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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본교 남학우들의 그루밍 실태는?본교 남학우 평균 그루밍 점수는 51.75점 (표본 174명) 본교 남학우 한 달 평균 그루밍 관련 소비 비용은 73,750원 (화장품 포함)

최근 외모를 가꾸는 남성, 이른바 ‘그루밍 족’이 증가하고 있다. 이미지가 곧 ‘경쟁력’인 시대가 되면서 남성들이 화장품 분야에서 적극적인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본교만 해도 본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표본 총 174명 중 70퍼센트에 달하는 120여 명이 ‘그루밍을 종종 한다’ 혹은 ‘자주 한다’라는 답변을 했다. 이는 그루밍이 더 이상 본교 학우들에게도 생소한 단어가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루밍이라는 단어와 ‘꾸미는 남자’ 하면 무엇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피부와 관련된 화장품이다. 실제로 본교 설문의 답변에서도 66.7%에 달하는 학우들이 ‘피부 관리 및 화장품에 돈을 투자해 봤다’고 답변했을 정도로 남성들의 피부에 대한 관심은 예전보다 뜨겁다.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 조사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1조 760억 원으로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6,600억 원 규모였던 2009년과 비교해 5년 사이 60% 이상 성장한 수치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난해 3월 발표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은 한 달 평균 13.3개의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남성 응답자 절반 이상이 선크림을 사용하고 있으며, 5명 중 한 명은 비비크림을 사용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남성들의 성형 수술도 늘어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남성 성형’이라고만 쳐도 전문병원들이 수두룩히 검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본교의 경우도 ‘성형을 경험해 봤다’는 학우가 9.5%달해, 적지 않은 인원이 남성 성형에 관심이 있음을 드러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남성 왁싱시장의 경우도 더불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면도에 한정됐던 남성 제모가 이제는 겨드랑이, 다리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편집 숍 ‘올리브영’이 작년 상반기 남성 ‘다리숱제거기’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16배 이상 늘었다는 분석이 있다.

 

이렇듯 현재 우리나라의 남성들은 자의든 타의든, 자기관리가 거의 일상이 됐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그리 먼 곳이 아닌 우리 학교에서도 찾아 볼 수 있었는데, 기자는 설문조사 뿐 만이 아닌 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하대 그루밍 족’들의 생각과 일상을 낱낱이 들여다보기로 했다.

 

*그루밍의 사전적 의미는 ‘차림새’나 ‘몸단장’등을 의미하지만 여기에서는 옷 입기를 제외한 외모를 가꾸는 모든 행위를 그루밍이라 칭하기로 한다. 

 

 

 

 

 

 

몸을 만드는 의 이야기

작년부터 몸을 만들기 시작해 헬스장에서 전문적으로 유료 트레이닝을 받으며 몸 관리를 하고 있는 이 모 씨(졸업생·27)와의 인터뷰.

 

작년부터 몸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운동 경험이라고는 구기 종목을 가끔 하는 정도였고, 딱히 잘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왜 갑자기 이렇게 헬스에 집착을 하게 됐냐고요?

저에게 있어 지난 해는 자존감이 최하로 떨어진 시기였어요. 하고 싶은 일은 많았는데 능력이 부족했고, 능력이 부족했으나 노력할 생각도 하지 않았지요. 연초부터 일이 꼬이니 의욕이 떨어져서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어요. 머리가 쓰기 힘들면 몸이라도 쓰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다이어트에 대한 결심이었어요. 그리고 그 결과를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었죠. 이때까지만 해도 제가 생각했던 사진은 일반 프로필 사진이었어요.

작년 봄부터 이래저래 모아두었던 돈으로 헬스장을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했어요. 목표는 5월 말에 정장을 입고 사진 찍기였지요. 일과는 오전 세 시간 운동하고, 오후에는 쭉 공부만 했어요. 헬스장은 PT를 받았는데 비용은 회당 5만원이었어요. 결코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저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은 아깝지 않았어요. 식단은 하루 네 끼로, 총 만 원정도 들었어요. 다이어트 식단이라 그런지 오히려 일반식 보다 저렴했지요.

하루하루 배고픔을 참아가면서 고강도의 운동을 하기란, 이런 운동 경험이 전무후무한 저에게 있어서는 쉽지 않았어요. 도중에는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많이 들었죠. 하지만 들인 돈이 아까워서 쉽게 그만둘 수 없었어요. 이를 악물고 버텨냈죠. 그랬더니 어느 정도 보기 좋은 몸이 나오더군요. 그동안 흘린 땀이 아깝지 않았어요.

운동으로 몸을 만들고 난 후 제 삶의 차이점이요? 먼저 주변의 반응이었어요. 몸을 만들고 나니 주변에서 보기 좋아졌다는 칭찬이 늘었죠. 제 프로필 사진을 보고 ‘이거 진짜 너 맞냐?’라는 반응부터 시작해서 소개팅 문의도 끊이질 않았죠. 저 또한 내면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거울을 볼 때마다 자라난 근육들을 보며 속으로 흐뭇해하는 것은 물론, 옛날보다 달라붙는 옷을 선호하게 됐어요. 과시욕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남들이 저를 한 번 더 바라봐 주면 그걸로 기분이 좋았어요. 옛날에는 남 앞에서는 것이 싫고 부담되곤 했었는데 말이죠.

