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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의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어릴 적 철이 없던 나는 방황과 일탈을 반복하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부모님의 기다림과 믿음에 보답하고자 처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대학생활은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항상 고등학교의 연장선에 있는 기분이 들었고, 체대 특유의 과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다. 당시에 나는 결국 군대를 도피처로 삼았다. 제대 후 열정을 갖고 무언가를 하고 싶던 와중, 찾은 곳이 학보사였다.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아 선택한 학보사였지만, 처음 학보사의 문을 열기까지 끊임없이 망설였다. 글을 써본지 4년이 지났고, 기자가 꿈이라는 확신이 없던 나에게는 주위 사람들의 기자하려면 학보사가 좋은 경험이다라는 조언들이 되려 걱정이라는 이름의 화살이 돼 돌아왔다. ‘내 시간만 허비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두려움. 그 두려움 속에서도 학보사의 문을 열게 된 건 훗날 그때 한번 해볼걸하는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난 학기 말에 학보사에 들어온 나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기획회의, 보도회의는 물론이고 매체혁신, 정세분석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낯설 뿐이었다. 기사를 어떻게 쓰고 또 신문에는 어떻게 실리는지 상상되지 않았다. 학보사 일정을 하나하나 소화해나갈 때마다 이런 것이구나라는 느낌과 함께 두 번째였으면 훨씬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항상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심정이었다. 함께하던 동기 한 명이 그만둔 뒤에는 알 수 없는 기분에 의욕을 잃기도 했다.

  그럭저럭 학보사 생활을 하고 있을 즈음, 나는 첫 취재를 하게 됐다. 학보사 내부에서 글만 쓰던 나에게 첫 현장취재는 신선했고,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평소 관심 있던 만큼 더욱 재밌게 취재를 할 수 있었고, 처음 학보사에 들어온 목적이 떠올랐다. 1년 전 한 선배의 수습의 변 중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표현을 체감했다. 그때서야 그 말이 와 닿았다. 고등학교 이후 처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볼 수 있었고, 그 순간만큼은 스스로가 만족스러웠다.

  솔직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흔들리고 있다. ‘나는 기자가 꿈이고 학보사 생활이 너무나 보람차다하면 그것은 거짓말이리라. 하지만 세상에 흔들리지 않으며 한결같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영원을 약속하던 연인이 이별하는 것, 함께하던 사람이 사라지는 것 등 수많은 일들을 보며 나는 그 사실을 배웠고, 때문에 쉽게 확신하지 않는다. 다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흔들리며 도전하기에 더욱 값어치 있다는 것두려움에 도전을 망설이는 사람들, 포기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모두에게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이문규 기자 ansrbcjswo@inhanews.com

 

이문규  ansrbcjswo@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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