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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리스트] 한글을 통해 되돌아보는 것들

현지의 플레이리스트 장기하와 얼굴들 - ‘그 때 그 노래

 
장기하와 얼굴들은 모든 노랫말을 한글로만 쓰는 밴드야. 밴드의 보컬 장기하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글로만 가사를 쓰는 것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는데, 나는 장기하의 이런 의지와 노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해. 게다가 모든 노랫말을 한글로 적을 뿐만 아니라 더 효과적인 가사 전달을 위해 발음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써서 부른다고 하더라고. 그래서인지 나는 외국 노래나 다른 가수의 노래보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를 들을 때 노랫말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고 그 아름다움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장기하와 얼굴들의 대표곡으로는 싸구려 커피우리 지금 만나처럼 신나는 리듬의 노래가 많지만 가을 분위기와 어울리는 서정적이고 잔잔한 리듬의 노래들도 많이 있더라고. 그 중에서 그 때 그 노래는 시작부터 끝까지 독백을 하듯이 진행되는 곡이라서 마치 나한테 직접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져. 이런 점이 나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
이 노래의 가사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달랑 한 곡 들었을 뿐인데도 그 많고 많았던 밤들이 한꺼번에 생각나다니라는 부분이었어. 나는 이 부분을 들으면서 여러 감정이 뒤섞이는 기분이 들었어. 아마도 이건 나에게도 그 때 그 노래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길거리를 걷다가, 카페에 갔다가, 버스를 타고 있다가 우연히 듣게 된 옛날 노래가 그 당시의 기억뿐만 아니라 느낌, 공기까지도 되살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
사람들은 모두 자신은 잊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 거야. 그런 기억들이 떠오른다면 어떤 느낌일까? 사람마다 그 때가 다 다르고 노래마다 떠오르는 상황이나 기분이 다 다르지만, ‘지금이 돼서 다시 그 노래를 듣게 되면 그 때의 감정이 무엇이었든 간에 아련하면서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될 거야.
이현지 수습기자 gvguswl@gmail.com
 
 
훈의 플레이리스트 - ‘세종 - 용비어천가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이후에 한글이 잘 사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만든 시가야.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고(最古)의 한글 문헌으로 잘 알려져 있어.
나는 이 작품을 접하면서 어떻게 해야 왕권이 강화될지, 또 조선이라는 나라를 잘 살게 할지 고민하는 세종의 마음을 절실하게 느꼈어. 왕조국가인 조선에서 왕이 흔들리면 나라 전체가 위태해지지. 그래서 어떤 왕이라도 왕권이 강해지길 바랐을 거야. 이를 위해 세종은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에서 조선 개국의 위대함과 정당성을 노래하고 있지. 이 작품의 1장에는 육룡이 나르샤(날으셔) 일마다(하시는 일마다) 천복이시니라는 표현이 나와. 이 표현을 통해 세종은 자신의 선조들을 용으로 추대하면서 그 분들의 행적을 하늘의 명이라 말하고 있어. 이것은 곧 세종 자신의 뿌리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지. 이렇게 되면 당연히 왕의 위상도 저절로 높아지겠지?
민본주의를 따르는 조선에서 백성에게 안정을 주는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왕의 의무야. 어떻게 백성이 편안해질지 그 방법을 강구하려는 세종의 모습도 나타나 있어. 2장에선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뿌리 깊은 나무라는 표현을 통하여 나라가 번성하려면 기초가 튼튼해야 하고 국가의 근원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어. 이러한 얘기를 계속하다 보면 왕권은 강한 상태로 유지가 되고, 그렇게 되면 나라에 대한 백성들의 믿음과 사랑도 커져 가겠지.
요즘 20대들이 헬조선등의 표현으로, 우리나라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불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어. 같은 20대로서 마음이 참 아프고 안타까웠지. 하지만 나는 그럴수록 더 필요한 것이 나라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 믿음을 우리나라의 통치자들이 줬으면 해. 물론 세종처럼 책을 편찬해 반포하는 것이 지금은 해결책이 될 수 없겠지만, 나는 위정자들이 국민과 소통하면서 또 우리의 고민과 고충을 피부로 느낀다면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고훈 수습기자 nobelh@nate.com

이현지, 고훈  inha@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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