덕분에 전보다 사회생활에서 확실한 자신감을 얻었죠. 그때부터 더 좋은 몸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지금은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도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몸을 가꾸고 옷 태가 사니까 몸 말고 다른 곳도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은 남자도 가꿔야 인기를 끄는 시대잖아요. 몸을 웅크린 채 살아갈 바에는 당당하게 꾸미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성형한 의 이야기

심각한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작년 겨울에 성형수술을 했다는 김 모 학우(23)와의 인터뷰.

 

사실 외모에 관해서는 누구나 콤플렉스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에는 처진 눈매가 콤플렉스였어요. 어렸을 적에 친구들에게 놀림 받고 괴롭힘 당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일부로 강한 척을 했던 것 같아요. 그 후부터 저도 모르게 그것이 처진 눈매로 인한 순한 인상 때문이라는 생각이 깊게 자리 잡았죠. 그래서 주변의 “너는 착해 보인다”, “사람이 순하게 생겼다” 등의 말들도 그리 기분 좋게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 눈매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성형수술을 알아보게 됐어요. 시간이 지나 전역 후에는 전부터 생각해왔던 눈매 교정 수술을 시도할 여유가 생겨 과감하게 시도했죠. 사실 성형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많았고 걱정도 많이 됐지만 막상 하고 나니 별 일 아니었어요. 다만 성형 후 약 10일 가량 얼굴과 관련해 신경을 많이 쓰고 관리를 해야 했는데 이 부분은 약간 불편했죠. 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내 할만 하다고 생각했죠.

사실 큰 수술이 아니라 총 80만 원 정도 들었고, 얼굴에 투자하는 만큼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너무 적은 금액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어요.

수술 후, 주변 사람들은 큰 차이를 못 느끼겠지만 저 스스로는 자신감이 아주 살짝 붙은 것 같아요. 또 이전에는 외모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한 번 관리를 하고 나니 관심도 더 가고 신경도 조금 더 쓰이는 것 같아요.

성형을 하기 전까지는 왜 성형을 하는지, 특히 성형을 반복하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한 번 하고 나니 뭔가 욕심이 생기고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라는 생각까지 들었죠. 살면서 큰 성형수술은 부담되고 결과도 좋지 않을 것 같지만, 코 필러 정도는 한 번 맞아보고 싶어요. 성형 중독이라는 말이 요새 많은데, 게임이나 운동 등 그 어떤 분야라도 중독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얼마나 자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 것 같아요.

 

 

화장하는 의 이야기

피부 콤플렉스로 시작해 이제는 간단한 화장이 일상이 됐다는 현 모 학우(24)와의 인터뷰.

 

고등학교 때 생긴 여드름 자국이 저에겐 항상 스트레스로 다가왔어요. 여자 친구들 앞에 서면 모두 제 얼굴만 보는 것 같아 자신감이 없어져서 항상 남들 사이에 숨기에 바빴었죠. 그래서 제가 대학교를 들어오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가장 먼저 한 것은 피부과 치료를 받는 일이었어요. 남들은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돈을 모은다고 하지만 저는 피부과를 가기 위해 돈을 모은 셈이죠. 치료는 잘 받았어요. 하지만 생각한 것만큼 완벽하게 좋은 피부가 되지는 않더라고요. 여기에서 저는 조금 실망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은 제가 카메라 앞에 서야만 하는 일이 생겼어요. 어느 여자인 친구와 함께 얼굴이 노출되는 장면을 찍어야 했는데, 그때 그 여자인 친구가 저에게 ‘컨실러’라는 화장품을 건넸어요. 저는 립스틱처럼 생긴 그게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몰랐는데 그 친구가 자세히 설명을 해주더군요. 뾰루지 부분에 바르고 파우더를 톡톡. 처음에는 ‘남자가 무슨 화장이냐, 혐오스럽다’고 하면서 거부했는데 화면에 찍힌 저의 모습을 보고는 ‘아 이래서 여자들이 화장을 하는구나’하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그 다음날 저는 그 여자인 친구에게 그 화장품이 어디서 파는 제품인지를 물어 똑같은 제품을 구매했어요. 그리고 그 날부터 화장을 하고 다녔죠.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어요. 선크림조차 귀찮다며 바르지 않던 제가 얼굴 덕지덕지 바르고 다닌 다는게 낯설게 다가왔죠. 그러나 한 번이 두 번, 두 번이 세 번이 되면서 화장은 저의 일상이 되다시피 됐어요. 이제는 기초화장 없이는 밖에도 못 나갈 정도가 되었다니까요. 화장하는 실력도 옛날에 비해 많이 발전했어요. 웬만해서는 화장한 티가 안날 정도로 화장품을 바르는 것도 가능하며, 어디 제품이 어느 부위에 좋은 지를 이름만 대면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화장품에 대해서 바삭해 졌어요.

아, 피부에 자신감이 생기니 여자친구도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현재 여자친구는 제가 화장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놓고 말리지는 않아요. 그냥 제 자체를 인정해 주는 거죠. 우리 사회도 이제는 남들이 무엇을 하건 눈초리를 주지 않는 사회로 변해갔으면 좋겠어요. 그냥 그 사람 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게 그 사람 자체를 인정해 주었으면 해요. 다름이 꼭 틀림은 아니잖아요?

 

 

김성욱 기자  rlatjddnr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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