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바꿨다. 분명 이전에도 나왔던 이야 기지만 결국 지금 판을 바꿨다. 준수하다고 는 말하지 못 하겠지만 여태껏 잘 굴러왔 던 틀을 허물어버리고 맨손으로 신문을 빚 어나가는 게 두려웠었다. 오늘 마감을 끝내 고 며칠 후면 세상에 공개될 새 판 새 신문 을 만드는 지금도 사실 조금은 두렵다. 틀 안에서의 신문은 나쁘지 않았다. 편집권 분 쟁으로 98년 즈음 모든 기자가 사퇴한 이후 부터 조금씩 고쳐오며 근 20년을 사용해 온 연장은 분명 쓸만했다. 낡았지만 20년간 다 듬어져 그래도 여전히 쓸만했다.

어느 순간 벽이 찾아왔다. 낡은 연장으 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찾아왔 다. 나는 그 연장을 버릴 때가 왔다고 직감 했다. 사실 우리보다 먼저 새로운 연장으 로 갈아탄 이웃들이 퍽 많았다. 개중 일부 는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일부 는 새 연장을 손에 완전히 익혀 날아올랐 다. 부러웠다. 갓 정기자가 되었을 때, 나는 옛 신문들을 즐겨봤다. 현재의 신문 틀이 90년대 말에 만 들어졌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미디어 환 경은 급변했다. 학우들도 변했다. 90년대의 틀로 2016년의 독자를 노리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끝없이 생각했다. 어설프게 시류를 좇는다고 해도 독자에게 외면 받는다는 사 실도 끊임없이 떠올랐다. 그래도, 그래도 지 금은 바뀌어야 할 때라고 나는 믿었다. 결국 옛 연장을 놓았다. 놓았다기보다는 분해해서 재구성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 다.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모습 으로 다가가겠다고 다짐했다. 독자들이 보 기 편하도록, 보기 편한 매체로, 보고 싶어 하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학우들에게 참된 뉴스를 전해주고 싶었다. 시대가 흐르며 인하대학신문도 변화를 

요구 받았다. 변화된 학우들에게 제 역할 을 하기엔 종이 신문만으로는 부족했다. 웹사이트도 존재했지만 실은 별로 활성화 되지 못했다. 일일 방문자 수가 수십 명밖 에 되지 않는다. 부끄러운 일이다. 남이 변 화를 강제하지 않더라도 시대와 학우가 변 화를 요구하는 때에 다다랐다. 올해부터 는 아마 큰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학우들 이 보기 편한 작은 판으로의 변경은 그 시 작에 불과하다. 수많은 회의와 고민을 거 쳐, 유구한 전통과 선배들의 기자정신만 오롯이 남기고 인습과 타성에 젖은 껍데기 는 과감히 버릴 것이다. 본지는 학우들에게 진정한 학내 언론으 로 다시 설 수 있도록 대대적 체질개선을 해 나갈 것이다. 그 동안 본지가 미지근하게 반 응해 왔던 모바일과 디지털 환경에 맞춰 조 직의 생리를 변화시킬 것이다. 광장에 수많 은 글들이 올라올 정도로 학우들이 궁금해 하는 학내 사안들이 있다면 본지의 이름을 걸고 신속하며 정확한 사실을 전달해 학우 들의 명확한 판단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1958년 이래 본지가 존재해 온 이유요, 본지가 지켜야 할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