 자제하다가 심심한 마음에 ‘노래라도 듣는 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또 다시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스마트폰이 사라진 나의 삶은 지독히 고요하고 재미없었다. 금방이라도 의자를 박차고 집으로 가 누워버리고 싶었다.

오후 11시, 취침

고단한 하루가 끝나고 침대에 누웠다. 평소 같았으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저 눈을 감은 채 잠이 오기만을 바랐다. 그렇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오전 12시가 넘어 있었다.

자정 12시, 하루가 지났다. 자연스럽게 나는 핸드폰을 생각한다. 이번에는 핸드폰에 깔려있는 수많은 게임이 나를 유혹했다. ‘아… 접속해서 출석보상 받아야 하는데…’ 이러한 생각들이 머리 속을 마구 휘젓고 다녔다. 정말 무너질 뻔했다. 그러나 찬물을 한잔 들이키고서야 이내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 한낱 게임 따위에 마음을 빼앗겨 나의 의지를 꺾고 싶지 않았기에 다시 잠을 청하기로 했다.

 

둘 째날, 불편함의 연속

이틀 만에 노트북을 켜고 PC 버전 카카오톡을 열어보니 읽지 않은 메시지만 500개가 넘어 있었다. 신문사 단체 톡방부터 시작해서 조별과제를 위해 모인 톡방, 그리고 친구들의 왜 전화기가 꺼져있냐는 메시지까지 다양했다. 순간, 내가 이렇게 중요한 존재였는지 잠시 감동하기도 했지만, 일일이 답변하고 나서 돌아오는 침묵은 다시금 나를 허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는 잠수타지 말라’는 협박성 메시지는 마음 한 켠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앞으로도 삼 일이나 더 남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잘 버틸 수 있을까…. 내심 걱정되는 하루였다.

 

셋 째날, 익숙해짐

오후 1시, 수업시간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건 오직 볼펜과 공책뿐. 그 어느 때보다 교수님의 말씀을 공책에 적으며 집중을 잘 할 수 있었다. 단체 톡방에서 어떠한 이야기가 올라오고 있을지 궁금했던, 또는 농담을 하고 싶어 근질거렸던 며칠 전이 우습게만 느껴졌었다. 왜 진작에 수업시간에 핸드폰을 꺼놓지 않았었을까.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는 하루였다.

 

저녁 6시, 저녁 식사

보통과 같았다면 지금까지 누군가의 연락이 왔을 시간이다. ‘저녁을 먹자’라든지 단체 톡방의 시시껄렁한 농담이라든지 말이다. 그러나 삼일 간 그러한 연락이 없으니 이 세상에 조용히 고립된 마냥 느껴질 정도였다. 처음에는 다소 따분했지만 나름의 적응이 된 탓일까, 원래 그런 연락들이 없었던 마냥 익숙해져 버렸다. 지금은 당연하게 혼자 도시락을 사 와서 먹거나 집과 가까운 식당에 들러 가볍게 저녁을 먹는 것이 당연시 여겨졌다. 은연중에 얼굴에 띄는 여유는 덤이다. 한날은 자주 가는 단골가게 식당 아주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학생, 항상 핸드폰하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웃으니까 귀엽게 생겼네요”

 

마지막 날, 깨달음

그동안 본인은 스마트폰 중독자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스마트폰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녀야 안심이 되는 사람이었다. 대략 10분에 한 번꼴로 스마트폰을 확인했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아봤었다. 그러나 습관이 무섭다고 스마트폰을 멀리하기 시작하자 그 동안 주변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고, 본인의 진정한 내면의 목소리가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미쳤다는 소리가 아니라, 평소에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주변 친구들과 이웃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알 수 있었다는 말이다. 또한, SNS로 타인들과 쉴새 없이 소통하느라 나 자신을 잊고 있었던 과거의 시간을 돌이켜 반성해 볼 수도 있었다.

이로 인해 일상도 많은 부분이 변해 있었다. 일주일간 수업 중간의 쉬는 시간과 공강 시간에는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었고, 집에서 쉴 때도 침대에 누워 모바일 게임으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과거와 달리 책을 읽으며 지적 유희를 즐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답장에 대한 집착이 빚어낸 초조함이 줄었다는 점이다. 항상 친구들과 메신저로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던 나는 이제 더는 그들의 답장을 갈망하지 않았다. 그로 인한 변화는 마음이 상대적으로 평온해졌다는 것이고, 시간이 일주일 전과는 다르게 천천히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항상 시간이 빠르다고 불평만 하던 나는 그제야 내 삶의 방식이 잘못됐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이 우리 삶에 안겨준 것은 내가 지금껏 겪었던 부작용이 2할이라면 편리함이 8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지나친 것은 좋지 못하다. 옛 선조들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을 괜히 만들어 사용한 것이 아니었음을 이번 체험을 통해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만일 당신의 삶이 과거의 필자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잠시 스마트폰의 전원을 꺼두는 것을 추천한다.

김성욱 기자  rlatjddnr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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