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8일, 교내 커뮤니티인 인하광장에 학생회비 환불과 관련한 글이 논란이 되면서 본지에서도 이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를 하면서 한 학과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이에 취재 대상을 전체 학과로 늘려 공문을 통해 답변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가 60개 학과 학생회를 일일이 찾아가는데 시간적, 물리적 한계가 있어 단과대 학생회장을 통해 공문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잡음이 일었다. 처음 취재를 할 당시 논란이 있었던 학과 회장에게 전화와 문자를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취재를 위한 일이라면 공문을 보내라’는 답변을 받았고, 이에 모든 학과에게 일괄적으로 공문을 보냈다. 이에 어떤 학과에서는 ‘우리가 공문에 답변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니 답변하지 않겠다’라며 거부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고 어떤 학과는 ‘부탁하는 측의 태도가 올바르지 않은 것 같아 답변을 하지 않겠다’라고 공문에 대한 답변을 거절했다.

취재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인터뷰다. 기자와 취재원의 일정을 조율하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취재원이 답변을 거절하는 경우는 기사가 엎어지기도 한다. 물론 인터뷰가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학생회장이라는 위치에 있는 경우라면 학우들의 알 권리를 위해 노력해야할 의무가 있다. 학생회장은 학우들의 우두머리가 아니라 학우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학생회는 항상 ‘소통’을 외친다. 학교 측과의 소통을 원하고 총장님과의 소통을 요구한다.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얻고자 온·오프라인 상으로 열심히 접근한다. 일례로 작년 12월 2일, 당시 총학생회장과 문과대 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들이 총장실을 방문해 ‘문과대학 구조조정 대책기구 2차 성명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사전에 약속되지 않은 만남은 가질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결국 물러났던 적이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정보는 중요하다. 하지만 학우들이 원하는 정보, 알아야 할 정보들도 그에 상응할 만큼 중요하다. 학생회비는 학생 개개인의 돈으로 구성되고, 학생들은 자신이 돈이 어느 사업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권리가 있다. 언론은 개개인의 학우를 대신해 학우들의 원하는 하는 정보를 확인하고, 공개하는 역할을 한다. 떳떳하다면 굳이 감출(혹은 답변을 거부할) 이유가 있는가?

이현지 기자  gvgusw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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