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행복 프로듀서, 주철환

 

이력 :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학사/ 동대학원 석·박사

-現 세종문화회관 이사회 선임이사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상무

    C&H 연구소 대표

    희망제작소 이사

-前 중앙미디어네트워크 방송제작본부 본부장

    JTBC 대PD

    OBS 경인TV 사장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MBC 예능국 차장

    동북고등학교 교사

    동북중학교 교사

 

 국어교사, 방송 PD, 대학 교수, 방송사 사장, 대PD 등을 거쳐 현재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한 인물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 《오블라디 오블라다》,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 《청춘》,  《PD마인드로 성공인생을 연출하라》 등 스무 권의 책과 두 장의 앨범을 내기까지 했다. 80~90년대 시청자들은 《퀴즈 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대학 가요제》 등 참신하고 기발한 방송 프로그램을 연출한 스타 PD로 그를 기억한다. 

 

-대학을 졸업한 당시에는 평생직장이라는 풍토가 강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남들과 다르게, 수 많은 직업으로의 변신을 한 이유가 궁금하다.

 “어릴 적부터 신문과 독서를 친근하게 여겼다. 국어를 좋아하고 잘하기도 했지만, 중학교 때 국어를 담당하는 담임선생님 영향으로 그분과 같은 국어교사가 되길 결심했다. 그래서 대학 전공을 국문과로 결정했고, 졸업 후에는 모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어떻게 방송 PD가 됐나.

 “국어교사로 재직한 후 군 입대를 했는데, 말년 휴가 때 MBC 방송사 앞을 지나가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때 사람들이 즐비하게 줄서있는 것을 목격했는데, ‘왜 저렇게 줄을 서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뒤이어 ‘방송사는 어떤 곳일까?’라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사람들이 PD 입사를 위해 줄서있는 것을 알고는 의문과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고 시험을 치렀다. 당시 시험 과목은 영어·상식·국어·논술이었다. 신문과 독서로 다져진 상식, 국어교사의 내공, 군대는 카투사. 비록 PD를 위한 준비를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시험을 치루기 위한 준비는 어느 정도 된 셈이었다. 기회는 평소 준비된 자에게 온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1983년, MBC PD로 입사하게 됐다”

 

-연출한 프로그램들이 대박을 쳤다. 예능 PD로서는 최초로 자신의 이름이 프로그램의 보증수표가 되는 스타 PD로 떠오른 것으로 안다. 성공 비결이 무엇인가.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한다. 길을 걷거나, 노래를 들을 때, 어떤 사물을 접할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관찰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또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찾으려 하는 습관이 있다. 그런 사고력이 상상력으로 이어지고 연출력으로 이어졌던 창의력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현재도 그렇다. 또, 교사의 관점을 살려 프로그램에 대입했다. 학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수업하는 것은 시청자들을 얼마나, 어떻게 재밌게 하는가의 문제고 이는 곧 시청률과 직결된다. 교실에서 졸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프로그램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시청자들이다. 이 부분은 어떻게 개선할까 고민했고. 그런 부분들이 도움이 컸다”

 

-17년간 MBC에 재직하다 이화여대 교수로 이적하면서 다시 교단에 섰는데.

 “PD로 일하는 중간에, 대학교 때 은사님의 권유와 자기계발 차원에서 대학원 진학을 했는데.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의 공부를 지속해 전문성을 갖추고자 박사까지 학위를 받게 됐다. 교수를 하려고 공부한 것은 아닌데 기회가 돼 후학들을 양성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대학 교수로 서게 됐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열려있다(웃음). 그렇다고 PD를 그만 둔 것은 아니었다. 교수직을 병행하면서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사 사장을 지낸 PD출신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내 좌우명이 ‘재미있게 살고 의미있게 죽자’이다. 평생 한 직업만을 하며 사는 것은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가볍다고 말하지만, 그건 그 사람의 관점일 뿐이며 내 인생은 내가 바라는 대로 사는 것이다. 또, 당시 새롭게 설립된 OBS 경인 TV에서 제대로 된 방송을 제작하고 싶단 포부를 품은 것도 한몫했다. 그러나, 이내 곧 나는 경영에 맞지 않은 사람임을 깨닫고 그만뒀다. 꼭 경영학을 전공해야만 하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성차이 인 것 같다. 그래도 재밌었고, 의미 있었다. 새로운 도전을 한 것 아닌가”

 

-다시 방송과 교육 현장으로 돌아왔는데.

 “익숙한 곳이 편하고 재밌더라. 잘할 수 있는 것이 좋기도 하고”

 

-책을 무려 20여 권이나 썼다. 또, 2집 앨범 가수이기도 한 이력이 대단하기만 하다. 

 “글은 나라는 존재감을 표현하기에 좋다. 글쓰기는 내가 살아있다는 하나의 증거다. 나와 직접 만나지 못하더라도 언론사에 기고한 글이라던가, 집필한 책을 통해서 누군가는 간접적으로 나와 만나 영향을 받는다. 글을 쓰니 글이 모여 책이 된 것이다. 앨범의 경우, 어릴 적 품었던 작곡가의 꿈을 이룬 결과물이다. 그것은 평소 생각하는 습관 덕택이고. 작사·작곡하는 것은 글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려운 것은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뭐든 하고자 한다면 이뤄낼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무엇을 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매순간 좀 더 즐겁고 의미있게 소중한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다. 또 그게 행복한 삶으로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 길을 젊은 친구들과 함께 걷고 싶은데 요즘 그 길에 들어선 것 같아 행복하다. 제자들과 함께 소풍 가는 것을 즐긴다.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고 학생들끼리 친해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일체의 비용은 내가 부담하는데, 학생들을 위한 일종의 장학금인 셈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스펙 과열처럼 경쟁에 힘겨워한다. 마음이 아프다. 행복이라는 제목의 자작시인데, 들어봐라. ‘밥 먹을 때마다 행복하다면, 하루에 3번은 행복한 거다. 숨 쉴 때마다 행복하다면, 매순간 행복할 거다’ 나의 행복론이다. 3불(불신, 불안, 불만)을 편집하고 3사(감사, 찬사, 봉사)를 편성하라, 재미있게 살고 의미 있게 죽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