났는데, ‘인하대학교 어둠의 대나무숲’ 또 한 그 한 예다. 그러나 이 페이지는 많은 학 우들에게 ‘본교의 이미지를 깎고 있다’며 비난을 받았고, 결국 얼마 전 이 페이지의 관리자는 ‘본래의 의도와 많이 다르게 변 질됐다’며 글의 게시를 중단했다. 과연 그 동안 그곳에서는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일 까. 기자가 어렵게 수소문해 페이지의 관리 자를 만났다. 

Q. 인하대 어둠의 대나무숲(이하 어대숲)은 원래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 진 것인가? A. 본교의 학내 커뮤니티는 다소 경직되

어 있다고 느꼈다. 이 페이지를 만들었던 작 년 7월만 해도 ‘인대전’과 ‘인좋사’에는 ‘누 구누구 좋아해요. 남친 있나요?’와 같은 단 순히 사람을 찾는 글만 주로 올라왔다. 또한 인하광장은 실명제라는 그 특성상 매우 조 심스럽게 올라온 글밖에 찾을 수 없었다. 인 하광장에 올라오는 글의 대부분은 단순한 질문, 모집 글이 대부분이었고, 간혹 이슈가 있을 때에만 다른 글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때도 자신의 이름을 내놓고 토론에 참여 하는 소수의 사람들만 활발히 자신의 의견 을 개진했었다. 본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인하대 학우들이 내놓는 특색 있는 동아리 홍보 대자보와 수 많은 도전 등을 보며 굉장히 재미있고 끼 있 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기 존의 본교 커뮤니티들은 그러한 본교 학우 들만의 색깔을 표현할 캔버스가 되지 못한 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어대숲을 만들며 자

유로운 본교 학우들의 캔버스가 되길 기대 했다.

Q. 받는 제보는 주로 어떤 것이었나? A. 제보 통계를 보면 25.6%가 ‘야한’ 글 이었다. 그것을 감안해 페이지 시작부터 19 세 이상에게만 페이지가 공개되도록 설정해 두었었다. 다른 공간에선 보지 못했던 본교 학우들의 솔직한 성적 담론이 올라와 내심 반가웠다.

Q. 페이지를 닫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 A. 만약 페이지가 지금 이상으로 변질돼 좋지 않은 이미지로 이슈화된다면, 본인의 정체가 언젠가는 탄로나 공개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페이지를 운영하고 싶지는 않았다. 또한 이 미 어대숲이 변질됐다고 판단, 본인이 원래 생각하고 있던 좋은 의도를 되살려내기 어

렵다고 생각했기에 페이지를 닫았다.

Q. 인터뷰를 마치며 … A. 한 개인의 의견이 소수에 의해 통제되 는 사회는 부적절하다. 민주사회에서 하나 의 의견은 표현되고, 다른 수만의 의견이 이 루는 거대한 바다 속으로 던져진다. 만약 사 회의 보편가치에 반하는 의견이 있다면 그 의견은 가라앉는다. 굳이 검열하지 않아도 건강한 민주사회는 그러한 기능을 충분히 해낸다. 내가 무엇이 잘났다고 다수의 지성 이 글을 검토하기 전에 내 스스로 제보를 검 열해버리겠는가? 언젠가는 본교 학우들이 타대의 커뮤니 티 사이트처럼 인하인만의 끼를 발산하는 공간이 생기길 기대해 본다. 비록 내가 그러 한 장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지만, 내가 졸업 하기 전에는 반드시 생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